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03 17:31

최영후 고려해운 대표이사 신년사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다시 한 해가 밝았습니다.

금년에도 댁내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작년 한해는, 국제적으로 분쟁이 지속되었고 대형 재해가 많았던 한편, 한국 사회는 장기 불황의 그늘 속에서 정치적 혼란이 거듭되면서, 경제도 양극화된 형태를 보여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해운 시황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들 중 특히 용선료, 유가, 환율 등이 유래 없이 변동이 큰 한 해였지만, 우리 임직원들은 지혜롭게 목표된 사업 실적을 달성하였으며, 꾸준히 항로를 개편하고 인도와 중동에까지 직항선을 투입하였고, 국내외 여러 부문에서 보다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을 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였습니다.

한편, 작년 말 해운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컨테이너선 운항 선복량 선사별 순위에서 우리 회사의 순위가 35위 안쪽으로 다소 상향 되었습니다만, 그것은 우리의 자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용선료 부담으로 인한 30위 대 선사들 중 일부의 운항 선복량 축소에 의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작년 초 이미 우려의 말씀을 드린 바와 같이, 실적은 비교적 좋았던 반면에 성장세가 둔화되어 우리의 수송량과 매출이 소위 박스 권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문제는, 이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된 양극화가 컨테이너 정기선 세계에도 예외 없이 대두 되었고, 심화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종 리포트를 보아도, 8,000teu 급의 신조 대형선박들이 금년과 내년에 가장 많이 시장에 진입할 것이며, 더욱이 15,000teu급 선박을 건조 중인 선사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장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를 볼 때, 역내에 신규 항로 개설, 공동운항의 재편 등이 보다 빈번히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는 대형선사와 중소형 선사가 각각 간선과 지선항로를 운항하였으나, 앞으로 2~3년 내에 대형 선사들이 역내 지선을 커버하는 운항 망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어, 아시아 시장의 구조는 물론 우리도 많은 변화를 강요 받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볼 때 금년과 내년이 우리에게는 위와 기가 동시에 오는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현재 우리는 황천 하에 매우 거친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과 같습니다. 황천에 방향을 잃고 떠있는 배는 일개 부유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SUPER LINER KMTC 완성이라는 목적지가 있고, 설정된 ETA가 있으며, 힘차게 항해 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습니다. 작년까지 이루어낸 흑자 경영 연속 21년에 도취해 교만해지거나, 구호나 외쳐서는 결코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듯이, 기존 틀에 안주하거나, 시스템을 약화시키면서 혼자 생존하려 하거나, 나를 위해서 내 조직과 남의 조직까지 희생시키려 하는 것은 정말 경계 하여야 합니다. 오히려 흑자는 반복 되지 않는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상황을 바라보는 자세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변동기에는 새로움을 향해 몸부림을 치며 스스로 한 꺼풀을 벗어내면서 생기는 아픔도 있겠지만 오히려 세파에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금년은 싱가폴 주변 지역까지 운항 선대를 투입하여 동남아와 서남아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는 당시 홍콩, 남중국 지역의 운항 영역에서 남들이 무모하다고 할 정도의 확장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의 도전, 열정, 역량을 집중한 사업 추진 등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모아 다시 한번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금년에는, 단순히 사업계획 달성이 목표가 아니라 과감히 우리의 벽을 돌파하여야겠습니다.

신년사를 마치기 전에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SUPER LINER KMTC를 만들기 위해서, 원칙과 소신, 엄격한 룰과 시스템이 움직이는 조직 외에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인간주의 네트워킹으로의 발전이라고 저는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국가나 사회나 기업에서 얻는 교훈은 결국은 같습니다.

  예로부터 맹장 밑에 나약한 병졸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원래 병졸은 겁쟁이가 아닌데 분위기와 조직이 문제가 되어 나약해진다는 뜻입니다.

평소, 여러분들이 열정과 용기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더 큰 기를 불어 넣어 주어야 하는데 저는 이점에서 아직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내부 역량을 집약할 수 있는 개선된 업무 조직 구축과 젊은 열정을 쏟아 부어 뛸 수 있는 더 넓은 영역의 무대를 만들고,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 복지, 후생 등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임직원들은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금년에도 힘차게 전진합시다.

다시 한 번 댁내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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