2008-07-18 10:48

인터뷰/ 위동항운 김성수 사장

한중항로 카훼리업계 선두주자로서 ‘위기를 기회로’ 새도약 다짐
한중항로 카훼리시장 안정위해 시장개방 재검토 등 절실
“초고유가시대 적극 대응 경영 체질강화, 비용절감에 진력”


Q.국내 한중(韓中) 카훼리선사중 규모면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앞서가는 위동항운의 사장직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위동항운 사장으로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이 있으시다면?

A.“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위동항운이라는 유수 카훼리선사의 경영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지난 26년간의 공직생활과 6년간의 해운조합 이사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닌 바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한중 교류증진과 해운물류발전을 위해 모든 정열을 바칠 각오입니다.

취임후 2개월여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느낀 점은 위동항운이 현재의 초고유가사태와 인근항로들의 과당 경쟁상황에 부딪혀 창사 18년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한중 최고의 카훼리선사인 위동항운이 앞으로도 계속 선두자리를 지키며 지속 발전할 수 있느냐 하는 것 또한 숙제인 것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경영환경 여건하에서 위동의 경영을 맡게돼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직원들을 격려해가며 지금의 비상시국을 극복하는데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Q.지난 1990년 8월 한중합작으로 위동항운유한공사가 설립되고 9월에 첫배가 인천/위해간을 취항, 우리나라 해운사의 새 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위동항운이 그동안 한중 카훼리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는 업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장님의 어깨가 무거우시겠습니다. 위동의 업적을 소개하신다면?

A.“위동항운은 1990년 9월 15일 한중 최초 카훼리항로인 인천/위해 항로를 개설했으며 1993년 5월 22일에는 인천/청도간 카훼리항로를 추가 개설해 한중 카훼리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해왔습니다.

또 지난 2003년에는 인천/청도, 인천/위해간 컨테이너 정기항로 개설, 풀컨테이너 선사들과 공동운항하고 있으며, 작년 7월에는 평택/석도, 청도 항로 공동운항에도 참여함으로써 화주들의 다양한 서비스에 적극 부응하고 있습니다.

그간 운항실적을 살펴보면 여객수송부분에서는 해마다 약간의 기복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화물운송부분에서는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오면서 취항 이래 2008년 6월말까지 여객 2,577천명과 컨테이너 1,069천TEU를 수송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한·중 인적, 물적 교류의 황금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외 특이사항으로는 1998년 6월10일 ISO9002 및 ISM Code 인증을 통해 국제적 안전품질규격을 달성하는 외에도 1999년과 2004년 1,2단계 위동광역전산망을 구축함으로써,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대고객 서비스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4년 1월 27일에는 한중간 카훼리선 중 최대, 최고속 카훼리선박인 ‘New Golden Bridge V호’ (29,554 G/T)를 인천/청도 항로에 투입해 340마일의 긴 항해거리에도 불구하고 인천/위해항로와 비슷하도록 운항시간을 단축시켜 주3항차의 스케줄로 여객들의 편의 증진과 수송화물 당일 통관체제를 실현함으로써 한중 카훼리항로 전체의 서비스 향상을 선도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작년에는 여객 20만명, 컨테이너화물 13만TEU를 수송했고 올들어 상반기까지 여객 8만명, 컨테이너화물 6만2천TEU를 수송했습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3년 연속 인천항 최고선사에 뽑혀 인천항만공사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Q. 한중 카훼리업계도 이제 완전 개방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평택/청도, 평택/위해 항로가 개설 또는 추진되고 있어 위동항운으로서도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방시대의 대응전략은?

A.“한중 카훼리항로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결국 저희 위동이 운영하는 위해와 청도 지역만 유독 많은 경쟁항로들이 개설 허가돼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저희 위동항운이 가장 먼저 항로를 개설했고 사업도 잘 운영돼오고 있는 점을 감안, 비록 인근 경쟁항로이지만 평택/청도, 평택/위해, 군산/석도 카훼리 항로의 추가 개설을 정부에서도 허가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산동성 항로에 신규개설 몰려 경쟁 과열

하지만 한중 카훼리항로 중에서도 한국과 중국 산동성간 항로는 최근 개설된 군산/석도, 평택/청도를 포함하면 9개 항로이며, 조만간 추가 개설예정인 평택/위해까지 합치면 총 10개 항로가 됩니다.

한중 전체 카훼리 항로 18개 항로의 절반이 넘는 숫자이며, 선복 과잉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여객 승선율 44%, 화물소석률 47%선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아울러 경쟁선사들은 출현하는 순간부터 운임덤핑등 공격적 영업을 하기 때문에 협회를 중심으로 한 시장 안정화 노력은 무산되기 마련이며 실제로 최근 고유가를 감안한 BAF(유가할증료) 인상마저 실효성이 상실돼 버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지난 18년 무사고, 안전운항 경험을 축적해온 고급 선원인력과 한중간 최고급형 선박이자 최고속, 최대형 선박을 보유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지난 한중교류 시작부터 저희와 함께 고생하며 회사를 성장, 발전시켜온 화주, 물류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최고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 및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여객 및 화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인트라 네트(Intra-net) 구축에 따른 업무효율성을 제고시킴과 더불어 적기 안정적 수송체제 유지 및 신속통관 보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 최근 치솟는 고유가로 인해 특히 선박연료비가 많이 드는 국제 카훼리업계는 경영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3오일쇼크로 불릴 정도의 고유가시대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계신지요?

