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17 10:53
한국무역협회는 올들어 심화되는 수출부진을 타개키 위해선 수출 물류비 경감대책 강구를 비롯해 대출금리 인하, 환율의 안정적 운용 등이 절실하다고 정부측에 건의했다. 무협은 지난 14일 무역센터에서 무역분과위위원회를 개최, 수출부진 극복을 위한 8개 항목의 정책과제를 선정했다.
무역협회는 최근의 수출부진 타개를 위해선 우선 수출 물류비 경감대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물류비 부담이 수출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물류비 절감을 위한 범정부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물류비는 99년기준 78조 9천억원으로 GDP의 16.3%를 차지했는데, 이는 일본의 9.58%(97년 기준), 미국의 9.9%(99년기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입관련 물류비가 높은 가운데 추가 부담요인이 발생하고 있으며 물류관련 SOC확충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LCL수입해상화물 보세창고 보관료가 금년들어 40~50% 인상됐고 부산시의 컨테이너 지역 개발세 징수기간이 연장될 예정으로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 인천공항이전에 따른 터미널 이용료, 운송료 인상이 발생했으며 한/중 카페리선의 화물운임이 풀컨테이너선 운임의 2~3배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가 지난 92년부터 부과한 컨테이너세 징수액이 올 연말까지 당초 징수목표액(5천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므로 동세의 부과를 당초 예정대로 금년말로 종료해 줄 것을 강력 건의했다. 아울러 LCL수입해상화물 창고보관료 인상도 환원토록 요구했다. 창고 입고 후 5일간에 한해 보관료를 자율화이전 수준으로 환원하고 향후 보관료 조정시에 운영업체와 하주간의 사전 협의를 제도화하도록 요망했다.
무협은 한/중 카페리항로 풀컨테이너선 참여도 허용해 줄 것으로 건의했다. 인천~청도·위해 등의 독점적인 카페리항로를 개방, 풀컨테이너선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대 중국 수출입화물의 운임을 절감하고 부산항 또는 광양항을 통해 우회 수송되는 물류흐름 왜곡현상을 개선하는 한편 한/중 양국은 카페리항로 개방에 기합의한 바 있으므로 신규진입 규제를 조기에 해제토록 요망했다.
이와함께 수출입 물류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사회간접자본(SOC) 확충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부산신항만, 광양만 2~3단계 개발, 평택항 개발 등 항만시설, 인천국제공항배후지 개발, 중부권 ICD 등 내륙화물기지 조성과 관련 SOC확충 계획중 일부를 조기에 완공토록 요구했다.
한편 대출금리 인하도 촉구했다. 시장금리의 하락에 비해 대출금리 하락이 미흡해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난과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의 자금운용이 우량기업, 가계, 국공채 및 회사채 등에 편중됨으로써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기존 대출금리 이자수입 감소를 우려해 프라임레이트를 인하하지 않아 기업의 차입금리가 여전히 평균 10%를 상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신규대출에 한해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하거나 실세금리 연동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총대출 잔액중 저리의 신규 대출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은 25%수준에 그치고 나머지 75%를 차지하는 기존대출에는 10%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금리구조는 수출경쟁력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올해 6차례 연방금리를 인하했으며 일본은 재할인율이 0.25%에 머무는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이자보상비율(영업손익/금융비용)은 지난해 157.2%로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은행의 프라임레이트가 6~7% 수준으로 정착되도록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기존 대출금 금리인하 촉진방안을 강구함으로써 기업의 금융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가 1%포인터 인하될 경우 제조업 금융비 부담이 2.5조원 경감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지원대상인 무역금융 대출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용도가 낮은 일부기업은 9~10%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어 무역금융 고금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세금리 인하로 지원효과가 줄어 든 정책자금의 대출금리를 연 4%수준으로 인하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년 지원한도가 소진된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추가로 확대(300억원→1천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의 안정적 운용도 강력 건의했다.
금년 들어 미 달러화에 대한 주요국 통화들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의 영향도 있으나 경기침체를 수출회복으로 만회하려는 각국의 환율정책도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일본, 유럽, 대만 등 주요 경쟁국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다.
