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사업은 발전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입지 발굴에서부터 인·허가 취득까지의 모든 사항을 수행함에 따라 난개발의 우려가 크고, 주민과 어업인에 대한 수용성 확보도 어려워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탄소중립의 실현과 해상풍력 보급 목표의 차질 없는 이행, 이를 통한 해상풍력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해상풍력발전 보급 방식과 다른 획기적인 제도와 지원방안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국회 보고서 중 ‘대안 제안 이유’ 참고).
이에 국회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입지를 발굴하고, 주민 및 어업인 수용성이 확보된 환경친화적인 발전지구에 대해 각종 협의 및 인·허가를 일괄처리함으로써 해상풍력발전의 전 과정을 지원하며, 해상풍력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및 수산업과의 상생을 위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체계인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상풍력특별법’)」안을 마련하였다.
해상풍력특별법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으며,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공포 1년 후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본 기고에서는 해상풍력특별법의 주요 내용과 법 시행에 따른 기대와 우려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해상풍력특별법(안)을 살펴보면, 예비지구·발전지구 지정, 해상풍력발전사업자 선정 및 실시계획 승인 등 해상풍력발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해상풍력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안 제6조), 해상풍력발전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에 대하여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비지구를 지정할 수 있게 된다(안 제14조).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예비지구를 대상으로 기본설계안을 수립하고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하게 된다(안 제16조).
즉, 해상풍력특별법 시행에 따라, 그동안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해상풍력개발 방식이 정부가 주도해 적합한 입지를 발굴하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발전사업자는 이번 특별법 시행을 통해 기존 최대 10개 부처와 29개 법률에 따른 인허가를 받느라 길게는 10년 가까이 걸리던 복잡한 절차를 정부 주도 절차로 약 3년으로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또한, 예비지구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예비지구가 두 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 관할 해역에 걸쳐 있는 경우 시·도지사)은 기본설계안에 관한 사항 등을 협의하기 위하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그 협의 결과를 위원회에 통보하여야 하는(안 제17조) 등, 수산업계는 어업인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특별법에 따른 민간협의회를 통해 법적으로 보장받을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보아 그에 대한 기대도 크다.
나아가 이 법이 공포된 날부터 해상풍력발전사업 목적의 풍황계측기 설치 허가를 금지하고,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가 아닌 지역에서의 해상풍력발전사업 허가를 금지하며(안 제33조 및 부칙 제1조), 기존 법률에 따라 전기사업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신청하는 경우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이 법에 따른 해상풍력발전사업자로 선정할 수 있고, 해당 사업자의 종전 사업부지는 발전지구로 지정된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부칙 제2조제2항).
그런데 이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해 이미 허가를 받은 90여 개 기존 사업장 사업자들도 상기 해상풍력특별법의 적용과 함께 동일한 지원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입지가 적합하지 않아도 정부로부터 전기사업 허가를 이미 받은 업체가 적정성 평가 없이 새로이 시행되는 해상풍력특별법을 적용받으며 계속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필자는 위 해상풍력특별법(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기존에 해상풍력의 개발·운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확실하지 않아 개별 인허가 과정에서 정부와 사업자 간 마찰이 다소 있었다는 점 및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도 부족했다는 점 등으로 보아 이번 특별법 시행이 우리나라 해상풍력발전사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우려 등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 후, 그에 따른 적절한 하위법령을 마련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 경험을 쌓았다. 배에서 내린 뒤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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