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6 09:04

“제미니 이탈했지만…” 내년 부산항 북유럽항로 증가할듯

스위스 MSC, 부산-북유럽 서비스 늘려
HMM 속한 프리미어얼라이언스 2편 유지


내년 2월 프리미어얼라이언스로 출발하는 우리나라 HMM과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이 스위스 MSC와 연합체를 구성한다.

독일 선사 하파크로이트가 자신들과 맺었던 디얼라이언스(TA)에서 탈퇴해 덴마크 머스크와 제미니(Gemini Coorperation)를 결성하자 이에 맞대응해 세계 1위 선사와의 제휴 카드를 꺼내들었다. MSC도 같은 2M 멤버였던 머스크가 다른 경쟁사와 손을 잡자 국내 선사와 협력하는 전략을 타진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프리미어-MSC 연합이 제미니와 정반대의 사업 전략을 들고 왔다는 점이다.

선복량 기준 세계 2위와 4위 선사가 뭉친 제미니는 기간항로에선 주요 항구만 취항하고 대부분의 항만을 피더 노선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을 도입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아시아-북유럽 4개 노선에서 취항하는 항만은 불과 28개 항구만 취항할 예정이다. 1개 노선당 7곳의 항구만 찍는 셈이다.

반면 MSC는 기간항로에서 가능한 많은 항구를 취항할 방침이다. 스위스 선사는 아시아-북유럽 4개 노선에서 무려 55개 항구를 기항지 명단에 포함시켰다. 1개 노선당 제미니의 2배인 14개 항구를 들른다. 선사들의 전략 차이로 항만 간 희비도 교차되고 있다. 

亞-북유럽 노선 18편→19편 증가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운항동맹(Alliance) 재편 이후 주요 컨테이너항만의 아시아-북유럽항로 취항 편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항이 가장 큰 혜택을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부산항도 제미니 이탈에도 MSC가 취항 선박을 늘리면서 수혜를 보는 항구에 포함됐다.

내년 2월부터 아시아-북유럽 간 컨테이너선 항로는 현재보다 1개 늘어난 총 19개로 개편될 예정이다. MSC와 프리미어얼라이스, 제미니가 각각 4개를 운영하고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대만 에버그린으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는 7개 서비스를 유지할 전망이다. 현재는 2M 5개, MSC 단독 2개, TA 4개, 오션 7개 등 총 18편이 운항 중이다. 

이 중 부산항을 취항하는 노선 북유럽항로 서비스는 5편으로 1편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부산항을 거점으로 하는 북유럽항로 서비스는 오션얼라이언스를 제외하고 2M 1개, MSC 단독 1개, TA 2개 등 총 4편이다.

2M은 출범 당시 스완(AE2) 알바트로스(AE5) 실크(AE10) 3개 노선에서 부산항을 취항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부산 기항을 서서히 줄여 현재는 알바트로스 1편에서 부산을 서비스한다. 다만 MSC는 올해 들어 2M과 별도로 스완 서비스를 아시아-미국 서안 노선인 센토사와 통합해 펜듈럼 항로로 개편하면서 기항지 명단에 부산을 다시 추가했다. 

MSC는 내년엔 부산항 취항을 주 3편으로 1편 늘릴 예정이다. 스완과 함께 라이언 콘도르 서비스가 부산항을 취항한다.

프리미어는 TA 때와 같은 2편을 유지한다. 프리미어-MSC 연합 차원에서 5개의 부산-북유럽 노선을 운영하는 셈이다. MSC는 아울러 1편의 광양-북유럽 노선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2M 체제에서 실크(AE10) 서비스가 광양항을 들르고 있다.

반면 제미니는 부산항과 광양항을 아시아-유럽 노선의 중간 기착지에서 제외했다. 부산에서 수출되는 화물을 6000TEU급 안팎의 대형 셔틀 선박으로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까지 실어 나른 뒤 유럽으로 환적 운송한다는 구상이다. 

싱가포르, 내년 2월 북유럽 노선 6편 늘어

싱가포르항은 운항동맹 체제 변화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항구로 지목됐다. 무려 북유럽 서비스 6편이 늘어날 전망이다. MSC에서 6개, 프리미어에서 8개, 제미니에서 3개 노선을 운항한다.

베트남 까이멥도 북유럽 노선 수가 3편에서 5편으로 늘어난다. MSC와 프리미어에서 각각 1개씩 까이멥 서비스를 늘린다고 예고했다. 제미니는 까이멥을 취항하지 않는다. 

중국 옌톈항과 닝보항,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항은 기항 편수가 줄어든다. 특히 옌톈항은 3편이나 감소할 전망이다. MSC가 1편 늘리는 대신 머스크가 제미니 출범 이후 2편 감축할 예정이다. 프리미어도 4편이던 옌톈항 노선을 2편으로 감축키로 했다.

닝보항의 북유럽 노선은 1편 줄어든다. 현재 2M 5개, MSC 2개, TA 2개 등 9개 노선이 취항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머스크가 제미니 차원에서 2편만 기항하기로 했다.

탄중펠레파스항에선 2편이 감소한다. MSC가 독자적으로 운항하던 이 항구 서비스를 없애는 한편 2M에서 6편을 취항하고 있는 머스크가 제미니로 갈아타면서 5편으로 1편 감축할 예정이다. 탄중펠레파스항은 머스크의 거점 항만이다.

중국 상하이항은 기존 10편이 그대로 유지된다. MSC가 4편, 프리미어와 제미니가 각각 3편을 취항한다고 예고했다. MSC와 머스크가 전체적으로 현재보다 노선 수를 1편 줄이는 대신 프리미어가 1편 늘린다. (해사물류통계 ‘아시아 주요항 아시아-북유럽 노선 취항 편수 변화’ 참조)

북유럽 항만들의 경우 영국 펠릭스토항이 2편, 독일 함부르크항과 프랑스 르아브르항이 각각 1편씩 노선이 늘어나는 혜택을 본다. 반면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 노선이 4편이 감소하는 것을 비롯해 영국 런던게이트웨이 노선이 2편, 독일 브레머하펜 노선이 1편 각각 줄어든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현재의 노선 수를 유지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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