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23 14:23
스위스 항공이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에 합병됨으로써 74년 역사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루프트한자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두 항공사 이사회가 총 3억1천만 유로(미화 4억900만 달러) 규모의 합병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13일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양사 이사회와 스위스 항공 대주주들의 승인을 기다려왔다.
루프트한자는 스위스 항공의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4천500만 유로에 사들이기로 했으며 스위스 항공의 대주주들에게는 향후 루프트한자의 주가가 오를 경우, 최고 2억6천500만 유로에 달하는 옵션을 부여키로 했다.
스위스 항공은 루프트한자 그룹 산하의 자회사로 전락했지만 현재의 브랜드와 경영진, 항공기, 승무원 등은 현행대로 유지하게 된다.루프트한자측은 스위스 항공의 비용 절감에 노력하는 것을 조건으로 2대의 장거리 여객기를 제공키로 했다.
스위스 항공은 지난 1931년 출범해 한때 유럽 7위 항공사였던 스위스에어의 후신. 2001년 스위스 정부로부터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고 새출발을 도모했으나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외국 항공사에 흡수되는 신세가 됐다.
이번 합병은 지난해 에어 프랑스가 KLM을 인수한 이후 유럽 항공사간의 합병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것. 루프트한자로서는 스위스 항공을 인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국제항공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루프트한자가 스위스 항공을 인수한 주된 목적은 이 항공사가 갖고 있는 대륙간 운항권을 확보해 에어 프랑스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더욱 다지는데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루프트한자와 스위스 항공은 이미 지난 2년간 다양한 수준에서 협력 혹은 합병을 위한 비공식 협상을 가져왔고 특히 지난해 5월 루프트한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증자를 단행한 것도 양사의 합병설을 크게 부추긴 바 있다.
당초 올가을에나 성사될 것으로 관측됐던 합병이 조기에 마무리된 것은 덩치 불리기에 고심하고 있던 루프트한자로서는 좋은 먹잇감인 스위스 항공 인수를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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