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2 15:44

양산항 개장, 낙관론 우세속 '파격적 인센티브' 우려(종합)

해양부, 21일 상하이 양산터미널 개발관련 설명회


11월말 1단계 5개 선석 개장을 앞둔 양산항이 우리 항만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내항의 지속적인 개발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해양부 9층 대회의실에서 ‘상하이 양산터미널 개발에 따른 우리나라 항만의 대응방안'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이 설명회는 지난 14~15일 양일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해양부, 부산·인천항만공사, 컨테이너부두공단 및 선주협회 관계등이 참석해 양산항 개장에 따른 영향분석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개최됐다.

이날 설명회는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장두찬 선주협회회장, 이국동 항만물류협회 회장, 안영근 한국근해수송협의회 회장, 추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 정이기 컨테이너부두공단 사장,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 최원종 한국허치슨터미널 사장 등 업·단체 관계자들과 해양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설명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KMI의 최재선 국제물류팀장에 따르면 양산항의 시설부족, 태풍·안개 등 기후 문제 등 자체문제, 우리항만의 환적화물 특성 등으로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부산항 등 국내항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책지원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최 팀장은 양산항 개장이 국내항만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산항 개장, 위협요인인 동시에 기회요인

▲위협요인 = 중국항만의 급성장이 지적됐다. 중국항만은 연간 20%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상하이 등 8대 항만이 세계 20위권에 진입해 있다. 또 양산터미널 개장, 톈징·닝보항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또 인센티브를 통해 양산터미널 중심의 중국 환적체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이로써 양산터미널 중심으로 화동지역 항만을 통합할 계획. 중국항만은 동북아 물류의 블랙홀로 성장하고 있다.

양산항의 환적비용 인하내용을 살펴보면, 환적화물 50%의 비용할인이 제공되고, 국제환적은 추가 30~40%할인이 제공될 예정이다. 반면, 외고교 터미널은 하역비 20% 인상하는데 이는 양산항 활성화에 집중한다는 포석이다.

상하이 환적비용, 양산항 터미널 개장으로 TEU당 800위안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대만등 주변국의 도전으로 중국 환적화물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수퍼 중추항만 계획 추진으로 중국 환적화물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만도 아시아 환적센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역시 비용인하를 통한 화물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항만 비용 15% 인하를 통해 주강 삼각주 화물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항만의 위협요인으로는 국내 항만의 내부 문제도 지적됐다. 첫 번째로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된다는 것. 또 환적화물 유치경쟁이 심화되고 외국인 투자도 미흡해 항만 및 배후단지에 외국인투자 유치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또 원양 서비스가 중국 중심항만 중심으로 개편되고 피더망 확대 제약, 환적서비스 체계의 문제도 거론됐다.


▲기회요인 = 작년도 드류리(Drewry)사에서 발표한 4대 지역의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 및 성장률을 보면, 동북아 지역이 34.1%로 EU 19.5%, 동남아 14.7%, 나프타 11.3% 보다 월등히 앞서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북아 경제권이 세계 최대의 물류시장으로 부상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시장으로 발돋음했으며 항만에서는 다중 중심항 체계로의 전환이 예상돼 항만간 경쟁 강화가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화북지역의 항만능력 부족이 우리 항만의 기회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중국측의 시설과 서비스 부족으로 우리 항만의 환적수요가 증가된다는 것. 효과적인 환적화물 유치전략 추진시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활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시설·서비스 부족 우리에게 기회요인

또 해상운송체계의 변화로 새로운 환적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2009년 세계 총 선복량의 15.7%를 차지하게 되는 초대형선을 이용한 서비스가 확대돼 새로운 환적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양산항의 영향에 대한 평가에서 상하이항은 양산터미널 개발에도 불구하고 시설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설확보율은 케이스별로 40.1%~59.3% 수준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수출입 화물 처리에 집중할 것. 이러한 이유로 북중국 환적화물 유치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또 화물특성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전망됐다. 최 팀장은 “우리 항만의 환적화물 중 유럽항로 화물은 7%에 불과하고 현재도 유럽항로 환적화물은 대부분 중국 및 홍콩항에서 처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화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한편 북미항로 환적화물은 부산항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팀장은 우리 항만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항만의 대형화·고도화를 촉진해 초대형선 서비스 유치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며, 항만 배후단지 조기건설·활성화, 동북아 공동물류센터 건설을 통해 항만 배후단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항·광양항의 일부 선석을 공공 피더부두화해 피더 전용부두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24시간내 환적 시템을 개발하고 양산항 수준의 환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혁신적 환적 지원시스템을 강화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혁신적 환적 지원시스템 강화해야

