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24 11:04

원유 수송, 터키해협으로 우회토록

터키해협 선박 통항량 증가


최근들어 흑해 연안을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의 경제발전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이 곳으로 통하는 주요 운송로의 하나인 터키해협의 선박량도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부분적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 수출이 크게 늘어난데도 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유럽의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유일한 선박 운항로인 터키해협은 크게 다르다넬리스해협과 마르마라해와 보스포러스해협으로 이루어져있다.

19세기 당시 흑해지역은 유럽과 러시아제국 사이에 밀을 수출입 하던 주요 운송루트였으나 오늘날에는 코카서스 남쪽 지역과 카스피해지역에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대량으로 개발되면서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이같은 수송과정에서 터키해협이 동서양과 지중해 및 흑해를 잇는 핵심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쉬핑 이코노미스트가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터키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한 대형 선박은 지난 2000년 6686척에서 2004년에 9581척으로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컨테이너선은 물론 유조선과 벌크선 등의 통항량이 모두 늘어났지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유조선이 2000년의 2782척에서 4208척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지역의 원유 수송선박의 통항량이 늘어난 것은 흑해와 카스피해지역의 원유 수출과 직접 관련돼 있다.

지난 1990년초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흑해국가의 경우 페르시아만지역의 300억 배럴보다 훨씬 많은 최고 200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고 카스피해 지역에도 170억배럴에서 330억배럴의 원유가 묻혀 있는 것으로 미국 에너지부가 확인한 바 있다.

또 이 지역 원유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에도 아직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대량의 석유가 부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러시아의 경우 2002년에 세계 원유 생산량의 11%에 해당하는 2억5800만톤의 석유를 생산했으나 2003년에는 이를 4억 2100만톤으로 증산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억5800만톤까지 확대했다.

특히 러시아와 카스피해에서 생산된 원유의 상당부분은 흑해와 터키해협의 해상물동량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데, 지리적으로 흑해는 자체 수송 수요 뿐만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원유를 수출하는데 있어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생산된 원유의 대부분은 남쪽지역에 있는 노보로시스크와 오데사, 숩사, 바투미 등과 같은 항만을 통해 수송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2010년까지 이 지역에서는 모두 2억1100만톤까지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 가운데 1억5400만톤은 흑해와 해협을 통해 시장으로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이 대량의 원유를 수송하는 길목인 터키해협이 안전하고 보안이 확보된 해상수송로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지 여부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1945년이후 지금까지 500여건이 넘은 선박사고가 일어난 사례가 있고 특히 9·11테러이후 보안문제가 국제거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이슬람국가인 터키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이같은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터키의 경우 2004년에 수백만달러를 투입해 최적의 해상관제시스템을 도입하고 선박안전에 관한 기존법령을 개정하는 등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지난해 카날칼레 해협에서 좌초된 선박에서 신고되지 않은 폭발물 19톤이 발견되고 인근지역이라 할 수 있는 예멘에서 림버그호가 테러공격을 받는 등 다수의 해상테러가 일어남에 따라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또 이같은 요인 이외에도 터키해협의 경우 선박 통항량이 이미 거의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와 함께 물살이 세고 기상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자연적으로 불리한 여건 그리고 터키정부가 이 지역을 이용한 유조선 통항을 달가워하지 않는 점 등이 유류수송에 따른 장애요인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해협을 우회하는 대아능로 대두된 원유 수송용 파이프라인은 기존의 송유관을 확장하는 방안과 새로운 관을 매설하는 방안 등 두가지 대안이 있다.

이같은 대안 가운데 조만간 빚을 발하게 되는 대안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터키의 지중해 항만인 세이한까지 무려 1700km에 달하는 송유관 건설사업이는 것이다.

금년말에 완전 가동에 들어가는 이 송유관 사업이 완공되는 경우 연간 5천만톤이상의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총 연장 193km·연간 5천~6천만톤의 원유수송능력을 갖게되는 트랜스트라시아 라인도 검토되고 있는데, 이 송유관은 흑해지역에 있는 어촌인 키이코이에서 에게해의 사로즈 만까지 연결되낟. 이 지역의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직면, 공사 착공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터키의 흑해항만인 삼순에서 역시 세이한까지 연결하는 송유관 공사 등 다수의 공사가 계획돼 있으나 일부는 환경단체의 반대, 일부는 파이프라인이 통과하는 국가의 반대등으로 구체적으로 어느 노선이 확정돼 터키해협이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해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KMI측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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