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6-29 13:22

기획취재2

하반기 경기전망
백화점, 유통업체 등 5월들어 플러스 신장세
소비심리 회복, 물류업계 회복도 기대될 듯

하반기 경기전망이 밝게 나오고 있다. 굳이 내년의 굵직굵직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전체경기를 말해주는 각종 지수들이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물론 아직까지 하반기경기를 점치기는 성급하다는 자제론, 경기회복이 아니라 빈부격차를 가중시킬 뿐이라는 회의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가뭄으로 말라붙은 강물처럼 침울한 우리경제가 호조세를 보인다는 각종 신호들은 반갑기 그지 없다. 이에 본지에서는 상반기를 마감하는 의미에서 하반기시장을 조명해보려한다. 올 하반기 경기추세를 전망해보고 이들이 물류시장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자.

산업은행 조사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 호조세

우선 제조업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이 지난 6월10일 발표한 1218개 국내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3·4분기 경기전망조사결과 사업개황BSI(기업경기실사)는 전분기의 99보다 크게 높아진 115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통상 BSI가 100이상이면 앞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미만이면 그반대를 뜻한다. 산업은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3·4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자금시장 안정과 점진적인 소비심리 회복, 미국경제의 회복가능성 등에 따른 것.
산업별로는 거의 전 업종에서 전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전기/전자(131), 음식료품(121), 시멘트(121), 자동차(119) 등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전망도 전분기에 비해 개선추세가 뚜렷했다. 자금사정 BSI는 113으로 전분기의 10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생산, 내수, 수출 전 부문에서 회복 기대된다는 발표. 내수부문BSI는 2001년 3/4분기에 121로 나타나 전분기 114에 이어 계속 상승세를 보여 경기회복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었고 수출 BSI도 2001년 3/4분기에 120으로 나타나 전분기 보다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KDI의 경기전망에서도 비슷하다.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지난 6월15일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5%에 이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5월에 추가된 경제지표들이 대외여건이 불확실성이 있지만 내수를 중심으로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27일 발표한 '실물 및 금융경제 동향보고서'는 외국의 경기회복세를 하반기 성장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산업생산이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심리도 개선되는 등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대내외 경제불안 요인이 아직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해 수출비중이 각각 21.9%, 11.8%에 달할 만큼 경제의존도가 심한 미국과 일본의 경기회복세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미·일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하반기 이후에 국내경제가 나아진다는 것.
물가도 안정, 채용시장도 살아나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보고에 앞서 14일 배포한 자료에서 농산물 가격 급등은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하반기부터 ▶원화환율과 원자재가격의 안정 ▶공공요금 인상억제 ▶농산물가격안정 등으로 물가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가뭄으로 인해 일시적인 농산물가격이 있지만 하반기 물가는 상승세가 둔화돼 올해 목표한 3%대로 잡힐 것으로 내다보았다.
실업자수도 줄어들 기미다. 100만이 넘는 실업자들이 일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 경기침체 장기화를 염려하여 상반기에 신입사원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았던 주요기업들이 경기가 서서히 풀리자 채용계획을 속속 확정짓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와 취업정보 제공업체 인크루트가 360개 주요 국내기업과 외국계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조사대상업체의 69.1%인 249개사가 올해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9개사의 33.3%인 82개사가 10월과 11월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인데다 수시채용을 하는 기업들도 이 시기에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혀 10월, 11월이 올해 채용의 피크가 될 전망이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3천800명, LG가 3천500명을 뽑고 업종별로는 전자·정보통신분야가 7천200여명, 유통분야가 4천400여명을 뽑는다.
백화점매출도 상승세

유통시장의 소비심리 회복도 든든하다. 산업자원부가 유통시장 동향파악을 위해 국내 백화점 및 할인점 상위3사의 매출동향을 조사·발표한 바에 따르면 5월 들어 플러스 신장세를 기록했다. 작년 10월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던 백화점 매출이 3월 들어 플러스로 반전되고 할인점도 상승세가 이어져 전반적으로 회복기미를 보이던 소비가 4월 백화점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로 나타나 잠시 주춤하였으나, 5월 들어 다시 소비심리의 회복세가 나타난 것. 특히 백화점 매출상승은 각종 기념일로 인한 선물수요와 여름철 냉방가전의 매출증가가 소비심리 회복과 겹쳐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할인점의 경우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으면서 꾸준하게 매출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저가 생필품을 판매하는 대형할인점의 경우 절약형 소비문화의 정착으로 백화점과는 달리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매출신장세를 과시했다. 5월은 신업태인 할인점에 대한 경영능력이 점차 정착되고, 지갑 등 선물수요, 에어콘 등 냉방가전, 카시트 등 자동차용품 및 여름의류 등의 매출호조로 전체적인 신장을 기록했고, 6월에도 비수기이지만 수박, 참외 등 청과물, 텐트 등 레져용품 등이 매출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어 플러스 신장을 이어갈 것으로 산자부는 예상했다.
지방백화점의 경우 지역경제 상황에 따라 편차를 보이면서도, 3월 한때 두자리수 신장을 기록하여 회복기미를 보였으나, 4월 들어 일시적인 역신장으로 반전되고, 5월 다시 플러스로 재반전하는 등 서울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 제한된 상권에 할인점 등 신업태의 출점으로 가전용품, 음식료품 부문의 고객이탈로 저신장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방할인점의 경우 백화점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으며, 전반적 경기의 영향보다 활발한 지방출점으로 인한 유통업체간 경쟁이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소비심리의 회복에 힘입어 산자부는 “금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물류경기 회복할 것인가?

각종 기관들이 하반기 경기회복의 주동력 중 하나로 미 경제의 회복을 꼽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도 하반기 중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미 뉴욕연방은행의 윌리엄 맥도나우 총재는 12일 미국 경제가 감세정책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 회복세로 돌아서고 2002년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나우 총재는 민간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블루칩 경제지표전망조사에서 3분기와 4분기 GDP성장률이 각각 2.1% 및 3%로 전망한 사실을 언급하여 이같이 밝혔다. 또 맥도나우총재는 미국경제가 인플레를 촉발시키지 않고도 3.5%~4%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현재 4.4%대인 실업률도 물가상승을 유발시키지 않은 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각종 지표, 전반적인 환경, 각 업체들의 체감상황 모두 하반기의 경기회복을 전망하고 있다. 물류업계는 업종의 특성상 경기를 많이 탄다. 또한 경기가 호조일 때는 가장 늦게 호경기를 맞고 반대로 경기가 나쁠 때는 가장 먼저 위축을 보이는 것이 물류시장이다. 이는 물류라는 분야 자체가 타 업종의 백엔드적인 역할, 다시 말해 다른 분야가 있고나서야 존재가치가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IMF위기를 맞았을 때도 물류분야가 없어도 얼마쯤은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업체 CEO의 생각 때문에 가장 먼저 구조조정, 감량경영의 피해를 본 것이 물류시장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하반기의 경기회복이 있어도 물류업계가 그 혜택을 보는 시기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넘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물류업계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유통경제, 건설경제가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물류업계의 빠른 회복을 조심스럽게 진단하는 목소리도 있다.
글·조건형기자(ghcho@ksg.co.kr/물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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