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09 17:32
업계 내 경쟁 격화와 유가 급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항공사들이 파산을 면하려는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미 항공업계 3위인 델타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사 보유기종중 보잉767-200 11대를 ABX에 1억9천만달러에 매각했다. 이와 함께 델타항공은 거점인 신시내티 공항에서 직항노선을 26% 줄이고 내년도 7천명 감원 계획과 별도로 올해 1천명의 인력을 추가 감축한다고 밝혔다.
노스웨스트항공은 지난달 20일부터 1억7천600만 달러 임금 삭감안을 놓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자사 항공기정비사조합(AMFA)과 8일부터 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이날 최후 통첩이라며 발표했다.
대체 노동자들과 간부들을 투입해 운항해 온 노스웨스트는 오는 13일부터는 대체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노조에 경고했다. 이 경우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노사 간 협상이 타결돼도 일자리에 복귀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자구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델타항공의 이날 주가는 주당 1.12달러로 변화가 없던 반면 노스웨스트항공의 주가는 주당 22센트 떨어진 3.37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 이달 중순 파산보호 신청설이 나돌고 있는 델타항공은 11개월 전에도 조종사들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급여와 복지혜택 삭감에 동의하면서 가까스로 파산보호 신청을 유예한 바 있다.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델타항공은 지난달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회사인 애틀랜틱 사우스이스트항공을 현금 4억2천500만달러에 스카이웨스트에 매각했으며 이미 파산보호 신청에 대비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델타항공은 내년 말까지 5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노스웨스트항공도 노조측으로부터 최소 11억 달러 상당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경고, 노사협상석상에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이미 2억6천500만 달러의 임금 삭감에 동의한 이 회사 조종사들로부터 지난 주 추가로 3억2천200만달러의 급여와 복지 삭감 용의를 얻어내기도 했다.
한편 이미 2002년12월 파산보호 신청을 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은 7일 시카고 파산법원에 오랫동안 끌어온 구조조정안을 마침내 제출했다.
이 구조조정안에서 UA는 내년 2월1일까지 25억 달러의 채무를 일괄 청산해 법정관리를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유가를 배럴당 평균 50달러로 상정했을 때의 안으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UA는 미항공운송안정화위원회(ATSB)에 3차례나 연방채무보증을 요청했으나 지난해 6월 최종 거부당한 바 있다.
UA의 채권단은 당초 3조6천억달러의 채무상환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채무액을 450억 달러로 줄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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