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7 09:19

자유무역협정 (FTA), ‘失’보다 ‘得’이 많다

업계와 학계 인사 등 150여명 참석, FTA정책토론회 뜨거운 열기 반영

FTA정책 종합토론회가 지난 8월 1일, 삼성동에 소재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이번 종합 토론회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업계와 학계 인사 등 150명 가량이 참석해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배순훈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위원장, 안충영 KIEP 원장 등이 참석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리경제가 FTA를 추진하여야 하는 당위성과 우리의 대응방안, 국내 산업구조와 FTA, 그리고 우리기업이 취해야 할 대응방식, 그리고 FTA 정책 현안 등 유용한 현안들이 KIEP 안충영 원장의 사회로 비중있게 논의됐다.

FTA, 피해서만 될 일이 아니다!

개회사에서 배 위원장은 FTA의 요건으로 정부의 FTA와 기업의 그것이 서로간에 다른 의미로 이해되므로 그에 따른 준비작업이 요망되고, 한편 FTA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안보 등에 또한 영향을 주기도 하므로 어떠한 형태로든 연결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무조건적인 회피보다는 국민들에 대한 충분한 홍보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등을 FTA 체결의 중요 선결요건으로 강조했다. 이는 한국과 상대국간의 FTA 협약 체결시 다른 견해에 대한 조율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뒤를 이은 KOTRA 채훈 본부장 역시 우리나라도 전 세계의 대세인 FTA 체결에 따르지 않는다면 고립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덧붙여 채본부장은 몽골이 있기는 하지만 경제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실질적으로 FTA를 회피하는 유일한 국가이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FTA를 체결하지 않을 경우 우리 수출에는 타격이 클 것이라며 정부의 FTA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관련해 채 본부장은 발표말미에 멕시코의 자동차 수출 및 정부발주 대형건설 프로젝트, EU 섬유제품 수출, 말레이시아 H형강 수출 등에서 실제로 한국기업들이 수출 및 입찰 등에서 겪고 있는 지금까지 입수된 차별과 불이익 사례들을 소개했다.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정책과 홍보

뒤를 이은 정인교 대외경제정책 연구원 FTA 연구팀장은 우리나라 FTA 추진대상국 선정 및 추진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정 팀장은 발표에서 지역주의의 전 세계 확산으로 FTA 미체결국가의 수출여건이 악화되었고 유럽 및 미주지역의 경제통합이 EU의 FTA 확대추진과 2005년까지의 미국의 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추진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EAI(The Enterprise for ASEAN Initiative)를 통해 ASEAN과의 FTA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 동안 지역경제통합 운동을 외면했던 동북아도 FTA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FTA의 세계적인 추이라고 소개하고, 참여정부는 첫째, FTA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 달성을 위한 “개방형 대외통상전략”으로 볼 수 있고, 둘째 FTA를 통해서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셋째 참여정부의 국정 Agenda의 중요 목표인 동북아 경제중심 실현과 연계돼 있고, 넷째 다수의 FTA체결로 개방국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대외신임도를 제고할 수도 있다는 것을 FTA 체결의 이유로 꼽았다. 특히나 둘째의 FTA를 통해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멕시코와 칠레 등의 국가에서 입증되어진 바 있는 사례다. 이어 정 팀장은 FTA 대상국 선정기준과 우리나라의 FTA추진 현황 및 주요 대상국과의 FTA 평가를 내렸는데,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통상환경 개선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고, 양국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증대시킬 수 있으며, 멕시코의 경우 북미시장 진출의 교두보이자 수출시장으로서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FTA추진 필요성이 업계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고 내부 타당성 검토결과 경제적 실익이 예상된다고 말하며, 이 두 시장의 경우를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정 팀장은 적극적 FTA정책과 FTA이행 특별법, FTA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 등을 역설했다.
그 다음으로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발표가 있었다. 그는 그간 낙후되어 있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요즘 FTA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세계경제 전체의 지역화 추세에 대한 대응을 꼽으며, 과거의 동아시아 경제의 주역은 일본이었으나 현재는 아세안 5개국 중에서 일본보다 중국이 더 커졌으므로 동아시아 각국이 중국의 경제파급효과를 면밀히 검토하며 스스로를 중국경제에 적용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뒤이어 박 연구위원은 주요국의 FTA전략을 설명하며 일본의 아세안과의 개별적 FTA체결과 양자간의 동반자협정 체결을 위한 이중 트랙의 FTA논의, 중국의 상품무역에서의 일부분의 조기개방, ASEAN 4개국에 대한 유연성 부여, 한·중·일 3개국의 FTA 연구라는 주룽지 총리의 의견, ASEAN의 현재의 수동적 상황을 설명하며 이득이 될 점과 실례로 적극적인 싱가폴의 상황을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동북아와 동남아를 연결하는 FTA의 가장 중심은 ASEAN+3을 하나의 경제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이고,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는 동아시아 역내의 거래비용을 줄이고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통합의 효과는 요소의 상대가격차가 큰 국가들 간에 이루어질수록 크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들이 통합할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며, 참여국가에 따라 후생증대효과는 크게 달라지며 한·중·일 3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경우 아세안과 미국에는 부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설명하며 중국-ASEAN, 미-ASEAN FTA는 우리의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 효과를 미치게 될 것이므로, 어떻든 우리 경제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하며, FTA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 동아시아의 지역주의에 대해서도 우리의 대외경쟁력의 유지, ASEAN과 우리나라의 FTA의 체결, 동북아(한중일) FTA의 추진, 중장기적으로 ASEAN+3의 동아시아 경제지대의 실현 등의 방안을 가질 수 있는 우리의 동아시아 지역주의에 대한 대외경쟁력의 유지 등 주장을 끝으로 발표를 종결했다.

