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13 10:08

“선사·터미널 업체 멕시코로 간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이민 규제법 등으로 멕시코 출신 근로자들의 고민이 더욱 커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형 정기 선사나 글로벌 터미널 운영업체(GTO)들이 점차적으로 멕시코 에 대한 기항과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착 아메리칸 쉬퍼(American Shipper) 6월호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 항만과 연결된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는 5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같은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는 선박 척수도 멕시코-아시아, 멕시코-유럽, 멕시코-남미, 멕시코-캐리비안 항로 등에 걸쳐 모두 250척을 넘고 있다.

이 같은 수치에는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사이의 직항 서비스에 종사하는 선박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실제로 멕시코에 드나드는 선박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멕시코의 잠재적인 거대 시장을 겨냥하는 한편, 2004년 세계 물류 시장을 강타한 미국 서부 항만 등의 적체를 완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주요 글로벌 터미널 운영업체들을 중심으로 멕시코 항만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30년 역사상 처음 오는 10월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리는 미주 지역 터미널 운영업체 총회(TOC)를 계기로 멕시코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멕시코 서부 항만 개발에 관심 증폭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화물이 멕시코 항만을 통해 미국 내륙 지역으로

운송되는 빈도가 늘어날 경우 미국 수출입 물동량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미 서부 항만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실제로 멕시코는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서부 항만인 나자로 카데나스와 만자리로 항만 등을 포함한 주요 터미널의 시설능력을 확충, 자국 화물 및 국제 환적 화물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이와 함께 미국과의 복합운송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철도회사인 캔사스시티 서던 레일웨이와 유니온 퍼시픽의 철도 노선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캔사스 시티는 6월 19일부터 허치슨 포트 홀딩스가 운영하는 나자로 카데나스 항만과 미국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망을 연결, 본격적으로 복합화물 운송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항만 개발과 관련, SSA 머린의 경우 2003년에 1억 2,300만 달러를 투입, 멕시코 4개 항만에 대한 운영권을 확보한 바 있으며, 중국계 글로벌 터미널 운영업체인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는 3억 3,500만 달러를 투입, 나자로 카데나스 항만을 개발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 있는 3곳의 멕시코 항만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입지, 향후 LA/LB 항만의 대체 항만으로 개발 가능성이 큰 푼타 콜로넷(Punta Colonet) 지역에 대한 개발 방안도 머린 터미널(MTC)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멕시코는 또한 미국 국경에서 220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캘리포니아 만의 과이마스(Guaymas) 지역에 컨테이너 항만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 늘어도 올해 안에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선사는 멕시코-미국 연계서비스 제공

멕시코 서부 항만의 개발이 주로 미국 항만의 적체 물동량을 유치하기 위한 것인데 비해 선사들이 이 지역에 대한 기항 서비스를 늘리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내재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부 선사의 경우 잠재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거대한 멕시코 시장을 겨냥한 반면, 일부 선사는 항만 적체가 예상되고 있는 LA/LB 항만을 피해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시장에 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선사들은 미국 걸프 항만과 중남미 등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확충하면서 멕시코 항만에 기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멕시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선사의 기항 횟수도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 4월 세계 5위 선사인 함부르크 슈드는 멕시코 자체 대리점을 개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선사는 브라질에 설립한 자회사인 알리안카(Alianca)와 베라크르즈, 알타미라, 만자리노 등 멕시코 항만을 공동운항하고 있는데, 지난 2년 동안 컨테이너 물동량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같은 4월 일본 선사 K- Line과 MOL은 중국 칭다오와 남미 서안을 잇는 직항 서비스 (뉴 안데스 서비스)를 개설했는데, 이 서비스에 투입되는 선박이 유일하게 기항하는 항만은 멕시코의 만자리로 터미널이다.

이와 함께 프랑스 선사 CMA CGM은 6월에 차이나 쉬핑과 에버그린의 자회사인 하츠마린(Hatsu Marine)과 공동으로 2,800 TEU 급 컨테이너 선박 5척을 투입, 북유럽 항만과 미국 찰스톤, 멕시코 베라크루즈, 말타미라 항만을 연결하는 주간 대서양 횡단 서비스에 나설 계획으로 있다.

이와 같이 멕시코를 향한 선사와 GTO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선사가 운송하는 화물을 미국으로 인도하는데 필요한 내륙 물류 기지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부동산 회사인 AMP 자산 관리 주식회사가 멕시코의 아치온(Accion)사와 합작으로 7,500만 달러를 투입, 멕시코와 과달라야라 지역에 150만 평방피트 규모의 물류 센터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이와 같이 멕시코 항만에 대한 투자 늘어나고, 선사 기항이 증가하면서 물류 서비스의 품질은 크게 제고되고 있으나 선사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운임 하락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태평양 횡단 서비스의 경우 미 서안은 소석율이 90%대 중반에 이르고, 파마나 항로를 경유하는 미 동안 서비스도 소석율이 거의 100%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TEU당 평균 운임은 두 자리 수 정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나 쉬핑의 경우 지난 5월 초 올 1분기의 TEU당 평균운임이 651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월 차이나 쉬핑이 CMA CGM 등과 함께 멕시코를 경유하는 아시아 - 남미 서안 서비스를 개설할 당시 전문가들은 선박 과잉으로 이 지역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해 TEU당 1,100 달러 수준에서 850 달러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 같이 이 지역 해상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선사와 운임 협정들이 성수기 운임 할증료를 부과하거나 유가 할증료 등을 부과할 계획으로 있어 하락하는 운임을 어느 정도 회복할지도 주요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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