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6 16:54

경제동향

1/4분기 체감경기 저조 예상에 기업들 몸사려
3분기 연속 저전망 이어져 우울한 연초 보낼 듯…


내년도 우리 기업들이 바라보는 경기는 어떨까. 대한상의가 지난달 전국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 1/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BSI 지수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대두되는 대내외 여건들, 그 변화의 파장이 자못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기업들은 한동안 내공쌓기에 열중해야 할 듯. 혹독한 겨울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

경기위축 반영하듯 BSI '88' 나타내

내년도에도 우리 기업들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전국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3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를 실시,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기준치=100)가 ‘88’로 집계되어 기업의 현장체감경기가 위축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추세에 있어서는 지난 2/4분기 ‘133’을 정점으로 3분기 연속 하락해, 그 폭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응답업체 분포를 보면 내년 1/4분기에 경기가 올해 4/4분기에 비해 호전된다고 예상한 업체가 22.2%(282개사)인 반면, 악화된다고 예상한 업체는 34.0%(432개사)에 달해 악화를 예상한 업체가 많았다. 지난 4/4분기에는 호전을 예상한 업체가 32.4%로 악화를 예상한 업체(21.6%)보다 많았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한편, 4/4분기 BSI실적치는 ‘96’으로 기준치인 ‘100’에 못미쳐 기업들의 경영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 개요>

○조사기간 및 대상 : 11. 1(금)~11. 14(금) 휴일제외 12일간, 전국 제조업체 1,485개사(회수 1,272개사, 회수율 85.7%)
○응답기업 분포율 : 대기업 167개사(13.1%), 중소기업 1,105개사(86.9%)
○BSI지수=[(호전예상업체수-악화예상업체수)÷전체응답업체수]×100+100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이다.
○BSI전망치는 조사시점의 다음분기를 전망하는 것이며 실적치는 조사시점이 포함되어 있는 분기의 실적을 추정한 것임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한상의는 “최근 수출, 설비투자 부문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내수 둔화와 함께 대 이라크 전쟁 가능성, 미국경제의 회복 속도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였다.
대한상의 BSI전망지수 추이를 보면 작년 2/4분기에 ‘100’을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 미만(올해 1/4분기에는 최저점 80)을 기록한 후 올해 2/4분기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정점을 형성하였다. 이후 다시 하락세로 반전되어 3분기 연속 하락하였으며, 내년 1/4분기의 경우 기준치인 ‘100’에 못 미치는 ‘88’로 나타났다.

내수 수출 모두 고전 못 면할 듯

BSI세부항목별로 보면 내수(90)와 수출(99) 양 부문 모두 전분기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특히 내수가 전분기(내수 112, 수출 104)에 비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산량(94)과 설비가동률(94)도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품판매가격(86), 자금사정(85), 원재료가격(60) 등의 경영여건이 기준치인 ‘100’에 못미쳐 경상이익(81)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설비투자(105)와 고용(101)은 전분기(각각 108, 106)에 비해 다소 둔화되기는 하였지만 기준치인 ‘100’보다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목재/나무(116), 출판/인쇄(110) 업종만이 호전을 예상한 가운데, 내수 둔화, 선진국으로의 수출 부진 우려 등으로 인해 석유화학(79), 철강(81), 기계(86), 조선(90), 자동차(91), 전자/반도체(96) 등 대부분의 업종은 1/4분기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생산량(107), 설비가동률(104) 등 생산활동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기업은 생산량(93), 설비가동률(92) 등이 모두 ‘100’에 못미쳐 생산활동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었다. 경상이익과 자금사정에서도 대기업의 지수가 각각 103, 102인 반면, 중소기업은 각각 78, 83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설비투자와 고용의 경우는 대기업(각각 114, 101)과 중소기업(각각 104, 101) 모두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저금리 유지를 통한 내수 및 설비투자 진작 그리고 환율안정과 통상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통한 수출 지원과 더불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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