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25 10:54
(제네바 AFP=연합뉴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빈사상태에 빠졌던 항공업계가 사스와 관련된 세계보건기구(WH0)의 여행자제 권고조치가 중국 베이징(北京)을 마지막으로 모두 해제되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사스는 항공업계에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 이상의 타격을 안겼기 때문이다.
24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객 수는 사스가 최고조에 달하던 지난 4월 전세계적으로 전달보다 18.5% 감소했고, 특히 사스가 강타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44.8%나 줄었다.
윌리엄 가이라드 IATA 대변인은 "지난 4개월간 동아시아 지역에서 항공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사스로 항공업계가 입은 피해는 9.11 테러사태 당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WHO는 55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4월2일 사스가 강타한 홍콩과 중국 남부인 광둥(廣東) 지역에 대한 여행자제를 권고한 뒤 점진적으로 이 조치를 다른 아시아 지역과 캐나다로 확대했다.
WHO의 여행자제 권고조치는 항공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사스가 가장 심했던 홍콩과 중국이 입은 직접적인 경제손실이 올해에만 88억달러(10조5천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사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베이징 여행객은 전달보다 98.1%나 감소했고, 사스환자가 발생했던 캐나다 토론토 지역도 6% 줄었다.
IATA는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사스가 항공여행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사스가 발병하지 않은 다른 지역의 항공사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9.11 테러의 여파로 항공수요가 크게 감소한 재작년과 지난해 아시아 지역을 성장 거점으로 삼아 불황 타개를 모색했던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스로 여행객이 급감함에 따라 싱가포르항공은 여객운송 항공편을 31.5% 줄였고, 심지어 아메리칸항공과 스위스항공은 파산위기로 내몰렸다.
가이라드 IATA 대변인은 "북반구 지역의 여름철 여행성수기를 고려하면 WHO의 여행권고 자제 해제 조치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침체에 빠진 항공업계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사스가 다시 창궐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면 WHO는 즉각 여행자제 권고조치를 내릴 태세이기 때문에 항공업계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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