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25 14:54

한일항로/ 선사들 운임회복 ‘웃음 활짝’

환율상승 등 올해 전망 밝아
새해 들어 한일항로 시황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말 선사들로부터 운임회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고, 물동량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함께 지난 몇년간 한일항로 선사들을 옥좼던 원·엔 환율도 상승일로를 거듭하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선사들은 1월 한일항로 물동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 수출항로에서 운임회복의 지표인 소석률(화물선적율)은 주요항로인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지역의 경우 85~90%대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약세 일변도였던 수출항로 물동량을 생각할 때 적잖은 회복세로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물동량이 상승기조를 보이는 데는 그동안 하락세를 보여왔던 원·엔 환율의 상승세를 꼽을 수 있다. 원화가 몇년간 강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세로 전환하면서 제조기업들의 대 일본 수출도 다시금 활기를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엔화 환율은 22일 현재 100엔당 895.4원을 기록하는 등 900원선을 넘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선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물동량 상한제(실링제)까지 실시하며 항로 운임회복에 힘을 보탰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 소속 12개 선사들은 2006년 수송실적의 93%를 선적물량의 한도로 정하고 그 이상 넘어가는 물량을 집화하는 선사에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선사 자율적으로 상한선을 넘어가는 물동량에 대해선 집화를 포기하고 있는 것.

이같은 호재들은 결국 운임회복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선사들은 TEU당 평균 100달러 가량의 운임상승효과를 봤다고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통화할증료(CAF)를 TEU당 84달러 도입한데 이어 TEU당 5만원, FEU당 8만원의 긴급유가할증료(EBS)도 예외없이 적용키로 해 운임회복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달 중순부터 30~50달러의 추가 운임회복에 들어간 선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한일항로 운임은 주요항로의 경우 TEU당 300달러선까지 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이와관련 “운임은 선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70~100달러 이상 회복됐다”며 “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올 한해 한일항로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선사들이 운임회복에서 승승장구하자 하주측의 반발도 눈에 띈다. 하주단체인 한국무역협회·하주협의회는 KNFC의 물동량 상한제 시행에 대해 해양수산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협의회는 진정서에서 해운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공동행위의 범위를 일탈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해운시장 공정거래 질서유지를 위해 이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하주협의회는 이들 선사들은 벌금 부과를 이유로 수출입 화물 선적을 기피하거나 하주들을 대상으로 운임계약 파기를 요구함에 따라 일부 하주업체는 화물을 제때에 싣지 못해 선적이 지연되거나 긴급 화물을 항공으로 대체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한근협 소속 선사들이 한일항로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사들이 담합을 통해 강제적으로 상한제를 시행하는 것은 선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행위”라며 “선사들의 할당에 의한 강제적인 공급 제한 행위는 선사들간 최소한의 경쟁마저 배제시켜 수요자인 하주들에게 일방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선사측은 “상한제 시행은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에 이미 신고를 마쳤고 선사 자체적으로 물동량 상한을 정해 집화경쟁을 자제하는 것이어서 공정거래 위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KNFC와 하주협의회측은 24일 이에 대해 모임을 갖고 양측의 입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서 하주협의회측은 “선사들의 일방적인 실링제 실시로 하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이를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고 KNFC는 선사들의 경영난을 이유로 들어 이번 운임회복을 위한 물동량 상한제 실시의 당위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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