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5 19:13
프레스티지호 사고 이후 단일선체 퇴출 따라
프레스티지호 사고 이후 단일선체 유조선에 대한 세계적인 규제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일본선사들의 대형 유조선 신조 발주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말 기준으로 일본 해운업계의 신조발주잔량은 23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척에 비해 40%가량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15척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시장에 투입될 예정으로 있는 등 일본해운업계는 유조선 준공 붐을 맞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유조선 신조 붐을 주도하는 업체는 대형 선사들로 유조선 운항선대가 각각 30척에 이르는 NYK와 MOL이 각각 7척과 8척씩을 발주했으며, 이외에 K-LINE, 신일본석유탱커, 三光汽船 등이 2척, 出光汽船, 日井汽船이 각 1척씩을 발주한 상태다. 이중 MOL은 지난 5월 6척을 한꺼번에 새로 건조하기로 결정했고, NYK도 그룹계열사와 공동투자로 작년부터 금년까지 모두 7척을 발주했다.
이처럼 이중선체 유조선의 발주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작년 11월 스페인 연안에서 발생한 8만톤급 중형 유조선인 프레스티지호 침몰사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는데, 이 사고로 EU가 단일선체(single hull)유조선의 운항규제를 시작했고, 국제해사기구(IMO)도 안전운항에 관한 국제협약 개정작업을 12월에 종료할 예정이다. 특히 IMO는 프레스티지호 사고를 계기로 지금까지 주류를 이뤘던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을 오는 2010년부터 2015년을 목표로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런 해운환경에 따라 일본 해운기업들은 사전에 유류 해상오염 방지에 효과적인 이중선체(double hull)유조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것이 최근의 유조선발주 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단일선체 유조선의 시장가격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속히 기존 단일선체 유조선을 매각하는 한편, 이중선체 신조선으로 대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의 VLCC(30만DWT급) 선가는 척당 6,800만달러로 해운회사의 투자대상 선박 중 가장 큰 선종의 하나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선가는 약 1억 6,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기 때문.
한편 현재 중동~일본간 VLCC 시황은 WS 65포인트 전후로 선사들의 운항코스트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일본해운기업들이 중동~일본간 운항하고 있는 VLCC선박은 약 90척 정도로 이 가운데 단일선체 유조선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철환 박사는 “앞으로 유조선 시황은 수요 측면에서 볼 때 예년에 비해 서늘했던 극동지역의 하절기 비수기가 끝나가고 있고, 주요 소비국의 정유소 정기수리가 일단락됨에 따라 석유회사들의 재고량은 점차 감소하고 있어 향후 물동량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공급측면에서 볼 때 현재 발주되고 있는 대형유조선들이 금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여 이들에 의해 대체된 단일선체 유조선이 현물시장(sport market)에서 자유로이 용선될 경우 유조선 시장의 공급과잉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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