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美 철강세이프가드 WTO협정 위반"

11월께 최종판정 나올듯


(서울=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는 미국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외교통상부가 11일 밝혔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WTO는 이날 회원국들에게 공개한 분쟁패널 최종보고서에서 "미국은 세이프가드 조치의 선결요건인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을 입증하지 못했고 판재류, 석도강판 등 철강 수입이 감소하고 있었는 데도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배경을 밝혔다.
또 수입 증가와 자국산업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을 세이프가드 조사대상에 포함하고도 조치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비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WTO는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WTO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8개 제소국의 핵심 제소사유를 대부분 인정해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가 관련 협정에 위배된다며 협정에 합치시킬 것을 권고했다"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95년 WTO 출범 이후 단독 또는 공동으로 제소한 7건의 분쟁에서 모두 승소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번 판정에 불복해 상소할 경우 상소기구에 회부돼 2-3개월 뒤 최종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최종결정이 나오면 미국은 해당 조치를 판정에 맞게 변경하거나 철회해야 한다.
미국은 오는 8월말께 상소할 것으로 보여 WTO의 최종판정은 11월께 내려질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이날 공개된 분쟁패널 최종보고서는 지난 5월초 당사국들에 배포된 뒤 지금까지 대외비로 유지돼왔다.
미 정부는 작년 3월 판재류 등 14개 수입철강 제품에 대해 향후 3년간 8-30%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내용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표했으며, 이에 대응해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일본 등 8개국은 미국을 WTO에 공동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