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컨테이너선사 메디터레이니언쉬핑(MSC)이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1000척 시대를 열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6월2일 현재 MSC의 운항선단 규모는 1002척 733만TEU로 집계됐다. 선복량 기준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3421만TEU)의 21.6%를 이 선사 혼자서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해역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5척 중 1척 이상이 MSC 선박인 셈이다.
이 선사의 선단 중 자사선은 64%인 749척 467만TEU, 용선(임차 선박)은 36%인 253척 265만TEU다. 스위스 선사는 최근 1만TEU급 안팎의 신조선 4척을 잇달아 인도받으면서 선단 척수를 3자리에서 4자리로 바꿨다.
2021년 이후 300만TEU 확장
1970년 이탈리아 나폴리 선장 출신 잔루이지 아폰테에 의해 설립된 MSC는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 10위권 밖에 위치한 중상위권 선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 세계 5위 선사로 발돋움한 데 이어 2003년 2위 진입에 성공하며 20여 년간 덴마크 머스크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만년 2위 선사로 분류됐던 스위스 선사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운 시황이 급상승한 2020년 하반기부터 중고 컨테이너선을 대대적으로 인수하며 선단을 급격히 늘렸다. 2020년 8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52개월간 매입한 중고선은 402척 166만TEU에 이른다.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이 선사는 2021년 6월 400만TEU를 넘어섰고 2022년 1월 머스크를 2위로 끌어 내리고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에 등극했다. 이후 2023년 6월 500만TEU, 2024년 8월 600만TEU를 돌파하고 지난해 11월엔 700만TEU 고지를 밟았다.
척수로 보면 이 선사는 2017년 5월 500척에 도달한 뒤 2020년대 들어 앞자리를 가파르게 바꿨다. 2021년 6월 600척에 오른 뒤 2022년 10월 700척, 2024년 2월 800척, 지난해 4월 900척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1년 만에 대망의 1000척을 달성했다. 500척에 도달하는 데 47년이 걸렸지만 1000척으로 2배 늘리는 시간은 9년이면 족했다.
이 선사는 지난해부터 신조선 중심으로 선단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 브래머에 따르면 2025년부터 올해 5월까지 스위스 선사가 인도받은 신조선은 60척 70만TEU에 이른다. 2만TEU를 넘는 극초대형선은 1척도 없지만 확장성이 높은 1만4000~1만6000TEU 사이의 네오파나막스 선박을 27척 42만TEU 인도받았다.
이 밖에 1만~1만1000TEU급 20척, 8000TEU급 13척을 새롭게 선단에 편입했다. 올해 5개월간 인도된 선박은 총 9척으로, 1만TEU급 선박이 주류를 이룬다.
HMM 100척 달성 눈앞
MSC의 독주로 1~2위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2일 현재 머스크의 컨테이너선대는 742척 469만TEU로, MSC에 263만TEU 뒤진다. 지난해 1월에 비해 선복량 차이가 70만TEU 이상 커졌다.
머스크의 시장점유율은 13.8% 수준이다. 함께 제미니 얼라이언스를 결성한 독일 하파크로이트(7%)를 합쳐도 스위스 선사를 넘어서지 못한다. 신조 발주량에서도 MSC가 머스크를 100만TEU가량 앞선다.
두 선사와 함께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독일 하파크로이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에버그린, 우리나라 HMM, 대만 양밍, 이스라엘 짐라인이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HMM의 운항 선단은 6월 현재 98척 103만8000TEU 정도다. 이 선사는 지난해 10월 세계 8번째로 100만TEU를 돌파한 뒤 신조선을 추가로 인수하며 선단 100척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
해사물류통계 ‘세계 30대 컨테이너선사 선박량 및 시장점유율(2026. 6.)’ 참고)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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