이 외에도 피더망 확대, 초대형선 서비스 유치, 부산·광양항 환적시스템 연계강화,고부가가치 항만배후단지 개발촉진, 물류외교력 강화, 효과적인 마케팅 추진 등이 우리항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설명회가 진행 후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을 좌장으로 해 토론이 진행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국동 항만물류협회 회장은 “양산항에서 시행예정인 50% 인센티브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양산항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 북항의 경우 인센트브 확대가 필요하며 사용료 인상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가 중요한 기간으로 인센티브 확대문제는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치슨터미널의 최원종 사장은 “부산 북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운영사로서 양산항이 부산항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현재로서는 쉽게 가늠하지 못하겠다.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전체 화물 중 환적화물은 연 480만TEU정도 되며, 이중 중국항을 기항하는 화물은 130만TEU가 된다. 실질적으로 기존 부산을 거쳐 유럽을 향하는 화물의 경우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물량 또한 전체 환적화물량 중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양산항 문제 보다 북항 터미널 운영사로서 신항개장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그는 “신항과 북항이 균형 발전을 해야한다”며 북항보다 신항에 치우치는 관심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신항이 개장함으로써 기존 북항에서 처리하는 물량을 두고 양항이 경쟁체제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태영상선 박영한 사장은 “부산, 인천, 광양항 등 국내 항만을 중심으로 피더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선사협의체 차원에서 모델을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주협회 장두찬 회장은 “개장하는 양산항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물량을 싹쓸이 할 수 있다 건 있을 수 없다. 이미 중국은 물류중심으로 부상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양산항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말해 낙관론을 제시했다.

장 회장은 “우리의 물량 문제가 단순히 항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와도 연결이 돼 있다”며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이것은 나라 전체가 고민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산항은 내륙간 수송문제, 태풍, 안개 등 기후문제, 인프라부족, 중국정부의 비효율적 항만운영 등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항만간의의 과당 경쟁체제를 우려하고 불필요한 경쟁보다는 협조체계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무공급체제 상용화 전환을 통한 항만 경쟁력 강화, 부산항 피더선석 환경 개선 등을 주장했으며 중국과의 가격경쟁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한편 가격대신 서비스 개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항만공사 추준석 사장은 “상해항무집단과 정부의 상해신항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개장 뒤 6개월 정도가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지켜보며 대응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현재 부산항의 상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작년 컨물량 증가율은 18%인 반면 금년은 둔화해 4% 증가에 그친 것. 이는 부산항의 수출입화물둔화가 그 이유로 나타났다.

그는 또 부산신항 개장이 새로운 환적화물을 창출해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지, 북항과의 제살 깎아먹기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항의 경우 물류단지 조성을 서둘러야 하며 신항에 조성되는 터미널 사업에 선사도 참여시켜 화물을 유도해야 한다”며 부산항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 “볼륨인센티브 확대 힘들다”

추 사장은 선사들의 인센트브 확대 시행 요청에 대해 “BPA는 내년부터 차입경영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볼륨인센티브 확대 시행은 BPA만으로 힘들다”며 “항만공사의 공공적 성격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양산항이 개장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을 본다. 부산, 광양항은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만에서 발생하는 하역료는 크게 문제되지 않고 서비스, 즉 체항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역피더 발생을 우려했다. 중국이 항만경쟁력을 갖추고 앞으로 대량의 모선이 직기항하게 되면 국내 물량이 인천, 부산항을 통해 중국으로의 역피더가 발생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이기 컨테이너부두공단 사장은 “지나친 낙관도 경계도 좋지 않다”며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지는 몰라도 앞으로 중국 물량 및 시설 상황에 대해서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균 해운물류국장은 “2002년 상해항은 2개선석, 2003년 6개선석 등을 추가했지만, 부산항의 환적화물은 늘었다”며 “이러한 경험을 고려한다면 양산항 5개 선석이 개장된다고 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미주향 화물은 부산항이 시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구주향은 상당히 영향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항에서 환적하는 구주향화물은 전체 환적화물에 7%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영향이 적을 전망이라고 대비를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고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산신항 개장에 관련해서 그는 “부산항에는 이미 대형선사들이 대부분 기항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선사 기항은 힘들 것 같다”며 “앞으로 신항과 북항 사이의 조절이 관건이며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손실을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은 마지막으로 “인센티브 문제의 경우 현장에서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인센티브의 경우 확대 시행하려면 빠른 시일내에 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양산항과) 잘 비교한 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경쟁에서 일단 이겨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오 장관은 이어 “정부가 앞장서서 대형 선사를 유치할 의향이 있고 현재 물류외교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양산항은 다음달 1일 첫배가 들어와 본격 개장을 하게 된다.

개장 첫날엔 노라시아(AME서비스), 뉴월드얼라이언스(CEX서비스), 양밍라인(AES서비스)의 선박이 기항하게 된다.

개장식은 11월 말로 예정돼 있으나 아직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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