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28 15:43

기획탐방/"쏟아지는 설특수 택배물량 운송서비스 한치의 실수도 용납못해"

현장감 물씬 풍긴 택배 영업사원 따라잡기… 풋내기기자 “좋은경험했다”

2002년 들어 택배업계가 더욱 분주하다. 신년초부터 택배업계로는 처음으로 요율인상안을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간 한진택배가 바로 그 중심. 아직은 두 달여 남짓 영업을 진행시킨 상태라 뭐라 말할 순 없지만, 과연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서비스와 요금”,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택배업계가 「저단가요율」로 인한 과열경쟁의 습격을 받아 피투성이가 되어왔기에, “요금정상화” 혹은 “요금현실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서 시장정리(?)를 제대로 할는지 아직 단정하기엔 이르다. 그리하여 “百聞이 不如一見”이라는 진리를 증명하기 위하여 기자는 택배현장에 만 하루 동안 몸과 마음을 바쳐 투신(?)했다. 이 짧은 하루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심했지만, 결국 E/S Man의 몸과 마음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정답이 될 것 같다. 우리 곁의 택배서비스, 그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한진택배 구로터미널(남부지점)
E/S Man 고광민씨의 하루
※E/S Man: Express Sales Man, 현장영업사원

2002. 2. 4(월)
☞07:30/출근
E/S Man 고광민씨는 활기찬 아침을 알리는 음악(한진택배 社歌)을 들으며 간단한 체조를 한 뒤, 조회에 참석하고 하루 일을 준비한다. 5년차 베테랑 E/S Man으로 현재 집하(Pick-up)를 담당하고 있는 그의 일과는 언제나 이렇게 시작된다.
화, 수요일에 택배 물량이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느긋한 편이지만, E/S Man들은 조회가 끝나자마자 해당 지역 약도와 운송장을 꼼꼼히 비교하며 업무 준비를 하는데 여념이 없다.
현재 현대택배 구로터미널은 자사 내 LG홈쇼핑이 상주해 있고, 이 물량을 그대로 소화해 내는 터라 LG홈쇼핑과 그 외자사 콜센터 주문 물량을 따로 처리하고 있다. 그만큼 물량이 엄청나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면 밤새 충전해 둔 PDA를 챙긴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하고나면 바로 출발이다.

☞09:00/출발
이르면 8시 30분, 늦어도 9시 30분까지는 터미널에서 출발해야 한다.
현재 한진택배는 주문물량이 많아 집하와 배송을 한 사원이 겸하도록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고참격인 고광민씨는 바로 ‘배송(Delivery)’일 경우보다 덜 바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좀더 여유로운 ‘집하(Pick-up)’를 담당하고 있다.
택배운영팀 유용택 대리의 말을 빌리면, 고광민씨는 “맡은 일에는 성실하고, 고객에게는 친절한 최고의 사원”이란다.
기자는 자칭 일일사원이라는 사명감(?)에 젖어 고광민씨와 인사를 나누고 E/S Man 1톤 탑차에 동승했다.
5년 경력의 고광민씨의 담당지역은 동작구 내 △대방동 △노량진1동 △노량진2동 △노량진 본동 등으로 오전 9시부터 대략 오후 6시까지 △개인택배 집하와 △취급점 물량 수거를 한다.
고광민씨는 “택배 물량이 몰리는 화, 수요일에 비하면 월요일이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선물이 많아 바쁘기는 매 한가지”라고 설명한다.
우선 약도를 펼쳐놓고 전날 접수됐던 집하 건을 정리하면서 업무가 시작된다. 웬만한 가정집을 주소와 약도 하나만 보고 찾아가는 일이 어렵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지만, 고광민씨에겐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다.
간혹 약도에 나와 있지 않는 번지수가 있을 때가 고역이긴 하지만 이 경우도 워낙 해당 지역 지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문고객과의 전화 한 통화로 쉽게 해결한다. 그래서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지리를 파악하는 동승교육이 가장 중요하단다.

