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화물 둔화는 선사에 부담…THC 예정대로 인상
한일항로의 2월 실적이 다소 예상을 뒤엎고 선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이 항로의 2월 실적(피더화물 제외)은 총 7만9247TEU로 전년동월(7만4628TEU) 대비 6.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출화물은 4만5271TEU로, 작년 같은달(4만2002TEU) 대비 7.8% 늘었고, 수입화물은 3만3976TEU로, 작년동월(3만2626TEU) 대비 4.1% 늘어났다. 이같은 실적은 당초 선사들이 2월에 급격한 물량감소를 토로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는데, 이는 1월 실적과 비교해 수출물량이 많이 줄어 선사들이 체감한 물동량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졌던 것으로 해석된다. 2월 실적은 1월 실적과 비교해서도 구정 및 짧은 조업일수에도 불구하고 2.4%(1895TEU↑)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수입물량이 17.6%(5084TEU↑) 증가한데 힘입은 것으로, 반면 수출물량은 1월과 비교해 6.6%(3189TEU↓) 감소했다.
한편 피더화물을 포함한 1~2월 누적실적은 21만3616TEU로, 작년동기대비 7.8% 늘어났다. 피더화물과 삼국간 환적화물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 기간 피더화물과 환적화물은 각각 5만7017TEU, 6만4477TEU로 전년동월대비 20.5%, 7.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로컬화물은 9만2122TEU를 기록, 전년동월(9만1002TEU)대비 1.2%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이중 수출화물은 5만155TEU로 0.5%, 수입화물은 4만1967TEU로 2.2% 각각 늘었다.
선사들은 이에 대해 1~2월 성장세가 로컬화물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란 점에서 이 항로의 운임시황에 큰 호재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영업담당자들은 수출화물의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선복은 늘어나 강한 운임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KNFC 회원사의 선복량은 남성해운과 장금상선의 선박대형화로 작년말 이후 월간 1600TEU 가량이 늘어났다. 반면 1~2월 로컬 수출물동량은 230TEU 늘어나는데 그쳤다. 원/엔 환율하락에도 수출화물이 감소세보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늘어난 선복량에 비해 미미한 증가율은 영업실무자들에 치열한 집화경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소석률 지표로 본 이 항로 시황은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선복량이 늘었다고 하나 평균 소석률은 74%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노선의 경우 77%를 나타내고 있고 이중 게이힌 지역은 86%를 넘어서고 있다. 수입노선의 경우도 평균 71%의 소석률에 게이힌 지역은 83%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선사관계자들은 “선사들이 물량집화에 경쟁하다보니 실제 시장상황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일항로 선사들은 다음달 1일 일본지역에서의 터미널조작료(THC) 인상을 예정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인상적용되는 THC는 20피트컨테이너(TEU)당 2만1천엔(4천엔↑), 40피트컨테이너(FEU)당 3만1천엔(6천엔↑)이다. KNFC는 이와관련 일본하주협회 및 일본항운협회(JHTA)와 THC 인상과 관련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THC 인상에 대해 선사들은 작년에 바닥운임으로 극심한 경영악화를 겪었던 만큼 채선성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중소형 선사들의 경우 고정하주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메이저 선사들이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KNFC는 THC 인상에 맞춰 이후 실시하는 운임회복에서 협조하지 않는 선사에 벌금이나 선복감축등의 제재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THC 인상폭은 달러로 계산하면 TEU당 30달러의 인상효과를 내게 된다”며 “선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나서줘야 이번 THC 인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변화 소식으로는 지난달 9일 머스크라인이 인천-광양-모지(일본)-상하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다음달 4일부터 한국과 일본 하카다를 잇는 아시아 역내 서비스인 FM3를 시작할 계획이다. FM3의 서비스 기항지는 광양-부산-하카다-홍콩-옌티엔-탄중펠레파스-나바셰바-포트카심-싱가포르-홍콩-광양 순이다.
