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14 17:26

사스 장기화시 국내경제에 타격

(서울=연합뉴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국내에 본격 상륙하게 되면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국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항공.여행.호텔업계에는 즉각적인 악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수출'도 움츠러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전선' 등에 차질 예상

사스가 국내에 상륙하게 되면 곧바로 항공업과 관광업에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동남아 등지로의 여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국내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국내여행도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수출산업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사스의 발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이어서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장기화될 경우에는 한국경제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침체된 한국의 내수시장을 수출시장이 지탱해 오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수출산업이 타격을 받을 경우 한국경제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위축된 소비심리와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도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사스가 본격 상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국제회의 취소.연기가 잇따르고 있어 한국의 대외신인도 제고와 대외경제협력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부터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1세기위원회의 취소로 한국은 대외신인도를 끌어올려 외국인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또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5.21-23, 터키 이스탄불)와 ASEAN+3 차관회의(4.24, 필리핀 마닐라), APEC 중소기업 파이낸싱 워크숍 및 컨퍼런스(5.13-16, 서울)등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 한국경제를 홍보하거나 협력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이미 사라졌다.

정부, "큰 타격은 없을 듯"

정부는 사스가 장기화되지만 않는다면 한국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관광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홍콩 등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홍콩, 대만, 중국 등으로부터 관광객이 방문할 시기도 지났다는 설명이다.
또 수출산업도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전화나 서류 등으로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항공산업과 호텔산업 등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스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출도 괜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사스가 상륙해 장기화될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팀장은 "사스가 상륙하게 되면 우선 교역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검역.통관 절차 등이 까다로워질 것이므로 수출입 소요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관광.서비스수지도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소비를 비롯해 경기위축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소의 신민영 경제분석팀장은 "사스의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심리적인 충격효과가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할 수 있다"며 "관광.여행.호텔업계 등이 사스의 직접적 영향권 안으로 접어들게 되고 국제회의의 취소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교역.투자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제1의 수출국으로 부상한 대중국 수출 등에도 지장을 초래해 우리기업 대외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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