☞10:00/첫 방문
일반 주택의 가정집, 화장품을 지방으로 보내는 아주머니가 첫 방문고객이다.
조그만 포장에 꼼꼼히 주소를 명기한 물품을 받아들고 친절하게 도착예정날짜와 가격을 얘기해주고 난 뒤, 바로 다음 고객에게 달려간다.
E/S Man은 규정된 유니폼과 명찰을 패찰하고서 방문 시, “한진택배에서 왔습니다!”라고 정확하게 신분을 알린다. 고객에게 서비스 실명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명찰 없이는 활동을 할 수 없다.
물품을 받아 차량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다음 고객으로 향한다.
다음은 아파트 단지, 경비실에 “안녕하십니까? 403호에 택배주문요청이 있어서 올라갑니다”라고 인사를 건넨다. 마침 경비실에서 물건을 맡아 놓아 고광민씨는 아파트를 오르내리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바로 처리한다.
다음은 고시원, 노량진 부근이 고시원이 밀집한 지역이라 학생들이 지방으로 보내는 책이나 옷가지가 많다고 한다. 한 고시원에 들러 책과 옷 2 박스를 받아들고 나온다.
이렇게 일반 주택, 아파트, 고시원 등을 번갈아 가며 최단거리 코스를 잡아 계속해서 집하(Pick-up)를 계속한다.
또한 콜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집하 주문(Pick-up Order)’을 수시로 받아 운송장에 기재하고 위치를 파악한다.
그야말로 정신없는 오전 일과다.
하지만 고광민씨는 “일이 많을수록 여유를 가져야 한다”며, “물품 집하를 하다보면 같은 동네를 3,4번씩 돌게 되지만, 콜센터에서 적정하게 업무 배분을 해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사실 E/S Man의 업무가 차량 운전이 기본이다 보니, 조급함은 큰 사고를 낳을 수 있는 우려가 있다. 5년 동안 단 한번의 접촉사고도 없었다는 고광민씨, 한진택배에 들어와 급한 성격까지 고치며 인내심을 배우게 됐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간다.

☞12:00/점심식사
E/M Man에게 점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가? 정답은 ‘그렇다’ 혹은 ‘아니다’로 말할 수 없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아침을 거르고 회사에 나와 점심까지 거르는 일이 많았다는 고광민씨, 이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시간과 돈을 아끼기 위해 인근 서울공고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기다리는 시간 없이 빨리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다고 말한다.
단 10분 만에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커피 한잔을 마실 때야 비로소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커피를 들이키면서도 기자와 잡담 한번 나눌 새도 없이 콜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고 주소와 약도를 번갈아 보며 오후 코스를 확인한다.