무조건적인 반대는 하지 않는다!

오찬 후 2세션에서는 이정환 농촌문제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FTA의 국내산업적인 측면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처음으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연구위원의 “우리나라 FTA정책과 농업문제”에 관한 발표로 시작했다. 그는 한·칠레 FTA에서의 과수 농가에의 피해, 한·일 FTA에서의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으나 농·축산물 등에의 수출증가, 멕시코에의 농산물 무역수지 적자의 75% 증가 예상, 중국에의 무역수지 적자폭의 증가가 있을 반면, 태국에는 큰 피해를 받지는 않을 점 등을 설명하며, 이는 결정적인 영향은 아니고 실질적인 영향은 대상국가의 농업부문 국제경쟁력보다는 실제 협상 타결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농업계도 우리의 경제현실과 개방화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충분히 인식했다고 보지만 개방화로 인한 피해산업에 속하는 당사자 입장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한 농업의 비전, 불충분한 보상대책 등이 FTA체결에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보며, 농업계도 손익에 대한 냉정한 판단으로 반대하는 것이지 실제로 한·중·일 FTA, 한·일 FTA 등에는 긍정적인 농민의 반응을 일례로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양함을 설명했다. FTA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직접적인 피해보상 대책의 필요성 제시, 농업부문의 구조조정 지원에 관한 역설, 대외협상 우선이 아닌 우선적인 내부협상의 전제 등을 역설하며 최 연구위원은 어느 방면을 육성하고 어느 방면을 축소시켜야 될 것인가는 시장기능에 맡기고, 농업부문 구조조정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의 구조조정과 피해보상 비용의 최소화를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발표를 마쳤다.
이어진 산업연구원 유관영 연구위원은 “국내 산업구조 전환과 FTA정책”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우리나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산업화 방식을 보면 도입, 성장기에 또는 성숙, 쇠퇴기에 유치산업 보호와 쇠퇴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각각의 이유로 꼽으며 자유화, 시장개방은 도입기에 있는 산업과 쇠퇴기에 있는 산업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경쟁력 있는 산업은 환영, 경쟁력 없는 산업은 반대의지를 표명할 것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또 유 위원은 이번 발표에서 WTO의 다자간 자유화/시장개방이 전면적인 것이라면 FTA는 특정 국가/지역간의 자유화/시장개방이라는 점에서 부분성과 특정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과 무역전환효과는 세계적으로도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저해하고 역외국의 후생은 물론, 역내국의 후생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의 문제의 소지와 함께 경제적 득실의 문제와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의 문제 등을 지적하고 FTA는 경제공동체이기보다는 산업공동체를 지향해야 하고, 특정산업이나 분야 또는 기능을 대상으로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요소를 완화·해소해 나가는 동시에 산업 내 무역을 확대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산업기술협력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발표를 맺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철저한 준비를

