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09 09:27

국제유가 나흘째 최고가..WTI 53달러 돌파

수급불안 '장기화' 조짐..두바이유는 하락
국내 석유제품가격 4주만에 상승세로 반전


국제유가가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를 중심으로 나흘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폭등세를 이어갔다.

이에반해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소폭 하락, WTI와 두바이유 두 유종간 가격차가 15달러 이상 벌어졌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일 현지에서 거래된 WTI 가격은 원유 수급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전날보다 0.79달러 오른 배럴당 53.36달러로 현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WTI 현물가는 '10일 이동평균가격'이 50.76달러를, '20일 이동평균가격' 은 48.40달러에 달했으며, 지난달 평균(45.91달러)보다 16%, 작년 평균(31.11달러)과 비교해서는 무려 71.5%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49.44달러로 전날보다 0.67달러 상승, 사상 처음으로 49달러대를 넘어서며 WTI에 이어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했다.

선물가격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는데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11월물과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가 각각 0.64달러, 0.81달러 오른 53.31달러, 49.7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WTI와 브렌트유 선물가는 모두 지난 83년과 88년 각 거래소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다.

그러나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0.29달러 떨어진 배럴당 37.69달러를 기록, 통상 3-5달러 정도이던 WTI와의 가격차가 무려 15.67달러까지 확대됐다.

석유공사측은 "이날 국제유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허리케인 아이반 여파에 따른 미국 멕시코만 일대의 원유생산 차질이 장기화되고 나이지리아와 노르웨이 석유노동자 파업 등이 계속되면서 수급불안이 가중된 것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유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의 상승요인이 다음주까지 지속돼 당분간 유가는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WTI 가격상승은 원유가 상승 자체보다도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중국 등의 소비부진을 유발, 수출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의장은 "현재 유가 상승은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산계획이 없다"며 "유가는 내년초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 두바이유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한편 유가가 지난 8월 중순 이후 한달여만에 다시 급등세를 보이면서 하락하던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국 556개 주유소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지난주 무연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3.34원 오른 ℓ당 1천382.10원을 기록, 지난 8월 마지막주 이후 4주만에 상승했다.

경유 역시 ℓ당 961.28원에서 지난주 967.14원으로 4주만에 가격이 올랐으며 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는 각각 801.37원, 816.27원으로 모두 올들어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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