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7 11:05

조선업계, 외국인 산업연수생 고용 '물꼬'

국내 조선업계가 아웃소싱(협력) 업체를 통해 대규모 외국인 산업연수생 수백 명을 처음으로 고용하게 돼 만성적인 인력난과 고령화 해소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27일 중소기업청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26일 산업연수생 6천100명을 국내 중소제조업체에 배정하면서 이 중 300여 명을 조선업체 내 협력업체에 배치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145명(산하협력업체 29곳), 대우조선해양 125명(25곳), 현대삼호 중공업 30명(6곳), 삼성중공업 25명(5곳), 신아조선 10명(2곳), 한진중공업 8명(2곳) 등 6개 업체 산하 협력업체 69곳 총 343명이다. 당초 신청기한인 지난 17일까지 7개 업체(STX조선 포함) 산하 협력업체 100곳 가량이 520명 가량의 산업연수생 인력을 신청했으나 나머지는 선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탈락됐다.
조선업계가 협력 업체를 통해 이처럼 대규모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예년에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었다.
그 동안 인력난과 고령화에 시달려온 조선업계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관련부처에 수 차례 건의해 오다 산하 협력업체의 경우 산업 연수생을 고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이번에 대거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배정된 산업연수생들은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각 협력업체에 배치돼 교육을 거쳐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며 특히 관련규정상 연령대가 40세 미만이어서 생산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청은 다음 달 전체 1만 명 가량의 산업 연수생을 추가로 각 업체에 배정할 방침이며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의 추가 신청이 잇따르는 등 협력업체를 통한 조선업계의 산업연수생 고용은 앞으로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 해 말 현재 국내 조선업계 생산직 인력의 평균 연령은 40.5세로 6개월 만에 1년 가까이 높아졌으며 생산인력의 3D업종 기피로 조선업계는 인력충원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제도상 본사 인력으로 직접 고용할 수는 없지만 협력업체를 통해서라도 산업연수생을 활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젊은 피'의 수혈로 생산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조선업계에만 집중적으로 산업연수생을 지원하는 것은 다른 제조업종과 형평성 때문에 무리가 있겠지만 신청이 들어오면 향후에도 적정 인원을 조선업체 협력업체에 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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