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28 14:13

항공사 한-중 하늘 쟁탈전 본격화

지난 7월 한국과 중국의 단계적 항공자유화 합의 이후 확대된 한-중 항공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양국 항공사들의 열띤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먼저 중국의 동방항공이 산둥성-인천 노선을 대폭 확충하고 일부 노선 왕복권 가격을 20만원까지 떨어뜨리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질세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앞다퉈 산둥성 노선 운항을 늘리고 인터넷 구입가에 한해 가격을 20만원대로 대폭 낮추는 등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고 있다.

특히 금주중 건설교통부가 항공회담 결과 두배 가량 증대된 중국 노선을 배분할 예정이어서, 건교부의 발표를 앞두고 양대 항공사의 신경전도 가열될 조짐이다.

◇ 중국 '덤핑' 공세.. 한국 "오래는 못 갈 것" = 중국의 동방항공이 먼저 저가 공세로 포문을 열었다.

중국 동방항공은 30만-40만원선이었던 산둥성 칭다오-인천 왕복 항공권을 최근 20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동방항공은 이 외에도 옌타이-인천, 닝보-인천 노선은 24만원, 싼야-인천 노선은 26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이는 확대된 한-중 항공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조건을 내세운 것인데, 동방항공의 이 같은 저가 공세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양 항공사는 인터넷 예약 고객에 한해 제한적으로 20만원대 할인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전면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대신 동방항공이 저가 전략을 오래 끌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제 풀에 지쳐' 가격을 다시 인상할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요금은 경쟁이 가열되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동방항공이 이와 같은 저가 요금 체계를 오래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바로 무분별한 가격경쟁으로 맞서기 보다는 가격 세분화 등을 통해 적정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기내 서비스와 안전운항 등 면에서 차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노선 경쟁 본격화 = 한편 매번 항공노선 배분 때마다 갈등을 빚어온 양 항공사는 중국 노선 배분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격전을 치를 태세다.

중국 노선은 수익성이 높은 단거리 국제노선인데다 미래 성장 가능성도 풍부하고, 운항 횟수도 기존 33개 노선 주 204회에서 43개 노선 주 401회로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한중 항공회담 결과 아시아나는 인천-옌타이, 인천-광저우, 부산-베이징 노선에서, 대한항공은 부산-상하이, 인천-지난 노선에서 단독 운항의 기득권을 잃게 돼 이들 노선의 분배에 양 항공사는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취항하고 있던 노선의 배분은 2004년 중국 노선 배분시 기준을 적용해 선 취항 횟수의 절반까지는 대한항공이 우선적으로 배분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중인 인천-선양 노선은 증편이 이뤄지지 않는 등 항공협정이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미 항공자유화가 실시된 산둥성 노선에는 양사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25일부터 인천-옌타이 노선과 인천-다롄 노선에 매일 1편씩 신규 항공편을 개설하는 한편 전세기로 운항해 온 인천-웨이하이 노선은 정기편으로 전환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19개인 중국 내 취항 도시를 올해 안에 22개, 2008년 26개로 늘리고 2010년에는 40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인천-광저우, 인천-웨이하이, 부산-선양 노선을 각각 증편하고 인천-다롄 노선에 하루 1회씩 전세기 운항을 시작하는 한편, 중국 홈페이지를 개설해 중국 관련 항공편 및 여행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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