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20 10:18

부산 감천항 보안 허점 많아.. 중국인 선원 잇따라 잠적

최근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원양어선의 중국인 선원들이 잇따라 잠적하면서 감천항의 보안에 허점이 드러났다.

감천항은 벌크화물과 수산물 등을 실은 러시아와 대만, 동남아 어선들의 잦은 출입으로 밀수 등 범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의심돼 왔다.

이 때문에 관련기관에서 사각지대에 폐쇄회로TV(CCTV)를 추가로 설치하고 보안울타리를 보강하고 있다.

그러나 부두의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부두의 보안시설과 선원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도 없어 선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부두밖으로 무단이탈하거나 밀수품을 빼돌릴 수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부두관리공사 직원 40여명(공익근무요원 포함)이 감천항의 동편과 서편부두에서 경비를 서고 있으며 야간에는 10여명이 6~7㎞에 이르는 부두를 순찰하고 있다.

부두에 설치된 50여대의 CCTV도 현재 대부분 작동을 하지 않거나 교체중에 있다.

실제로 부두관리공사에서 운영중인 13대의 CCTV 가운데 운영되는 것은 4대뿐이며 이것도 모두 동편부두에만 설치돼 서편부두에는 CCTV가 없는 상태다.

부산세관도 지난 10월부터 최신형 CCTV 41대를 설치하면서 기존에 설치된 25대의 CCTV의 가동을 중단했다.

공사가 완료되는 12월 말까지는 CCTV를 통해 감천항을 감시하지 못한다.

높이가 낮아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보안울타리도 올 여름 태풍으로 인해 곳곳이 넘어지거나 파손됐으나 늑장공사로 인해 외국선원들의 무단이탈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17일 오전 2시 5분께 감천항 1부두에서 접안한 대만선적 꽁치봉수망어선 첸유69호(793t)에서 중국인 선원 6명이 태풍때 넘어진 부두울타리를 넘어 달아나는 것을 청원경찰이 발견, 2명은 붙잡았으나 나머지 4명을 그대로 도주했다.

19일 오전 1시 10분께 같은 부두에서 잠적한 중국인 2명도 보안울타리를 넘어 무단이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두관리공사 관계자는 "야간에 근무하는 10여명의 인력으로 부두 전체의 보안을 지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각지대를 커버하기 위해선 인력과 장비의 보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항만시설 보안 및 경비 상태 등을 TV 모니터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상황실이 곧 설치될 예정이며 CCTV와 보안울타리의 보강작업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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