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6 15:19

한일항로 / 물류파업 후유증 ‘물량 밀어내기’ 한창

한신항로 통합작업 8월께 매듭
한일항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밀린 물량을 밀어내기 하고 있는 가운데 운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일본 한신(고베·오사카) 지역 노선의 서비스 통합작업은 8월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화물연대 파업이 지난 19일 일주일 만에 끝을 맺었지만 선사들의 고충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밀려있던 화물들이 방출되기 시작하면서 선사들은 처리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묶여 있던 화물들이 부산항으로 운송되기 시작하면서 한일항로의 웬만한 선복들은 다음달 초까지 선적예약이 모두 끝난 상황이라고 선사들은 전하고 있다. 6~7월이 전통적으로 한일항로의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예약률은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부산항의 경우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은 파업 종료 후 빠른 정상화를 보이고 있다지만 일반부두는 하역된 컨테이너들의 정리가 쉽지 않아 장치율은 여전히 높은 편인 것으로 파악돼 물류차질은 다음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장금상선 관계자는 “파업 기간동안 2개 모선이 예약 취소가 50% 정도 났었다”며 “물류파업이 끝나면서 밀린
물량을 처리하는데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금상선은 그나마 물류파업 기간동안 CY업체 직원들이 CY에 작업된 화물을 터미널로 수송해 빈 배 출항은 면했다.

5월 물동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증가하면서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한신 등 주요항의 운임수준도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0~45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방항을 연결하는 항로의 경우 주요항보다 낮은 TEU당 300~350달러 가량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일본 서안이나 홋카이도 항로 등이 주요항과 비교해 운송거리가 긴 점을 감안할 때 유가 급등과 맞물려 지방항 운임이 좀더 인상돼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TEU당 15만원, FEU당 30만원으로 인상도 긴급유가할증료(EBS)도 원활히 적용하고 있다고 선사들은 전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과 맞물려 선복수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하주들이 큰 저항 없이 EBS 지불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현재 선적 상한제(Ceiling)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작년 물동량의 98% 수준을 가용선복으로 운영하고 있는 선사들은 다음달부터는 이를 95%로 낮출 계획이다.

한편 취항선사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선사들의 한신 항로 통합작업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선사들은 8월을 목표로 현재 3개 그룹으로 운영되고 있는 운영그룹을 2개 그룹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3개그룹은 ▲고려해운, 천경해운, 범주해운, 태영상선의 A그룹 ▲남성해운, STX팬오션, 장금상선의 B그룹 ▲흥아해운, C&라인, 동진상선, 동영해운 등의 C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A그룹은 한신지역에 3척의 배를, B와 C그룹은 각각 2척의 배를 띄우고 있다.

선사들은 B·C 그룹을 B그룹으로 통합하고 두 그룹에서 운영하던 총 4척의 배를 3척으로 줄여서 운항토록 할 계획. 이럴 경우 A그룹은 변동없이 B그룹에만 7곳의 선사들이 몰리게 된다. 선사들은 B그룹의 각 선사별 운영선복이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A그룹이 40~50TEU 가량의 선복을 임대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보완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장금상선과 C&라인은 한발 앞서 부산-세토나이가카이·시코쿠항로를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선사는 6월15일부터 132TEU급 코렉스 부산호(C&라인), 255TEU급 시노코 울산호(장금상선)로 운영되던 이 항로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236TEU급 시노코 마산호 1척만을 운영해오고 있다. 기항지는 부산-이요미시마-도쿠시마-이마바리-마쓰야마-부산-이요미시마-미즈시마-이와쿠니-히로시마-부산 순이다.

해당 선사 관계자는 “배 한척을 뺄 경우 약 20만달러(약 2억원)를 절약할 수 있을 정도로 운항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훼리 신항로 개설도 눈에 띈다. 팬스타라인닷컴을 총대리점으로 일본 히가시니혼페리가 부산-가나자와 항로를 지난 16일 개설했고 C&그룹의 C&크루즈가 지난 5일부터 부산-모지항로를 새롭게 열었다.

게다가 현대상선은 기존 부산항과 일본 주요항, 미국을 잇는 서비스에서 한일간 로컬화물 집화영업을 선언해 기존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상선은 한·일-미국서안 노선으로 5900TEU 5척이 운항하는 PNW와 3350TEU 9척의 APX를 운영중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일본지역에 공컨테이너가 부족해 장비 수급 차원에서 한일 로컬항로 집화영업을 하고 있으나 기존 선사들의 영업망이 워낙 탄탄해 원활치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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