특히 대일 수출경쟁력과 직결되는 원/엔 환율은 7월말 현재 10.36로 작년 말 11.00에 비해 크게 하락해 향후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출경쟁력 및 채산성 확보를 위해선 원화환율이 경쟁국 통화 특히 엔화환율 변동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 및 무역수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은 최근 적정 수준인 엔당 10.73원에 비해 3.4% 하회된 상태로 이를 기준으로 8월 6일 현재 적정 원/달러 환율을 환산하면 달러 당 1,330원 내외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설비투자 촉진을 위한 지원강화도 강력히 요구했다.
최근 투자위축은 대기업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의 어려움에 주로 기인한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의 설비자금 조달은 외부자금이 50%를 차지하며 이중 62%가 은행차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 은행들은 신용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장기 시설자금대출을 적극 줄이고 있어 기업의 자금 조달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촉진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자금 및 세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서 운용하는 설비투자자금의 금리체계를 개선하고 정책자금 지원시 정부기관의 기술평가 결과 우수한 기업에 대해선 실질적인 무담보 대출이 이뤄지는 기술담보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제의 경우 임시투자세액공제의 공제한도를 확대하고 생산성 향상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 세제지원이 실효를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저한세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무협은 특별외화대출을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요망했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외화대출 신규취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97년 말 326억 달러에 달하던 외화대출이 해마다 격감, 금년 6월말 현재 1백억 달러를 하회하고 있으며 최근 은행의 신규 대출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는 지적이다.
설비 투자용, 원자재 수입 결제용 등의 차입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나 은행들이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의 외화대출에 대해 한은이 외환보유고 중 30억달러 한도내에서 예탁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수출마케팅 지원도 강화해 줄 것을 요망했다.
수출기업들은 수출부진 타개를 위해 신상품 개발, 신시장 개척에 주안을 두고 있으나 경비 부담면에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신상품 개발지원 펀드 설치 등을 통해 1천만원 미만의 소액자금지원 활성화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수출신용기관 예산 확충도 요구했다. 수출업계의 적극적인 시장개척 활동을 위해선 수출보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나 수출보험공사는 수출보험을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8~2001년중 1~2조원의 예산출연에도 불구 D그룹의 해체 등에 따라 대규모 결손이 발생함으로써 수출보험기금 잔액은 1조1637억원(금년말 추정치)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수보공의 경직적인 운영에 따라 수출업계는 국별인수방침, 인수절차, 보험요율, 보상절차 등 면에서 이용애로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예산지원을 통한 수출보험기금 확충을 기반으로 업계에 대한 수출보험 지원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수출보험 이용률 20%, 기금운영배수 1/20를 전제로 수출보험을 적극 운영하기 위해선 최소 1.5조원의 수출보검기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출보험기금이 3천억원 확충될 경우 연간 50억달러의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2001~2002년중 수출보험기금 3천억원을 추가 출연함으로써 신흥시장 개척촉진, 플랜트 등 중장기 연불수출 확대, 중소 및 벤처기업의 수출촉진등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계획중인 내년도 수출보험기금 지원액은 5백억원에 그치고 있다.
한편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지원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출금융 감소세는 수출입은행에 대한 재정지원이 주요국에 비해 뒤지는 가운데 올해 자본금 증액이 이뤄지지 않은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수출금융 수요는 부채비율 규제 등으로 인해 선적전 제작금융은 줄어드는 반면 수요자금금융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도 수출입은행에 대한 정부의 자본금 출연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수출입은행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비율은 주요국의 1/3수준이다.
이에 수출입은행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수은의 수출금융 지원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입은행이 건의중인 예산지원액 5천4백억원중 일부를 금년 추경에서, 나머지는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출입은행 지원자금에 대한 대기업 부채비율 적용 완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종합상사 수출선도기능 강화도 건의했다.
기업구조조정, 자금조달난 등에 따라 종합상사의 수출선도기능이 최근 크게 약화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 상반기중 종합상사 수출은 300.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1.9%가 감소함으로써 총수출감소율 4.9%를 크게 상회했다. 수출회복을 위해선 해외조직 및 인력을 갖추고 있는 종합상사의 마케팅 기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합상사를 수출창구로 이용하는 기업은 작년말 현재 4025개(계열사 제외기준)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종합상사의 기능활성화를 위해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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