이 서비스는 선복스왑 방식으로 현대상선도 참여한다. 중국선사인 SITC도 66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투입해 모지·하카다와 부산-중국을 잇는 SKU 서비스를 지난 20일부터 시작했다. SITC는 비록 수입노선이긴 하나 한일 로컬노선을 처음 개시하게 됐다. 또 팬스타페리가 4월부터 주3항차로 진행해오던 부산-오사카간 국제여객선 항로를 주7항차 매일운항으로 확대서비스할 예정이다.
<이경희 기자>
/인터뷰/
“THC 반드시 성공해야죠”
/장금상선 일본영업팀 손정환 팀장
손정환 팀장은 올해로 해운계에 입문한지 만9년이 됐다. 지난 2002년 10월부터 작년 8월까지 4년간 장금상선의 일본 현지법인인 시노코-세이혼(成本)에서 지사장으로 근무해 일본 해운시장 상황에도 밝다.
그는 앞으로 한일항로 운임이 올라갈 요인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외국선사들의 이 항로 진출 및 국적선사들의 서비스 확대 등으로 선복은 늘어나는 반면, 로컬 수출화물은 성장세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케이라인이 신강-다롄-부산-오사카-고베의 주1항차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머스크라인도 한일항로 서비스를 개설했거나 개설을 준비중. 따라서 다음달 일본지역에서 실시할 예정인 컨테이너조작료(THC) 인상은 선사엔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THC 인상은 반드시 돼야 한다. 컨테이너 조작에 드는 비용을 THC가 반영해야 하나 온도크나 오프도크 차지등을 커버하지 못한다. 일본은 항로별로 THC가 다른데, 한일간 THC가 올라도 가장 높은 항로인 중국항로 요금보다 낮다. 한일항로 역사를 생각할 때 THC는 올라도 예전에 올랐어야 했다.”
한일항로에서 인상 적용할 계획인 THC는 TEU당 2만1천엔, FEU당 3만1천엔. 현재 일중항로에서 적용되고 있는 THC 요율인 TEU당 2만4200엔, FEU당 수출 4만8300엔, 수입 4만2200엔보다 낮다. 컨테이너 조작에 들어가는 비용 및 노력은 똑같은데 화물량이 차이가 난다고 해서 항로 별로 THC가 달리 적용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손 팀장은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가 앞으로 한·중 해운시장 개방에 위기의식을 갖고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오는 2009년에 한·중 컨테이너 항로가 전면개방될 경우 중국 선사들이 일-중 서비스를 확대해 한·중·일 항로를 대거 개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선사들이 한일항로 노선을 서비스하면서 일본 로컬포트 60여개를 개발해왔다. 때문에 이제까지 부산항이 한일항로에서 허브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선사들이 싼 운임으로 한중일 서비스를 하게 될 경우 허브항 기능이 중국 항만으로 넘어가지 않으리라고 장담못한다.”
손팀장은 앞으로 장금상선은 로컬포트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규슈, 세토나이카이(일본 내해지역), 서안항만 개발을 통해 특화된 서비스로 수익성을 도모하겠다는 전략. 이와 함께 한중일 및 아시아 역내를 잇는 펜듈럼 서비스도 개설을 검토중이다.
“해운업이 국경없는 비즈니스라 하는데, 한국 선사가 대만서비스를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만으로 운송되는 화물이 상당한데, 한국 선사들이 대만항로에 참여할 경우 한·일·대만 노선을 서비스함으로써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대만항로는 민간해운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양국 해운사들의 항로 취항이 묶여 있는 상태. 손팀장은 국적선사들이 대만항로를 취항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팀장은 작년 운임회복과 관련해선 KNFC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작년엔 KNFC(한국근해수송협의회)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운임회복이 선사들과 하주들의 공조가 잘되면서 추가적인 운임인하를 막을 수 있었다. 롱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최근들어 운임하락이 감지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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