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6-15 09:53
항공업체들의 파업 등으로 주 수출상품인 반도체의 수출에 비상이 걸리는 등 수출, 물류업계가 초긴장상태다. 다행히 파업이 오래가지 않아 예상했던 피해액이 감소했기는 했지만 물류대란에 대한 대비책이 정부차원에서 철저히 수립돼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물류업계의 위상과 물류대란의 위험도와는 별 상관관계가 없는 듯 하다. 해운, 항공, 내륙운송업, 항만업계 등 물류업계에 대한 대 국민 인지도는 아마 항공분야를 제외하면 여타 분야는 낮은 지수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물류산업의 대표격인 해운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망각될 시 항공업체들의 파업 등에 의한 피해에 비교할 수 없는 국가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해운업은 특히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실어나르는 업종이면서 물류거점인 항만과 바로 연계되는 산업으로 물류를 선도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이러한 해운산업이 최근 미국, 일본경제의 불황에다 내수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어 크게 고전하고 있다. 수출물량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수입물량도 국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감축으로 하락세를 보여 국내 해운업계가 그 어느때보다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항선사, 대리점사, 복합운송업체 할 것 없이 치열한 경쟁속에 운임이 바닥권을 헤메고 있어 실속없는 장사로 애만 태우고 있다. 여기에다 원화환율 급등, 유가인상 등 해운업계에 큰 도움이 안되는 경제적 상황이 지속적으로 노정되고 있어 환차손, 운항원가 상승 등 악재들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국적외항업계의 경우 국내유수선사인 조양상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놓고 있고 장영해운은 파산위기로 몰리고 있으며 몇몇업체들은 경영상 어려움에 소문의 꼬리를 달고 다니며 업계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고 있어 전반적인 해운업계 분위기가 침울한 상태다.
다행히 현대상선의 경우 금강산사업을 현대아산측으로 넘기게 돼 해운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앞으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또 일부 신흥 중견선사들의 파이팅도 눈에 띄어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재무구조면에서 열악한 상태에 있는 국적외항선사들의 경우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사태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데 현재 우리나라나 세계경제 상황을 볼 때 해운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급속히 좋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어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84년 해운산업합리화를 통해 해운업체간의 통폐합이 이루어졌듯이 세계해운시장에서 우리나라외항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기업간의 합병 등이 신중히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고 있어 정부측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적외항업계나 국제해운대리점업계, 복합운송업계 모두 개방화이후 업체들이 급속히 증가해 한정된 물량을 놓고 출혈경쟁을 하다보니 자연히 경영에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었고 이 결과 쓰러져가는 업체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업계의 추이를 정부측은 강건너 불보듯 할 수 만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해운물류분야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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