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06 16:58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개항 100일을 맞은 인천공항은 비교적 순탄한 운항속에 안정화 단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출범 당시 내걸었던 동북아의 중추공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나리타나 홍콩의 첵랍콕, 중국의 푸둥공항을 제치고 동북아의 중심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개선과 운영시스템의 완전자동화 실현, 2단계 확장공사의 조속한 착수 등이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 개선 =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국.내외 여행객과 공항 근무자 297명을 대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대한 여행객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78.7점으로 산정돼 `양호(80점)'에는 못미치지만 `보통(60점)' 수준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과 항공사 등 공항 상근자들은 여행객들에 훨씬 못미치는 60점대 점수를 줬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공항공사는 개항 초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낮지 않은 점수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보통'을 조금 웃도는 수준의 점수로는 치열한 서비스경쟁 시대에 살아 남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개항 이후 인터넷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수된 1천600여건의 `고객의 소리'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개항초부터 줄기차게 제기된 `안내표지판에 대한 불편'(8.9%)과 `대중교통이용 안내부족'(7.1%), `시설개선 및 보수'(6.5%), `불친절 및 근무태도 불량'(5.9%) 등 은 여전히 불편 사항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운영시스템 완전자동화 = 개항을 전후해 인천공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운영시스템의 불안전이었다.
개항을 앞두고 실시된 시험운영과정에서는 수하물처리시스템(BHS)에 자주 오류가 발생, 개항 연기론까지 대두됐었다.
공항공사는 그러나 BHS 등 각종 시스템을 완전자동체제가 아닌 일종의 수동방식인 `준자동체제'로 가동키로 결정, 개항 초기 우려됐던 혼란을 어느정도 방지했다.
이후 공항공사는 지난 5월 중순부터 BHS와 항공사 공용시스템(CUS) 등 양대 핵심 시스템만을 직접 연결, 완전자동화에 한걸음 다가섰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시스템은 아직도 `준자동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항공사는 오는 10월말까지 88개나 되는 운영시스템을 모두 통합하겠다는 완전자동화 추진방안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6월말까지 해내겠다던 레이더정보자동처리장치(ARTS)와 운항정보시스템(FIS) 연동 계획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때 완전자동화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 지 의문이다.
완전자동화가 늦어질수록 공항운영 효율화는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으며, 공항공사는 비싼 사업비를 들여 마련한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치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단계 사업 조기착수 = 인천공항의 비행기 계류장에는 시간당 평균 49대(여객기 39.4대, 화물기 9.5대)가 주기하고 있으며, 피크시간대에는 최대 85대(여객기 70대, 화물기 15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항공기 주기시설(탑승교 44대, 원격주기장 16대, 화물터미널 24대)의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것이다.
때문에 공항공사는 비행기에 쌓인 눈 등을 제거하는 제빙주기장(12대 수용 가능)까지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편이 20% 이상 늘어나는 여름철 성수기가 시작되면 비행기를 주기시킬 공간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항공사는 내년부터 2009년부터 635만평 부지를 조성, 활주로와 탑승동, 계류장 등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지만 예산확보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공항 이용객 서비스와 직결되는 시설 부문이 발빠르게 확보되지 않는다면 주변공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기타 = 인천공항 1단계 사업에 투자된 비용은 5조6천억원에 이르며, 이중 3조9천억원이 차입조달된 것이다.
공항공사는 개항 초기 연간 5천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자비용(연간 3천200억원)과 운영비(2천억원), 감가상각비(2천400억원) 등을 감안할 때 단기순이익 달성은 빨라야 200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항공사의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수익증대 방안 마련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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