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07 15:09
신년 초부터 이례적으로 수주 쏟아져
조선업계가 설 연휴에 ‘소나기 수주’를 따내는 성과를 올려 미-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 불안 요소에도 불구, 연초부터 순탄한 수주행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수주 호조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스페인 연안에서 발생한 프레스티지호 침몰사건 이후 가속화된 선가 상승과 발주량 증가 기대효과와 맞물린 국내 조선업계의 지난 연말 수주급증의 맥을 잇는 것이어서 올해 이같은 수주상승 곡선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설 연휴에 정성립 사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선주사로부터 유조선 4척을 2억1천만달러에 수주했다. 특히 이번 수주에는 그리스 크리스텐 (Kristen Navigation Inc.)사와 계약한 39만6천DW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6천500만달러)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달러보다 2배가 넘는 수주액을 달성했다.
석유제품운반선(PC선) 전문 제조업체인 STX조선도 1월초 PC선 12척, 3억5천만달러치를 수주한데 이어 설 연휴에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그리스의 선주사 3곳으로부터 P/C선 7척(옵션 2척 포함), 2억2천만달러치를 잇따라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STX조선은 이 같은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진중공업도 설 연휴에 올 들어 처음으로 독일 리크머스사로부터 5천60TEU급 컨테이너선 6척(옵션 2척 포함)을 3억달러에 수주했다.
STX조선과 한진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1월에는 세계 조선시황 불황에 따른 발주량 감소의 영향으로 수주실적이 아예 없었다.
현대중공업도 올 들어 공식적인 수주실적은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올 1월 들어 현재까지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훨씬 많은 수주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주사와의 관계 때문에 아직 공식 발표할 단계는 아니나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연초부터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과 중형 유조선을 중심으로 수주상담도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는 거의 계약 성사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이후 발주량이 쏟아져 나와 수주 상담건도 조선소 별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 변수가 있긴 하지만 올 한해 실적은 기대해 볼만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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