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24 09:45
선박전용펀드 도입, 동북아물류중심국 건설의 주 과업
선박전용펀드 도입은 동북아물류중심국 건설의 중요한 과업이라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임종관 박사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해양부는 "해운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선박전용펀드 조성, 외화환산회계제도 개선, 해운세제 개편, 해운·조선 연계 육성 등 20개의 중심 추진과제가 제시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장기발전전략이 공개됐다. 이 계획에 제시된 중점 추진과제는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될 수 없는 중요한 과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들 중 선박전용펀드의 도입은 해운산업의 발전 뿐만아니라 조선산업과 금융산업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고 나아가선 수출입교역의 발전은 물론 동북아 물류중심국 건설에도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고 밝혔다.
선박전용펀드는 선박의 건조나 매입에만 투자할 수 있는 펀드다. 다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반국민들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모집한 투자자본과 금융기관들로부터 차입한 자금을 합해 선박을 건조하거나 매입한 후 그 선박을 선사들에게 장기간 임대한 다음 적절한 시기에 선박을 매각함으로써 얻어지는 수익금을 투자자들에 배분한다는 것이 선박전용펀드의 기본개념이다.
선박전용펀드가 국가적으로 어떠한 의의를 갖는지 살펴보면 첫째, 이 펀드제도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새로운 발전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1970년대 후반 해운항만청이 설립된 이후 해운산업은 꾸준히 성장해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해운국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선사들의 부채가 계속 누적돼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했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취약했기 때문에 1980년대 초 오일쇼크에 의한 세계 무역 침체의 여파로 우리나라는 해운산업합리화라는 큰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선박을 대대적으로 처분하는 위기를 다시한번 겪게 됐다. 하지만 선박전용펀드제도가 도입되면 선사들은 선박투자회사가 확보한 선박을 임대하기 때문에 부채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사들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으며 선박투자회사가 확보하는 선박은 그 선가의 30~50%정도를 국민적 투자자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해운산업이 일반국민들의 지대한 관심분야로 부각된다는 것이다. 이에 선박전용펀드의 도입은 해운산업 발전모델을 외부차입금에만 의존하는 국민적 무관심 모델에서 국민적 참여와 감시속에서 발전하는 모델로 탈바꿈시키는 전환기가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선박전용펀드제도의 도입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국민들이 소유하는 선박을 선사가 임차해 운항하는 국민적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과업이라는 것이다.
둘째, 선박전용편드는 해운산업, 조선산업, 금융산업 등을 결합시킴으로써 국민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지대한 제도이다.
선박은 고가의 운송시설이다. 특히 수출입화물을 운송하는 외항선박은 규모가 클 뿐만아니라 거친 파도를 극복하기 위한 고도의 기술이 집중되기 때문에 많은 자본이 투입된다는 것. 예를 들어 요즘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로 각광받는 LNG를 수송하는 선박은 1척에 1억5천만달러이상의 투자를 요한다. 우리나라 외항선대가 국제경쟁력을 현상유지하려면 연간 선박확보자금이 대략 2조원이상 조달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국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면 국내외 자본시장이나 금융시장에서 조달돼야 할 선박확보자금이 3조원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선박확보는 회수기간이 10년을 초과하는 장기투자를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이 외국선사들의 선박을 건조하는 국내조선소에 배정하는 선박금융이 연간 약 2조원정도다. 이러한 규모의 선박 수출금융으로 조선산업은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조선국으로 도약하게 됐다. 따라서 연간 3조원정도의 선박투자를 원활하게 회전시킬 수 있는 선박전용펀드가 정착된다면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자본시장과 금융시장도 매년 3조원정도 신규수요를 기대할 수 있으며 특히 장기투자상품이 빈약한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매년 1~1.5조원 정도의 신규수요를 새로운 도약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선박전용펀드는 우리나라 수출입 교역의 안정적 발전은 물론 국제경상수지의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운업계가 수도 없이 강조해 온 것처럼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이상을 선박이 운송하고 있다. 따라서 선박의 확보는 대외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국민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외환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 선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운항중인 선박을 대대적으로 처분했고 신규선박의 확보는 전무했다.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도태되고 나아가선 수출입 상품의 해상물류 통제권을 외국선사들이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외국선사들의 통제하에선 수출입상품의 안정적인 운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국적선사들의 선박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선박전용펀드는 안정적인 교역발전에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선사들이 수취하는 운임수입은 연간 1백억달러를 초과하는 규모이다. 그동안 선박확보자본을 거의 전적으로 외국금융시장에서 차입했기 때문에 선사들이 벌어들이는 운임수입의 상당한 부분을 외국의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이 회수해갔다. 그러나 선박전용펀드가 도입되면 이러한 회수자금이 우리 국민들의 몫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경상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넷째, 선박전용펀드의 도입은 동북아물류중심국 건설에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정부는 동북아물류중심국 건설을 국가 발전목표의 하나로 채택했다. 수출입 상품의 물류에서 선박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동북아물류중심국 건설을 위해선 선박의 확보가 필수요건이다. 그런데 국적선사들이 신규선박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기존 선박의 처분만 지속한다면 동북아 해상물류의 주도권이 외국선사의 수중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외국선사들이 통제하는 동북아물류중심국 건설은 그 실익이 매우 빈약해 진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선박전용펀드는 국민이 소유하는 선박을 전문선사가 빌려쓰는 해운산업발전모델이며 따라서 국민들의 참여와 감시속에서 발전하는 새로운 해운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연간 3조원정도의 장기선박투자시장을 조성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선산업 및 금융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고 대외교역의 안정적 발전은 물론 동북아물류중심국가 건설이라는 새로운 국가발전모델을 성공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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