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16 10:25
<사설>부산항만공사 출범, 국내 港灣史 새전기됐으면
부산항만공사의 출범은 우리나라 항만개발과 운영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항만에 밀려 성장세가 주춤한 부산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부산항이 동북아 허브항의 자리를 선점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만공사 출범에 즈음한 해운항만업계의 기대감은 부담스러울 정도다. 동북아를 뛰어넘는 세계화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부산항의 발전에 부산항만공사가 제 역할을 다해 주길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물류업계에 중국의 급부상은 동북아 허브항 경쟁에 불을 붙였고, 이에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국이 되기 위해선 항만개발과 운영에 있어 새롭고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따라서 지난 99년 3월 국무회의에서 정부운영 및 기능조정방안에 따라 부산항 및 인천항의 관리운영기능을 항만공사화 하기로 결정하면서 부산항만공사 설립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 이후 도입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관계부처간 이견조절, 국회법안 통과 과정에서 진통도 많아지만 항만공사제 도입의 대세는 막지 못해 드디어 지난 1월 16일 부산항만공사가 해운항만업계의 지대한 관심속에 역사적인 출범을 하게 됐다. 항만공사제의 도입은 정부관리체제의 한계와 국제물류환경의 급변, 그리고 외국 주요항만의 항만관리체제 개선등에 적극 대응키 위한 정책적 단안이었다. 중앙정부에 의한 항만관리체제는 항만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소수항만의 집중투자에 유리한 면이 있으나 관리운영의 경직성과 기업정신의 결여로 급변하는 국제물류환경과 수요자 성향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항만효율성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물류환경이 중심항만 선점을 위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수요자지향 항만이 요구되고 있으며 서비스 제고 및 운영효율화를 위해 지난 90년이후 정부관리체제에서 항만공사 또는 민간기업으로 전환하는 추세인 것만은 사실이다. 실례로 호주 시드니와 맬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항이 지자체에서 공사제로, 말레이시아 포트클랑과 페낭이 중앙정부에서 공사로, 싱가포르가 정부에서 상업적 기업으로 그리고 우리의 최대경쟁항인 상해항이 관리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리해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공사체제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항만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구축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중심항만을 위한 관리체제 변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항만관리체제를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항만공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화급성과 당위성은 우리나라에 항만공사제 도입을 가능케 했다.
부산항만공사의 출범은 이같은 상황을 수용해 부산항을 하루속히 경쟁력있는 항만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옥상옥이라는 비난도 받을 수 있고 해양수산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업무가 중복되거나 방만한 조직의 비효율적 운영이라는 우려를 낳게 할 수도 있어 부산항만공사의 향배가 주목된다. 부산항만공사 운영의 성공은 순조로운 인천항만공사 설립으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항만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돼, 출범초기 부담보다는 격려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만공사의 가장 큰 과제는 조속히 부산항의 경쟁력를 제고시키는 것이고 더나아가 시야를 넓혀 부산항이 동북아의 중심이 아닌 태평양시대의 주역으로 우뚝설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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