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05 18:42

선사들 “올 운임수준 높지 않다”

'94년수준과 비슷하거나 낮아'


올해 해상운임 인상을 둘러싸고 하주기업과 선사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선사측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현재 운임수준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5일 해운업계는 컨테이너선의 대표적인 운임지수인 호위 로빈슨(Howe Robinson·HR) 종합용선지수가 올해 1월 기준 1033포인트를 나타내 작년 평균인 1240포인트보다도 낮다고 주장했다.

HR지수는 지난 97년 1천포인트를 기준으로, 용선료 및 운임지수의 등락을 나타내는 것으로, 9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99년에 675포인트에서 한차례 바닥을 친 후 상승하다 2002년에 다시 하락, 577포인트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중국발 경제호황에 따른 시황 급등세로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 2004년 1537포인트를 거친 후 2005년에 1833포인트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HR지수는 2006년부터 선복공급과잉에 따라 하락세로 전환해 지난 1월엔 103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영국 해운전문지인 컨테이너라이제이션인터내셔널(CI)의 연감자료에 따르면 미주항로와 유럽항로의 수출(아시아→목적지) 운임은 2003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I 연감 각년호에 따르면 미주 수출항로 운임은 2003년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763달러, 2004년 1872달러, 2005년 1874달러로 지속적으로 상승한 이후 지난해엔 평균 1768달러선을 떨어져 1994년 수준(1732달러)에 머물렀다. 작년 4분기 수준은 1715달러였다.

수입운임은 작년 4분기 기준 839달러로, 94년의 수입운임인 1282달러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구주 수출항로의 경우 2006년말 기준 TEU당 1450달러선이었는데, 이는 1994년 수준인 1613달러보다 오히려 더 떨어진 상태다.

수입항로도 작년말 기준 806달러로, 94년도 운임 1117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A 관계자는 "해상운임이 시장법칙인 수요공급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작년엔 운임이 하락했었다"며 "무조건 올해 오른 운임을 가지고 하주들이 채산성 악화를 운운하는 것은 선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주들은 운임하락과 더불어 환율하락에 따라, 달러화결제로 이뤄지는 해상운임의 특성상 크게 이득을 본 반면, 선사들은 시황악화에 따른 수익감소를 고스란히 감수했었다"며 "선사들도 하주와의 상생을 생각안하는 바는 아니지만 악화된 경영실적 개선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하주기업 단체인 한국무역협회.하주협의회는 지난달말 올해 들어 주요 해운선사들이 수출화물의 대폭적인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어 무역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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