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자에 이어>
나. 이 사건 대상판결이 공서양속 등에 반하는지 여부
1)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7년 4월5일 피고에게 건강검진을 통과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암말을 150,000달러에 매수하는 내용의 구매제안서를 팩스로 보내자, 피고는 2007년 4월6일 자신이 위 암말의 소유주임을 확약하면서 원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위 구매제안서에 서명해 원고에게 팩스로 송부한 사실, 피고는 2007년 4월7일 원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암말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후 건강이 양호하고 교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원고에게 전달한 사실, 원고는 위 검강검진비용 465.37달러를 지급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에게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송금지시서(wiring instructions)를 전달한 사실, 원고는 피고에 대해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했고, 이 사건 순회법원은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1980, 이하 ‘1980년 협약’이라고 한다)을 준거법으로 해 이 사건 대상판결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기초사실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미국 켄터키 주에 주된 영업소를 두고 있는 원고와 대한민국에 주된 영업소를 두고 있는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됐고(이 사건 암말은 ‘1980년 협약’ 제2조 소정의 적용 배제 사유인 ‘개인용·가족용 또는 가정용으로 구입된 물품’이 아님이 명백하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모두 ‘1980년 협약’에 가입했으며(대한민국은 2004년 2월17일 가입하고 2005년 3월1일 부터 발효, 미국은 1986년 12월11일 비준), 달리 위 협약에서 규정한 적용배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순회법원이 대한민국 민법이 아닌 ‘1980년 협약’을 준거법으로 적용해 이 사건 매매계약의 성립, 효과를 판단한 조치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와 피고가 구매제안서에 서명한 경위, 그 후 이 사건 암말이 건강검진을 통과하자 피고가 원고에게 송금지시를 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됐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것이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서 비롯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손해배상의 과다와 관련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일실손해 부분
제3항 가. 1)의 다)항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대상판결이 인정한 일실손해액 481,200달러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됐을 경우 원고가 얻었을 이익에서 지출됐어야 할 매매대금이나 각종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만을 산정한 것이어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돼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매매계약에 해약금 또는 위약금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위와 같이 산정된 일실손해가 과다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자문료, 법률비용 및 소송비용
앞서 채택한 증거를 종합해 인정되는 사실과 그로부터 추인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상판결에서 인정된 자문료, 법률비용 및 소송비용 전부를 승인하는 것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고 하는 대한민법 손해배상법의 기본원칙 또는 사회 일반의 법 감정상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대한민국에서 인정되는 상당한 금액을 현저히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는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보아 승인을 제한함이 옳다(공서양속을 이유로 승인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해는 대법원 1997년 9월9일 선고 96다47517 판결과 그 하급심 판결 참조).
(1) 당초 이 사건 암말의 매매가격은 150,000달러였고, 이 사건 순회법원은 손해배상액으로 639,044달러를 인정했는데 그 중에는 원고가 피고로 해금 계약을 이행하게 하기 위한 자문비용 50,000달러, 소송 전 법률비용 57,379달러, 2010년 5월10일까지의 지출한 소송비용 중 손해배상으로 인정하기에 상당한 50,000달러(원고가 소송비용으로 지출했다고 주장한 금액은 112,779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원고가 소송과 관련해 지출한 소송비용과 자문비용 중 이 사건 순회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157,379달러는 이 사건 매매대금인 150,000달러를 초과할 정도로 다액이다.
(2) 위 자문비용 50,000달러는 원고가 ‘N’라는 사람으로 해금 소를 제기하지 않고도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이행하도록 권유하는 데 소요된 비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순회법원은 위 50,000달러가 귀책사유 없는 원고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감경하기 위해 들인 비용(mitigation expenses)이라고 평가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채무불이행을 한 당사자로 해금 계약을 이행하도록 설득하거나 촉구함으로써 손해를 감경하는 역할을 하는 자문사 (consultant)를 선임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전제하고, 위 자문비용을 ‘1980년 협약’ 제74조에 따른 부속의견 제6항 소정의 원고가 입은 ‘부가적 손해(additional costs)’로서 상당한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거액의 자문비용을 들여 계약의 이행을 촉구하는 자문사를 선임하는 관습이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3) 대한민국은 변호사 보수에 관해 ‘변호사보수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을 적용해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 보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 사건 대상판결에 따라 일실손해로 인정된 481,200달러를 소송목적의 값으로 계산할 경우 그 금액이 약 10,000,000원에 불과하다.
다) 제한 범위
위와 같은 사정들과 갑 제1호증의 기재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가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 대응하면서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아니한 행위를 했고, 이 사건 순회법원도 ‘1980년 협약’이 소송비용을 손해배상액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피고가 취했던 부적절한 소송행위와 소송지연책을 상세하게 적시하면서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소송비용이 증가됐다고 판시한 다음, 원고가 지출했다고 주장하는 소송비용 112,779달러 중 50,000달러만 인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한되는 승인의 범위는 위 157,379달러의 50%인 78,689달러(달러 미만 버림)로 정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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