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3 17:34

마셜제도 풍력 화물선 국내 조선소서 건조

인니 전통돛 채택 탄소 80% 저감

 
한국선급(KR)은 저탄소 돛단 화물선 <주렌애>(Juren Ae)호를 마셜제도공화국 해운공사(MISC)에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독일 국제협력공사(GIZ)가 국제 기후 이니셔티브(IKI)의 자금을 지원받아 발주한 <주렌애>호는 독일 환경부가 2017년부터 진행 중인 마셜제도 저탄소 해상 운송 전환 프로젝트의 하나로 개발됐다.

선박 개발엔 한국선급과 독일 에멘-레어 응용과학대학, 마셜제도공화국 해운공사, 아시아조선, 부산 해군 설계 회사 코스텍(Kostec) 등이 참여했다. 독일 에멘-레어 응용과학대학 해양캠퍼스에서 설계하고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아시아조선이 건조를 담당했다. 

신조선엔 혁신적인 기술이 도입됐다. 독일 해운 설계사 HSVA가 인도네시아 전통 돛을 기반으로 설계한 부분 자동화 돛 시스템(Indosail-Sailing Rig)이 선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과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과 결합해 비슷한 크기의 선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80%가량 줄일 수 있다. 

또 하이브리드 전력 시스템을 채택해 저속으로 운항할 땐 엔진뿐 아니라 프로펠러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돛을 사용하면 12노트, 보조 디젤 엔진을 사용하면 7노트 안팎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이 밖에 잉여 풍력으로 충전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장착해 저속 운항 시 전기 구동이 가능하다. 

감리와 기술 지원을 담당한 한국선급의 이형철 회장은“<주렌애> 프로젝트의 성공은 지속 가능한 해상 운송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고 “국제 온실가스 규제 강화의 기류 속에서도 고객들이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기술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지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주렌애>호는 마셜제도와 태평양 지역에서 MISC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며, 높은 연료비로 어려움을 겪는 태평양 섬 지역에 저탄소 해상 운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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