A.“요즘 고유가의 영향이 전세계 경제위기로까지 파급되고 있어 큰일입니다.
연료유로 쓰이는 CST180의 경우 올 상반기 평균 톤당 597달러로서 2007년 상반기 평균 374달러 대비 약 60% 상승했습니다.

저희 회사만 해도 6월말 현재로 연료비만 전년 동기 대비 415만달러가 늘어 고유가의 영향이 고스란히 경영상의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7월들어 톤당 850달러까지 급등하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수시로 유가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우선 유류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뭐니뭐니 해도 경제속도로 운항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회사 선박이 최고의 성능을 갖고 있다보니 이런저런 사유로 출항시간이 늦어지는 경우에 입항시간을 맞추기 위해 항해속력을 최고로 높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따른 연료 소모량 증가가 상당했었죠. 출항시간을 철저히 지켜 선박이 경제속도로 운항함으로써 연간 약 120~130만달러정도까지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불필요한 엔진 워밍업시간 단축, 선내 온수히터 적정온도 조정, 선내 전기설비 사용제한 등 유류절감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여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경제속도 운항으로 연간 130만달러 절약

직접적인 유류비 절감방안 외에도 사내 전 부서, 전 업무분야에서 원가절감대책을 마련, 시행중에 있습니다.

몇 개 업무는 아웃소싱을 통한 원가절감을 검토하고 있고, 빈 컨테이너(EMPTY CONTAINER) 포지셔닝 비용, 하역비와 같은 화물 직접비용과 청소용역을 포함한 각종 여객 직접비 등 운항원가는 물론, 인건비 등 관리비용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비용절감방안을 수립, 시행하고 있습니다.”

Q. 위동항운의 경우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새로운 사업의 구상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업 다각화 계획은?

A.“위동항운유한공사는 창립 이래 18년동안 인천/위해, 인천/청도간 카페리항로를 운영하면서 성공적인 한중합작을 통해 양국간 인적, 물적 교류의 확대는 물론, 기항지인 한국 경인지역과 중국 산동성의 경제발전 및 도시개발, 산업화를 촉진시켰으며, 인적 유대관계를 강화하여 양국 관계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발전과 협력업체와의 윈-윈(Win-Win)을 위해 가급적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자제하고, 한국/산동성간 항로를 중심으로 카훼리 및 풀컨테이너 사업부문에 특화된 서비스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현재 산동성 지역은 한중 카훼리 항로들이 집중돼 있어 과당 경쟁이 심하며 최근 신규경쟁선사들의 출현과 더불어 운임률도 하락추세에 있습니다.

지난해 산동성 지역 7개 카훼리항로의 여객승선율은 평균 44%였으며, 컨테이너 화물 소석률도 47%에 불과해 한
중 카훼리항로 전체 평균치(여객승선율 50.4%, 화물소석률 49.2%)에도 못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산동성 지역의 추가항로개설은 당분간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입니다.

또 2007년 배럴당 평균 91달러였던 두바이 유가가 금년 7월 현재 140달러를 기록, 2007년 전체 평균대비 약 54% 상승하는 등 연료비 부담이 급증하는 현상황에서는 추가 항로개설을 계획하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타사와의 경쟁관계가 크지 않은 지역에 대한 추가 항로 개설은 나름대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생력 배양 우선정책 선행돼야

Q. 끝으로 국토해양부 등 관계당국에 바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현 상황은 한중 카훼리업계나 정기 풀컨테이너선업계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입니다. 관계당국에 바라고 싶은 것은 시장을 거시적으로 보고 페어플레이 할 수 있도록 단계적 시장개방 및 자생력 배양 우선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규사업자들의 경우 눈앞의 상황에 급급, 운임덤핑과 같은 단편적인 대응으로 업계 전체가 공멸의 위기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관계당국의 행정지도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울러 과당 경쟁으로 인해 운임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유가 지속에도 불구하고 BAF(유가할증료)도 제대로 청구못하고 적자운항에 시달리는 선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주어야 합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한국/산동성간 카훼리항로의 경우 선복과잉의 영향과 항공노선 증편 및 저가항공기 등장, 선상 VISA 발급중단, 여객의 곡물휴대제한, 인민폐 절상 지속 및 화물증치세 환급률 하향조정등의 영향이 매우 심각해 여객 및 화물수요가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등 한중 카훼리 항로 개설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중 항로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중립적인 위치에서 시장질서를 감독하고 지원해 주시길 건의하는 바 입니다. 정책적으로 카훼리 항로에의 복수 취항허가를 자제해 주시길 바라며, 현재 밀집돼 있는 한국/산동성 항로에의 추가기항이나 대형선 교체와 같은 선복량 증대는 이미 운항적자에 시달리는 기존 업체들에게는 치명적 요소가 될 것임을 감안해 이 또한 항로운영정책에 참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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