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2 18:04
수출선적.수입원자재 반출도 차질
주말고비 `물류대란' 본격화 조짐
(부산.의왕.광양=연합뉴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거부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수출선적과 수입원자재 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내륙 시멘트 수송이 거의 중단되는 등 물류차질이 확산되고 있다.
화물연대 일부 조합원들은 특히 운행중인 비조합원들에게 파업참여를 강요하는 등 암묵적인 운송방해에 나서고 있어 불법행동 엄단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정부당국과의 정면 충돌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군 인력.수송장비 동원과 철도열차 증강 등 비상대책을 마련했으나 파업사태가 주말을 넘길 경우 본격적인 `제2 물류대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22일 부산해양수산청과 운송사, 부두운영사들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전면파업에 들어간 이후 만 하루동안 부산항 각 부두의 컨테이너 반 출입량은 20피트 기준 1만5천150개로 평소의 66.3%로 줄었다.
그러나 22일 오전부터는 파업돌입 이전에 운행에 나섰던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차량이 모두 운행을 중단한데다 창원터널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등지에서 비조합원 차량에 대한 운행방해 행위가 나타나면서 수송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신선대부두와 자성대부두 등 대부분의 컨테이너 부두에서 반출입량이 평소의 50%선으로 줄었고 오후에는 20~3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운영사들은 예측하고 있다.
운송회사들은 자체차량과 용차를 풀가동하면서 긴급한 수출화물과 부산항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 수송에 나서고 있고 수입화물 수송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이처럼 컨테이너 수송 차질이 확산되면서 제 때 부두에 도착하지 못해 선적이 안되는 수출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으며, 사태는 이번 주말부터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신선대 부두에 접안한 OOCL상하이호는 90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23일 오전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400개가 도착하지 못해 500개만 싣기로 했다.
이 부두에는 23일에도 3척이 접안해 1천500개의 컨테이너를 실어야 하지만 상당수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여서 수출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 지역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조합원들도 이틀째 시멘트 운송을 전면 거부, 육상운송이 중단되면서 시멘트 물류 대란에 따른 건설 중단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천과 단양에 소재한 4개 시멘트 공장은 생산량의 30-50%를 BCT 운송에 의존해 왔으나 21일 하루에만 1만여t의 시멘트를 수송하지 못했으며, 시멘트 운송이 3일 이상 중단될 경우 각종 건설공사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전망이다.
수도권 수출입 화물 종합물류센터인 경기도 의왕시 이동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에도 물류대란이 이틀째 이어져 기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화물연대 경인지부와 컨테이너 위수탁지부 경인ICD지회 소속 노조원 4천여명은 집행부의 지침에 따라 이틀째 차량운행을 전면 중단한 채 개인별로 휴무에 들어갔다.
경인ICD에 따르면 오전 9시 현재 컨테이너 수송량은 모두 653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이중 화물트럭에 의한 수송량은 191TEU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철도 운송량이다.
경인ICD 관계자는 "시급한 수출화물은 철도로 수송할 방침이나 수도권 소재 각 공장에서 의왕기지까지 컨테이너를 수송할 차량이 운행을 중단함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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