뒤이어 한국무역협회 정재화 FTA연구팀장의 발표가 있었다. 정 팀장은 서두에서 세계시장의 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이야기해 주며 이는 시장 확대, 경쟁의 심화, 국제조달의 확대 등 기업경영환경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우리 기업은 FTA에 관하여 찬성과 반대가 극히 대립하고 있고 특히 반대의 이유는 농산물 개방과 공산품 시장 잠식을 그 이유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 전반에 걸쳐서 중국과 미국이 가장 선호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정 팀장은 한-싱가폴과 한-일 FTA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FTA에 대해서 우리는 해당제품의 관세인하 스케줄 파악과 관세철폐에 따른 현지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로 이를 수출확대 기회로 삼을 것과 철저한 사전준비를 요망한다는 코멘트와 함께 중국에의 생산기술보다는 한국에의 생산기술이전을 선호하는 일본의 희망적인 분위기를 전하며 발표의 끝을 장식했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피해의 최소화를 기대

뒤이은 발표는 잠시의 Coffee Break이후에 FTA정책 현안에 관하여 한덕수 산업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발표는 농림부 김선오 농산물 유통국장의 “한-칠레 FTA 지원대책 및 특별법 제정”에 관한 발표였다. 이 발표에서 김 국장은 한-칠레 FTA협상결과에 대해서 과수, 특히 시설포도에 대한 피해를 전망하는 것을 중심으로 보고했고, 뒤이어서 농림부의 과수 개별 경영체 경쟁력 강화, 생산자조직의 지원, 경영안정 및 폐업 지원 등의 지원정책과 FTA 피해 농업인 등의 경쟁력 제고 및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근거 마련, 지원대책 추진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특별기금의 설치 및 운용, FTA 관련 지원대책을 점검하고 심의하기 위한 FTA이행지원 위원회의 설치 등의 FTA 지원특별법의 개요와 농어촌특별세 관련법과 농어업인 부채경감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개정, 그리고 (가칭)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 등 농어업인 지원 특별법의 제·개정의 연계 추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FTA Road Map

마지막 발표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최병일 교수의 “한일 FTA협상 :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한 발표였다. 최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1998년 10월 처음 논의된 한-일 FTA 가 계속 논의를 서울과 동경, 후쿠오카를 오가며 진행한 결과 한-일 양국은 한-일 FTA에 관해 서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아직 정부간의 협상개시는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하고 기존의 시각을 정태적인 분석과 동태적인 분석으로 나누어 실행했다.
우선 정태적 분석에서 관세장벽 제거의 효과와 비관세 장벽 제거의 효과에 대한 분석을 위해 CGE(Computable General Equilibrium)모델을 이용한 결과 대일본 관세장벽이 없어질 경우에 실질 GDP의 감소와 한국의 대일무역 적자폭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주면서 한편 동태적으로 한-일 FTA체결시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 투명성 등의 요소 개선으로 추가 외자 유입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교수는 외교통상부 안호영 국장 등의 의견을 인용해서 국내경제 생산성의 제고를 한-일 FTA의 가장 큰 이유로 들면서, 미국과 중국의 반발 등도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른 시각으로 기업에 관한 상황들과 조·중·동과 한겨레의 FTA에 관한 반대 입장 등을 설명하며 한-일 FTA의 체결은 경제적 효과만을 강조할 시에 지극히 위험하고, 농업을 제외한 주요 제조업 분야는 단기적으로는 위협적인 효과가 될 것으로 분류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한·일 양국의 경쟁력 제고와 경쟁기반 강화를 위한 시장제도의 개선을 유도해야 하며, 동시에 FTA협상에서 각종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경제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야만 한다는 의견으로 발표를 마쳤다.

토론회의 순기능을 기대하며

당 토론회는 FTA의 국가적, 기업적 차원에서의 효과 및 유의점 등을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농업 등에 대한 대책, 국민에 대한 홍보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세부 사항까지의 광범위한 사항을 정부, 기업, 학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이었다.
또한 여간해서 기존의 학자들이 다루지 않던 부정적인 효과들까지 언급함으로써 보다 냉정하게 FTA를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로 보인다. 이번 토론회가 우리나라 FTA의 방안수립과 대처에 큰 지표 및 참고사항이 되어 우리경제의 든든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며 행사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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