☞12:40/오후업무시작
오후 역시 가정집과 고시원을 번갈아 돌게 된다.
일반적으로 ‘택배’하면, 고객에게 물건을 전해주는 ‘배송’만을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집하’ 업무 역시 만만치 않다.
한진택배의 경우 물량이 많다보니, 집하와 배송을 전문적으로 하도록 체계를 갖췄다. 한명의 E/S Man이 두 가지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한편, 가까운 일본은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선 수준의 택배를 자랑하며, 집하의 경우 ‘취급점’ 운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쉽게 말해, 물품 접수를 지정 장소를 통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곳곳마다 많은 지점이 요구되지만, 실제 접수 물량은 직접 방문을 하는 것 이상이라는 게 오광민 씨의 설명이다.
한진택배 역시, 이러한 장점을 살려 SK주유소를 중심으로 취급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취급점이 아니라 업무제휴를 통해 지원 받는 형식으로, 필요에 따라 다른 취급점도 확보하고 있다.
오후 2시는 콜센터의 당일 집하 주문 마감 시간으로, 주문량이 많은 경우 취급점에 연락해 업무를 분배한다.
오후 첫 방문은 또 고시원이다. 책과 옷을 가득 채운 직경 1m의 박스, 그것도 세 개나 떡 하니 버티고 있다. 무게만 해도 30kg이 넘을 듯 하다.
고시원에서 공부를 끝내고 고향집으로 짐을 보내는 학생에게는 이삿짐이나 다를 바 없다. 그 중 하나는 컴퓨터 본체로 고가의 제품인데다 약한 충격에도 파손의 우려가 있어 집하에서 제외됐다.
“깨져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보내주세요”라는 고객의 말에도, E/S Man 고광민씨는 “저희 한진택배는 집하 주문을 받을 때, 물품 가격을 명시해서 기록하고 보험에 들고 있지만, 이렇게 고가인데다 파손 우려가 있는 물건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하며 자세하게 거절 이유를 설명한다. 실제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고광민씨의 얘기다.
많은 택배 고객들이 염려하는 바가 바로 이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소비자보호원 조사에 따르면, 택배서비스 불만 사항에 △물품 파손 및 변질(62건/49.6%) △물품 분실(53건/42.4%)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한진택배의 경우, 고객에게 물품을 받는 그 순간부터 전달해주는 마지막 과정까지 명확하게 책임소재를 두고 있는데다, 소화물보험을 통해 안전책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처음 물품을 인수받는 과정에서 물품의 파손 등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한 일이다.
또한, 고객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만사항이 있으면 온라인을 통해 그 내용을 올리기 십상이다. 택배업 역시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인 고객의 선호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서비스 정신’을 빼놓고는 할말이 없다.
“매일 오전 조회 시간의 교육은 물론이고, 매주 친절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는 고광민씨는 그래서 얼굴까지 웃는 낯으로 굳어져(?) 있다.
원래 말수는 적지만 다소 급한 성격이었다는 그가 친구들로부터 “인상 많이 달라졌다”, “의젓해 졌는데...”라는 말을 듣게 된 것도 바로 친절이 몸에 밴 탓이다.
고광민씨의 손놀림이 또 빨라지기 시작한다.
콜센터 집하 접수가 마감되어도, 당일 주문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취급점에 들러 상차 작업을 마치고, 익일 배송을 위한 차량이 출발하는 9시 전까지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운송장에 정확히 주소를 써 내리고, 주변 지역 약도를 신속하게 훑어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고, 또 곧장 차를 몰아가는 신속함이란 웬만한 경력으로는 힘들겠다 싶었다.
다음은 일반 주택의 가정집, 플라스틱 용기로 가득한 박스를 들고 나오는데, “전화를 좀 전에 드렸는데, 빨리 오시네요. 전에 오셨던 분 맞죠?”하며 아주머니가 인삿말을 건넨다. 이럴 때는 어깨위로 짊어진 박스가 한결 가볍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중에, 그 짧은 인사 한마디가 힘이 되는 것이다.
“잘 부탁드립니다”는 말에 “걱정 마십시오. 안전하게 날짜에 맞춰 잘 들어갑니다!”하며 화답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바로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 E/S Man 간의 가장 이상적인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가정집, 그리고 고시원, 아파트 단지를 연신 최단거리 코스로 이동하며 운송장을 정리하고 약도를 본다. 그야말로 볼일(?) 한번 제대로 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달리고 또 달린다.
간혹 방문 고객이 부재중이어서 전화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그것도 10분 이상을 기다릴 수 없다. 다음 고객이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7:00/업무정리
대략 5시 무렵이 되어서야 오늘 주문을 모두 처리하게 됐다.
총 40건 중, 취급점과 인근 지역 동료 E/S Man의 지원을 제외하고 혼자서 24건을 처리했다. 시간으로만 따진다면, 한 고객을 방문하고 처리하는데 17분30초가 걸린 셈. 그것도 점심식사 시간을 따로 빼지 않았으니 엄청난 속도다.
이것도 설 연휴를 대비해 일요일인 어제(2월3일)도 근무를 했기 때문에 그나마 물량이 적다고 한다.
운송장을 모두 모아 정리하고, 휴대한 PDA에 이를 모두 입력하면 일단 업무는 끝.
이제 취급점에 들러 모든 물품을 상차하고 터미널로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노량진 1동에 위치한 쌀상회가 바로 고광민씨가 담당하는 취급점으로, 인근 지역 물량을 이곳에서 많이 소화하고 있다. 이곳에 고객이 직접 들르기도 하고 집하도 대행으로 실시하고 있다.
취급점의 장점이라면, 자택에서 E/S Man이 방문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집하를 즉시 요청하거나, 맡겨 놓을 수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

