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1 17:37
지난해 미국의 전체 물류비가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10%대에 육박했다.
11일 미국의 공급망관리전문가협회(CSCMP)가 발간한 '연간국가물류보고서'(Annual State of Logistics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물류비 총액은 2005년(1조1830억달러) 대비 10.3% 늘어난 1조3050억달러(약1213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5%였던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증가세다. 또 물류비 비중은 실질 GDP(13조 2446억달러)의 9.9%를 차지하며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10%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미국의 물류비 비중은 포장 및 보관, 수송 분야의 발전으로 지난 1999년에 GDP 대비 10% 아래로 하락했다. 2000년 잠깐 10%대로 다시 복귀했던 물류비 비중은 2001년 9.5%로 떨어진데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2003년엔 8.6%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 재고비용 상승, 금리 상승등으로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2004년 8.8%, 2005년 9.5%로 상승했고 지난해엔 10%대의 문턱에 진입하게 됐다.
물류비중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운송비는 지난해 8090억달러를 기록, 2005년의 7390억달러와 비교해 9.4% 상승하며 물류비 상승을 주도했다. 이중 트럭수송비는 520억달러로 전년대비 8.8% 늘어났다.
증가율에선 재고유지비가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재고유지비용은 446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대비 13.5%나 뛰었다.이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로잘린 윌슨 컨설턴트는 금리 상승, 재고자산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금리는 전년대비 52% 오른 5%대로 상승해 이 수준이 현재도 계속 유지되고있다. 또 지난해 미국 전체 사업용 재고자산 평균가치는 1조9천억달러로, 전년대비 1090억달러 상승했다.
이에 대해 로잘린 윌슨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대형 소매업체들은 혼선을 막기 위해 자신들의 배송센터에 재고를 쌓아두기보다는 가능하면 공급자에게 이를 책임지우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년동안 재고비용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2년간은 소매업체보다는 도매업체쪽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성(DO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 재고는 2.8% 늘어났으나 도매거래에서의 재고는 9.5%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경향으로 인해 공급자들은 최근 들어 홈데포나 타겟 등의 소매기업들의 수요에 대비해 세분화된 재고를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때문에 이들은 한번에 많은 양을 보관하는 방식보다는 여러 지역에 많은 물류창고를 확보해 고객의 요구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월마트의 리믹스 전략을 통해 뚜렷이 알 수 있다. 리믹스 전략이란 고수요 및 저수요 품목으로 세분화해 배송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월마트는 심야시간에 대량의 제품을 수송하기 보다는 주문별로 미 전역에 재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월마트는 '더 작게, 더 자주'라는 슬로건으로 혼재수송업자를 통한 인바운드 물류관리를 함으로써 공급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물류비 절감을 위해 내륙 수운의 활성화를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노후화된 수운 인프라의 복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내륙수운은 바지선 1척이 58대의 화물트럭에 해당하는 화물양을 실어나를 수 있으나 비용은 트럭의 10분의1도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내륙 수로망 1만2천마일에 구축돼 있는 257개의 수문중 절반 가량이 기능정지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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