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진공 “수급불균형 심화” 상반기 선박매매 하락세

올해 상반기 선박 매매(S&P)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는 25일 발간한 특집 보고서에서 “상반기 선박 매매 거래 건수, 매매된 선박 톤수(재화중량톤수, DWT), 거래 금액, 건당 평균 금액 같은 주요 지표가 모두 하락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3년간의 선박 거래와 가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고선 시장은 올해 들어 수요 위축과 매도세 강화, 평균 선령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매수자 우위의 시장 구조가 표면화된 걸로 조사됐다. 특히 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유효 수요가 상당 부분 소진된 것으로 분석됐다. 

선형별로 보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간 희비가 엇갈렸다. 컨테이너선은 장기 정기선 계약 중심의 운용 특성과 고가 매입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가중되면서,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벌크선은 5만t급 안팎의 수프라막스와 7만t급 안팎의 파나막스 선형을 중심으로 실수요 기반의 선별적 거래가 유지됐고 탱크선은 초대형 선박(VLCC) 등 대형 선형을 중심으로 비교적 견조한 수요가 지속됐다. 

신조선 시장도 조정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동안 발주된 신조선은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하면서,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LNG선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은 유지됐지만 여전히 높은 건조 비용과 조선소 공급능력 제한 등의 제약으로 인해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해운 수요 부진과 신조선 인도 증가 등의 공급 변수가 중고선 시장에 구조적인 영향을 끼쳤고 중고선 가격은 단기 운임과 투자 심리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특히 올해는 대부분의 선종이 수요 증가율보다 공급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돼 운임 하방 압력과 선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걸로 예상했다. 

해진공 박종연 해양산업정보센터장은 복합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리는 접근보다 실수요 기반의 보수적인 매입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고선 시장의 높은 민감도와 변동성에 미뤄 정교한 리스크 분석과 수급 전망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번 보고서는 해운정보서비스 누리집(kobc.or.kr/ebz/shippinginfo)과 해진공 카카오톡 채널에서 열람할 수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