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꿈의 컨테이너선’이라고 불리는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건조하고 26일 오전 울산본사에서 명명식을 개최했다.
이 선박은 2005년 1월 중국 코스코(COSCO.중국원양해운)에서 수주한 것으로, 길이 334m, 폭 45m, 높이 27m 규모다. 길이 334m는 63빌딩(249m)보다 85m나 긴 것이며, 갑판의 넓이는 축구장 3개 크기와 맞먹는다.
또 이 회사에서 자체 제작한 9만3천360마력급 초대형엔진을 탑재해 컨테이너 1만개를 싣고 시속 25.8노트(약 48km)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지난해 덴마크 오덴세조선소에서 1만1천TEU급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바 있으나, 조선분야 세계 1위를 기록 중인 우리나라에서 1만TEU급 선박을 건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담당 홍성일 상무는 “이 선박은 속도와 저항력, 진동, 추진 효율 등 성능 면에서 기존 선박보다 훨씬 우수하기 때문에 사실상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와 고속화를 주도하는 세계 첫 선박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1만2천600TEU급 선박까지 개발을 완료했으며, 독일, 그리스, 이스라엘 등에서 1만~1만1400TEU급 컨테이너선 30여척을 수주했다.
600여척의 선대를 운영하는 중국 최대 선사 코스코도 이 선박을 포함해 총 6척의 컨테이너선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해 놓은 상태다.
컨테이너선은 해상의 날씨와 관계없이 화물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고 적은 인원으로도 신속하게 하역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1957년 미국에서 세계에 첫 선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1990년대 초 세계 최초로 포스트 파나막스(폭 32.2m 이상)급 컨테이너선을 인도했으며, 이후 5~8천TEU급 선박을 차례로 건조하며 세계 컨테이너 시장의 대형화를 이끌었다.
컨테이너선은 대형화될 수록 컨테이너 1개당 운송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화물량이 많은 선사들이 대형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규모를 대형화하면서도 25노트 이상의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엔진의 출력을 증강시키고 저항이 작은 선형을 개발했다. 또 추진 효율 향상, 저진동 프로펠러 개발, 파도 내구성 강화 등 최적화된 구조설계 기술을 개발해왔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1만TEU급 이상 30여척을 포함해 160여척의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을 보유하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중공업 최길선 사장과 선주인 코스코사의 장푸성 부사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으며, 장부사장 부인 왕웬잉 여사가 선박 이름을 '코스코 아시아(Cosco Asia)'호라고 이름지었다.
<이경희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