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8 13:57

물류 선도 해운항만분야 행정조직 강화 필요하다

인수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예상대로 해양수산부를 폐지하고 농림부, 건교부에 그 기능을 통폐합하는 안이 확정된 것이다. 해운, 항만 물류분야는 국토해양부로 명칭이 바뀌는 건설교통부로 흡수 통합됨으로써 육, 해, 공 물류 전분야가 한 부처에서 관장하게 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해양수산부의 폐지로 인해 해운, 항만물류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관련 정책들이 여타 경제정책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를 업계에서는 심히 우려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내의 분위기는 3급이상 공무원의 경우 폐지후 보직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2년후 결국 공무원직을 떠나야하는 규정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해양부 조직은 농림부와 건교부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지만 해운물류국의 경우 과거 건교부 수송물류정책국과의 상호 파견 근무제가 시행된 적이 있어 해양부, 건교부 고위공무원간의 치열한 자리 확보경쟁이 예상된다.

해양수산부가 김영삼 정부시절 출범해 국민의 정부 태동시 폐지가 거의 확실시 됐으나 정치적 흥정(?)에 의해 되살아날 수 있었다는 후문이 해양부의 꼬리표처럼 따라 다녀 항상 개운치 않았다. 이러한 관계로 국민의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들은 자민련 의원들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고 여타부처보다 정치 의원출신의 장관이 많았던 것도 특색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가 본격 활동을 개시하면서 정부조직개편작업이 시작될 때 초기부터 해양수산부는 폐지쪽으로 일찌감치 선택된 부처였다는 점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가 참여정부하에서 득세했다는 것과 작년말 국내사상초유의 태안앞바다 기름유출사고는 해양부의 앞날에 부정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와 버렸다. 해양수산부의 폐지론이 불거지면서 부산, 인천, 광양, 여수 등 해운항만도시를 중심으로 반대집회 및 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바다를 낀 연고지를 둔 국회의원들도 해양부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임시국회에 정부조직개편안이 상정될 경우 이를 저지하겠다
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해양부의 존치여부는 이제 여야 국회의원들의 손에 넘어갔다. 대통합민주신당쪽에서 상당수의 의원이 반대서명을 했고 한나라당에서도 일부 의원이 반대쪽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해양부 존치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 4월 총선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으름장도 놓고 있어 임시국회에서의 해양부 명운이 어떻게 갈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운항만 물류산업의 중요성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대중성이 낮은 산업이다보니 정부나 정치인들이 관련 정책에 대해 소홀히 할 소지가 매우 크다. 해양수산부의 폐지로 인한 해운항만 물류산업의 위상이 낮아지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물류분야가 한부처에서 일괄적으로 다뤄진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본다.

하지만 해운항만시책이 해양수산부의 기능이었다는 자체로 홀대를 받을 시 정부의 정책 신뢰도나 올바른 정책방향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점을 꼭 짚고 넘어가려 한다. 해운항만 물류산업은 물류분야를 선도하는 산업임을 직시하고 새부처 체제의 물류시책에서 최우선순위의 중요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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