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만이 지난해 3211만TEU의 화물을 처리하면서 소폭 성장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3년 연속 컨테이너 물동량 신기록을 작성했다. 다만 이는 환적화물이 늘어난 효과로, 수출입화물은 전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비컨테이너 화물을 포함한 전체 항만 물동량 또한 후퇴하면서 국내 항만들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 고전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전국 항만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화물은 3210만9000TEU를 기록했다. 전년 3173만4000TEU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환적화물은 3.8% 늘어난 1441만4000TEU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선사들의 노선 재편이 이어진 가운데 환적 물량이 확대되는 쾌거를 이뤘다.
반면 수출입 물량은 1753만2000TEU를 기록, 1년 전 1768만5000TEU보다 0.9% 줄었다. 수출은 1% 감소한 876만9000TEU, 수입은 0.7% 감소한 876만20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우리나라 항만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지난 2022년 일시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듬해부터 매년 물동량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 시황이 둔화되는 상황에도 물동량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모든 화물이 고르게 늘었던 2023~2024년과 달리 지난해는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줄며 경기 둔화 양상이 표면화됐다. 수출과 수입 물동량이 동반 감소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전국 컨테이너 항만의 분기 실적은 2023년 1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성장곡선을 그렸으나, 지난 4분기 들어 상승 흐름이 꺾였다. 지난해 1·2분기 2%대 성장률로 전반기를 마무리했지만 3분기 증가 폭이 0.9%로 둔화된 데 이어 4분기엔 -0.5% 역성장했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흐름이 약세로 전환됐다.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대비 1% 증가한 3분기를 제외하면 1분기 -1.2%, 2분기 -0.4%, 4분기 -2.9%의 감소 흐름을 띠었다. 특히 2분기엔 수입화물이 0.1% 증가하고 3분기엔 수출화물이 2.1% 증가했으나, 1·4분기엔 수출입 물량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환적화물이 매 분기 증대돼 물동량 성장을 이끈 점은 고무적이다. 분기별로 1년 전보다 6.9% 5.3% 0.6% 2.4% 늘었다.
비컨테이너 화물을 포함한 전체 항만 물동량은 저조한 성적이 두드러졌다. 지난 1년간 전국 항만의 총 화물 처리량은 15억7101만t으로, 2024년의 15억8565만t보다 0.9% 감소했다. 6월(0.02%↑) 9월(6.2%↑) 11월(2.5%↑)을 제외한 9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설과 추석 연휴로 휴일이 길었던 1월 10월은 물동량이 각각 5.4% 5.7% 줄며 감소세를 더했다. (
해사물류통계 ‘전국 항만 물동량 물동량’ 참조)
수출입 물동량 10억1629만t, 환적 물동량 3억2496만t, 연안 물동량 2억2976만t으로 각각 0.6% 1% 2.1% 감소했다. 비컨테이너 화물은 전년(10억3362만t)보다 1.5% 감소한 10억1813t을 처리했다.
한 해 실적을 지역·국가별로 살펴보면, 서남아시아(-8%) 중동(-7%) 유럽(-12%) 아프리카(-7%)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3개 지역은 2년 연속으로 물동량이 줄었다.
가장 붐비는 시장인 극동아시아 지역을 오간 물동량은 1년 전에 견줘 0.8% 늘어난 1610만7000TEU였다. 이 가운데 중국은 1089만TEU를 기록,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두 번째로 교역량이 많은 북미 지역 물동량은 2.6% 늘어난 524만6000TEU로 집계됐다. 미국만 보면 439만8000TEU로 0.3% 신장했다. 미국 물동량 증가율은 전년 약 16%에 견줘 눈에 띄게 둔화했다. 1년 내내 이어진 미국의 관세 정책 변동으로 이 항로를 오간 화물도 월별로 심한 등락을 보였다. 특히 수출화물은 2·3분기 각각 8% 6% 감소했다. (
해사물류통계 ‘해외 지역별 컨테이너 물동량’ 참조)
부산·광양 2% 성장…항만별 희비 교차
항만별 실적을 보면, 부산 광양 평택 3개 항만에서 성장했으나 인천 울산 2개 항만에서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부산항은 환적화물, 광양항은 수출입화물이 실적을 견인했다.
부산항은 지난해 2488만2000TEU를 처리하면서 역대 최대 물동량을 경신했다. 1년 전 2440만2000TEU에 비해 2% 증가했다. 다만 1~3분기 증가세를 이어가다 4분기 0.2% 감소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4분기 수출입 화물이 전년보다 3.5%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부산항 실적 성장은 환적화물이 주도했다. 국내 1위 항만이 지난해 처리한 환적 물량은 전년(1349만7000TEU) 대비 4.4% 증가한 1409만7000TEU로 집계됐다. 반면 수출입 물동량은 1090만5000TEU에서 1078만5000TEU로 1.1% 감소했다.
부산항의 상위 5개 교역국은 중국 미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순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3%) 일본(4%) 항로를 오간 화물은 늘어난 반면, 미국(-0.2%)과 멕시코(-11%) 물동량은 줄었다. 특히 대(對)미 수출입화물은 3분기에 대폭(7.2%) 감소했다. 국가별로 중국 698만5000TEU, 일본 288만7000TEU, 미국 404만7000TEU, 멕시코 84만1000TEU로 집계됐다. 캐나다는 16% 급증한 82만2000TEU를 처리했다.
광양항은 물동량 상위 3개 항만 가운데 유일하게 견실한 수출입 물동량을 기록했다. 연간 처리 물동량은 205만9000TEU로, 전년(201만TEU) 대비 2% 증가했다. 이 항만은 3분기에 1.5% 역성장했지만 나머지 기간 동안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수출입화물은 180만5000TEU로, 1년 전(170만1000TEU)에 견줘 6% 더 증대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스위스 선사 MSC,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독일 선사 하파크로이트 등 선사들의 새로운 기항지로 추가된 것이 물동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환적화물은 30만9000TEU에서 24만9000TEU로 줄어 20% 감소했다.
평택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95만6000TEU로, 개항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년 전에 비해 3만1000TEU, 백분율로는 3.4% 늘었다. 2024년 물동량 반전에 성공한 데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입과 환적 물동량은 94만1000TEU 1만5000TEU로, 각각 3% 9% 성장했다. 가장 많은 비중(82%)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교역량은 3% 늘어난 78만7000TEU로 집계됐다.
반면 인천항은 연초부터 부진한 실적으로 시작해 한 해를 마이너스로 마무리했다. 인천항이 1년 동안 처리한 화물은 344만4000TEU로, 전년 355만6000TEU 대비 3% 감소했다.
2024년 수출입·환적화물이 동반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것과 달리 지난해는 모든 실적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입 물동량은 3% 감소한 340만5000TEU, 환적 물동량은 20% 감소한 3만9000TEU였다. 이 항만은 3분기에 1% 반짝 성장했지만 1분기 8%, 2분기 4%, 4분기 2% 각각 역성장했다.
울산항 또한 물동량 부진에 시달렸다. 울산항은 2024년 주요 5개 항만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데 이어 이번에도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동량은 전년(40만1000TEU) 대비 13.4% 감소한 34만70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물동량은 1년 전 39만5000TEU에서 34만3000TEU로 13%, 환적 물동량은 6200TEU에서 2600TEU로 58% 각각 감소했다. 울산항은 비컨테이너 화물까지 0.7% 줄면서 이 항만의 총 물동량은 1% 역성장한 1973만t이었다. (
해사물류통계 ‘국내 주요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참조)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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