☞17:30/취급점 도착
취급점에 도착해 보니, 엄청나게 많은 물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을 맞아 각종 선물세트와 과일상자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고광민씨는 즉시 터미널에 차량 지원을 요청하고, 1톤 탑차에 물품을 계획적으로(?) 실어 올린다. “물건을 잘 쌓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그의 말이 새삼스럽다. 파손 우려 없이, 그것도 공간을 잘 쓰기 위해서 몇 번이고 물품 내용물을 살피고 다시 쌓아 올리는 그의 손길이,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러는 중에도 취급점으로 물품이 계속 들어오고, 방문하는 고객도 이어진다.
곧이어 차량 한 대가 더 도착하자, 순식간에 그 많던 물품이 차곡차곡 쌓여져 올라간다.
저녁식사도 아랑곳 하지 않고, 쌀상회 주인 아주머니가 건네는 커피와 빵 한 조각을 먹는 것이 고작이다.
아주머니는 “저희 취급점을 아시는 분은 한번 이용하면 계속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주택가 주변이라 고정 물량도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한다. 비록 한진택배 정직원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여유로운 웃음까지 지어 보인다.
어느덧 이렇게 현장에서의 하루 일이 저물어 간다.

☞19:00/구로터미널 도착
고광민씨는 취급점으로 뒤이어 왔던 두 대의 차량에 상차를 완료하고 모두 보낸 뒤에, 터미널에 들어온 것이 저녁 7시경, “그래도 오늘은 일찍 들어왔다”며 여유를 보인다.
터미널 하차 작업을 위해 컨베이어 라인에 들어서는데, 이미 많은 E/S Man들의 차량이 들어와 있어 기다리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고 전한다.
역시 어디가나 줄을 잘 서야 된다는 진리가 이곳에도 있었다. “아, 이제 끝났구나!”라는 말을 던지기도 전에 마지막 작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었다.
“회사에 들어와서 인내심을 길렀다”는 고광민씨의 말이 딱 맞는 셈이다. 허나 다행히도 10여분 만에 다른 라인으로 들어가 하차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차량 하나에 보통 네다섯 명이 같이 하차 작업을 하기 때문에 5분에서 10분이면 금새 콘베이어 위로 모든 물품이 실린다.
하차작업을 끝내고도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오늘 방문한 고객명단과 자세한 내역을 정리하여 보고한 뒤라야 모든 일이 끝난다.
그것도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기자를 태워주고 간 것이 저녁 8시니까 고광민씨의 퇴근 시간은 빨라야 9시가 되었으리라.

▶동행취재후기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정확히 11시간, 그러니까 만 하루의 절반가량을 한진택배 E/S Man 고광민씨와 함께 택배 현장을 체험한 기자에게는 여러 고객들의 다양한 반응에도 한결 같았던 고광민씨의 웃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날 터미널 하차 작업을 끝내고 잠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시간이었다. 터미널에서 작업 상황을 살피던 유용택 대리가 “오늘 어땠습니까?”하며 겸사겸사 수고인사를 건넸다. 기자의 대답은 이랬다. “너무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빨리 흘러가다니. 매일 저렇게 웃는 낯으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고광민씨의 친절을 경험한 고객들이 보내오는 편지만 봐도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우리 E/S Man들이 고광민씨 처럼만 일을 해준다면 고객서비스는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유용택 대리의 말이 기분 좋게 녹아들었다.
예의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라는 말이 있다. 고광민씨와 같이 한 하루 동안 그는 한번도 웃음을 얼굴에서 떠나보낸 적이 없었고, 잠깐씩 나눈 담소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건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새삼 우리 생활 주변에 자리한 택배 고객과 E/S Man 간의 이해관계가 따로이 부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없다는, 또한 고객의 소중한 물건을 그 마음처럼 다루고 전달해주는 E/S Man들의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간혹 분실·파손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그마저도 철저한 A/S를 통해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제반 조치를 취하고 있어 다행이다. 물품 하나하나마다 가격을 확인하고, 보험에 들며, 전체 과정을 세분화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택배만큼 손길이 많은 일도 없을 듯 하다.
취재를 다녀온 후, 설연휴가 시작되기 며칠 전 고광민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바쁜 일과 중에도 잠시 짬을 내 은행에 왔다는 소리에, ‘무슨 일일까’했다. 다름 아니라 설을 맞아 부모님께 선물을 사드리기 위해서란다. 그리곤 반갑게 맞은 인사말에 이어 즐겁게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부지런하고 건강한 사람은 이렇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금도 고광민씨를 생각하면, 즐거운 모습으로 고객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과 그 친절에 기분 좋아하는 고객들의 모습이 여운처럼 계속 떠오른다.
글·조현주기자(hjcho@ksg.co.kr/물류와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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