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29 10:58

참관후기/일본 SCM 벤치마킹 연수/(주)HSDS 신재천 과장

일본의 SCM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와서
(주)효성데이타 시스템 선진 SCM 시스템 방문, 호평

신재천 과장
효성데이타시스템 eSCM 사업팀

가을이 깊어 가는 계절에 25명의 물류전문가와 관계자들이 3박 4일 동안 일본의 물류와 SCM 현장을 찾았다. 효성데이타시스템주식회사에서 선진물류현장을 벤치마킹하고 새로운 물류 트렌드를 학습한다는 취지로 학계와 제조업, 운송업, 유통업, 물류업 관계자들을 초빙하여 일본의 대학과 기업을 탐방하는 학습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도쿄의 호텔에 짐을 풀자 마자 자리를 세미나실로 옮겨 싱가포르의 iFusion社 CEO로부터 싱가포르의 SCM 동향과 가치사슬창조(Value Chain Creation)에 대한 강의와 토의가 있었다. 특히, SCM 토탈 솔루션인 Vinfiniti를 이용한 가치창조와 실행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새벽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도쿄까지 온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이루어진 강의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질문과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참석자 모두가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는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었기에 휴식시간에도 찬반과 대안, 국내 적용 가능성 등에 대하여 토론이 이루어졌다.
일본에서의 첫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도착한 곳은 와세다 대학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였다. 그곳의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일본 SCM 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로 알려진 다카하시(高橋 輝男) 교수로부터 “SCM 개요와 일본 SCM 동향"에 대해 강의를 받았다. 넓고 두꺼운 사각안경을 쓴 노교수(老敎授)는 느릿 느릿하지만 또렷하고 강단 있는 목소리로 “SCM은 확장된 Logistics와 같은 개념이며, 이제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대중(Public)을 위한 로지스틱스 사업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에 방문한 곳은 고쿠부(國分) 주식회사의 니시토모칸토(西友昭島) 물류센타였다. 고쿠부는 약 290년 전(1712년 설립)에 설립된 일본의 도매물류 회사로서 현재 약 1800여명의 종업원과 일본 각 지에 29개의 지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일본의 도매업은 한국의 도매업과는 다르게 오로시(御)라고 칭하며 도매유통과 운송, 보관업을 종합적으로 대행한다. 연수단이 방문한 물류센타는 연면적 5,097평에 배송하는 점포수만도 296개에 달하고 취급하는 품목도 식품류만 5,000여 품목이나 되는 대형 물류센터 였다. 창고시설은 100% 팔레트와 랙과 선반 등으로 자동화되어 있으며, WMS(창고관리시스템)를 이용한 정보화로 입출고와 재고관리, 피킹 및 배송관리, 회계관리가 하나의 S/W 패키지로 통합되어 운용되고 있었다.
가을의 쌀쌀함이 흰 와이셔츠 속으로 스며드는 셋째날 아침에는 Hitachi Engineering에서 수배송 계획 시스템인 「Neuplanet」에 대한 소개와 데모가 있었다. 진화알고리즘과 초병열 시스템을 이용한 수배송 최적화 시물레이션 시스템인 Neu-planet은 배차기초정보 관리, 계획입안(수배송 주문 수신, 배송안건 설정), 계획평가/편집, 결과 출력 등 수배송의 배차와 관계된 기능을 제공한다. Neuplanet은 이미 일본의 많은 운수업계에 110여 개 이상 적용 실행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참석자들은 Neuplanet으로 수배송 배차계획을 입안하는 데 있어서 차량운행 시간이나 거리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토탈 코스트는 감소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후에는 자동차용품의 판매를 비롯한 제반 작업을 수행하는 종합전문점 프렌차이즈 체인인 오토박스(AUTOBACS)의 히가시니혼(東日本) 물류센터를 방문하였다. 오토박스는 타이어, 오일, 배터리, 카오디오, 알루미늄휠 등의 자동차에 꼭 필요한 물건부터, 화학품, 차량 손질용품, 시트커버, 음료수 홀더 등 인테리어 소품까지 자동차에 관한 모든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프렌차이즈 기업이다.
히가시니혼 물류센터는 전국 각 지역과 본부, 물류센터를 연결하는 정보시스템의 기반 위에 입하부터 검품, 보관, 피킹, 패킹, 출하에 대한 정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WMS를 도입 운영하고 있었다. 오토박스의 이사급인 센터장은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 내며 이러한 WMS의 도입 적용으로 인한 물류센터의 정보화 수준을 자랑했다.
일본 연수의 마지막을 아쉬워 하며 호텔에서 Check-out한 시간은 오전 9시였다. 너무 빡빡한 일정으로 힘들어 하던 참석자들을 위해 효성데이타시스템은 일정을 바꾸어 도쿄 근교의 일본 관광을 하였다. 메이지 신궁과 일본 황궁, 아사쿠사(朝草)를 둘러보았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밤 비행기 안에서 3박4일간의 벤치마킹 연수를 곰곰히 되돌아 보니,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SCM과 물류업무에 대하여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로시(御)라는 일본식 도매업에 대한 내용과 창고관리시스템이나 수배송 계획 시스템의 실제 활용과 적용을 보고 나니 국내 기업들의 SCM 솔루션과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IT(정보통신)분야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 있는 것이 확실한 것 같지만, 제조나 물류와 같은 전통적인 경제의 밑바탕은 아직도 일본이 앞서있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공급사슬(Supply Chain)을 통합화 하기 위한 경영진이나 실무자의 노력과 의지는 우리나라 보다 훨씬 앞서있는 듯 하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제조 생산이나 물류 프로세스는 아직도 일본의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하고 모델링하는 것이 이러한 Supply Chain 상의 업무 프로세스가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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