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스올그룹 계열사인 한국컨테이너풀(KCP)이 다회용 수송포장재 운영 등 컨테이너 풀링 사업을 확대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로 취임 4년차를 맞이한 한국컨테이너풀 서지영 대표이사는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톱티어 패키징 물류 플랫폼 회사로 성장하겠다”며 “개별 일회용 포장의 표준화, 다회용 물류기기 시스템 도입 등의 환경적 역할뿐 아니라 고객사들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구적인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영 방침을 전했다.
컨테이너 풀링은 표준 규격의 컨테이너를 임대하고 회수해 공급망 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물류비를 절감하고 물동량 변동 대응, 회수와 세척 등의 운영 부담에서 자유로워서 요즘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류기기를 반복 사용하고 재생 소재화하기 때문에 자원 절감, 탄소 배출 저감 등의 친환경 효과도 탁월하다.
한국컨테이너풀은 제18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인 ‘배터리팩 컨테이너’는 위험물로 분류되는 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송한 후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 패키지로, KCP와 로지스올 기술연구소의 합작품이다. 최근 콜드체인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신선식품 전용 보관 컨테이너 ‘코콘(COCON)’도 지난해 이 상을 받았다.
이 회사 서지영 대표를 만나 취임 이후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올해로 한국컨테이너풀에 취임한 지 4년차가 됐다고 들었다. 소감은?
제가 대표를 맡은 이후, 감사하게도 우리 회사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 및 안정적인 수익률을 함께 달성하고 있어 기쁘고 한편으로는 해가 갈수록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임직원분들과 주주, 고객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 한국컨테이너풀은 앞으로도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물류 패키징 솔루션을 선도하는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
Q. 한국컨테이너풀에 대해 간단히 소개 바란다.
한국컨테이너풀은 지난 1996년 설립된 로지스올그룹의 계열사로, 컨테이너 박스 임대 사업을 주요 사업 모델로 하고 있다. 당사는 이 사업을 통해 자동차, 전자, 식품, 유통 등 다양한 산업의 생산·유통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공용으로 이용하는 5000만개의 표준화된 다회용 물류 기기를 적시적소에 공급·운영하고 있다.
현재 박스 물동량 연간 1억만개를 상회하는 글로벌 공급망을 아우르는 리터너블 패키징 시스템(Returnable packaging system)을 27년째 영위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반복·순환 사용이 가능한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적 물류시스템을 의미한다. 적기에 사용된 용기를 회수해 현지 업체에 재공급하거나 한국으로 다시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회용보다 내구성과 기능성 있는 물류 용기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보호와 적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엔 35만개 고객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사의 운송, 용역, 판매 등의 3자물류사업(3PL)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친환경 다회용 포장용기 사업을 운영해 기업들의 환경적 측면에서 고려한 사업 아이템을 구축하고 있다.
Q. 팬데믹 기간에 취임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팬데믹 기간 동안 글로벌 공급망 혼란 가중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지속 가능한 친환경 경영 모델을 추구하는 물류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당사의 경영 방침과 사업 모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기간 동안 비대면·온라인 구매 방식이 활성화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했다. 전자상거래로 납품하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박스 수요도 같이 급증했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매출액은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식품 유통, 자동차 부품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오른 2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3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한국컨테이너풀만의 미래 전략이 있다면.
당사는 자동차, 전자, 최근에는 2차 전지, 배터리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분야에서 동반 진출해 현재 전세계 20여개국에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년 전부턴 본격적으로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북미-유럽을 아우르는 CKD 수출 포장에서 전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문 표준화된 리터너블 물류기기를 대단위로 안정적으로 공급·운영하고 있다. 배터리 팩셀, 2차전지 모듈 등의 국가간 이동에서도 위험물 포장 인증을 획득한 일회용 및 리터너블 패키징을 개발해 미래 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식품, 유통, 소비재 분야에선 비표준화, 일회용 포장을 여전히 쓰고 있는 전통적인 시장 예를 들어 수산업계 또는 농산 도매 시장을 주요 마케팅 타깃으로 하여 우리의 표준화된 다회용 포장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로지스올 한국컨테이너풀 동안성 콜드체인(신선물류)센터 전경 |
작년에는 가락시장 도매 출하 업체들과 손잡고 기존의 일회용 포장을 대체하는 표준화된 P박스로 농산품을 시범 투입 중이며 부산 공동 어시장에서는 재래식 목상자를 대체해 반복세척이용 가능한 박스로 우리 회사가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또한 신선보관 가능한 보냉기능성, 재생원료, 저중량 소포장 대응 가능한 포장단위의 신규 박스 라인업들을 계속 유통 분야에서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물동량의 대처를 위해 경기도 여주에 연면적 5000평 세척 센터 및 안성 1만평 신선물류센터 등 첨단 IT 자동화 시스템을 겸비한 신규 물류센터 두 곳을 취득해 플필먼트 등의 물류 프로세스를 한 차원 높이는 사업 인프라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향후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물류 작업의 효율성을 급격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물류 고도화’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다. KCP는 주요 사업인 물류 용기 임대 사업 외에도 다양한 3PL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최신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물류 자동화를 통한 물류 고도화를 이뤄내 보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콜드체인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KCP에서는 대표적으로 신선식품 전용 보냉 컨테이너 COCON을 개발해 시장에 적극 영업해 오고 있다. COCON은 생산, 포장, 유통과정에서 온도태그의 센싱을 통해 시간, 위치, 온도 정보를 수집해 운송 과정상의 유통이력과 상품의 온도이력을 가시화해 제공하는 스마트 콜드체인 시스템과 연동, 전반적인 콜드체인 유통관리를 지원하는 스마트 보냉 컨테이너로 개발됐다.
향후 모니터링 수준이 아닌 콜드체인 전용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해 독보적으로 고도화된 콜드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간 식자재 물류센터의 경우 대부분 정형화되지 않은 상품 모양과 예외 취급 상품이 많은 문제로 자동화 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위해 그룹사 로지스올컨설팅, 엔지니어링, 시스템즈와 같은 IT 및 자동화 관련 계열사와 협력하며, 적용 가능한 기술 및 센터를 물색하고 있다.
Q. 낮은 이직률 등 회사의 기업 문화를 두고 호평이 많다.
한국컨테이너풀은 회사 로열티가 높고 이직율이 낮아 창립 멤버부터 MZ세대인 신입 직원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연차 서열보단 업무 위주의 수평적인 기업 문화, 연 2회 커뮤니케이션 워크숍, 최고경영자(CEO) 레벨까지 상시 소통 가능한 심층 개인 면담 등을 통해 유능한 인재에게 최적의 역할을 매칭하려는 인사 철학을 추구하고 있다.
친환경·효율성 갖춘 ‘배터리팩 컨테이너’
▲한국컨테이너풀 송가라모 팀장(왼쪽)과 로지스올 기술연구소 송창헌 프로 |
올해 패키징 대전 수상작의 개발을 주도한 한국컨테이너풀 송가라모 팀장과 로지스올 기술연구소 송창헌 프로는 ‘배터리팩 컨테이너’에 대해 “리터너블(재사용 가능)하면서 위험물 인증을 받은 패키지는 우리가 최초”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Q.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을 부탁드린다.
이번에 수상한 배터리팩 컨테이너는 기존 일회용 포장을 대체하고자 개발한 제품이다. 친환경성과 포장효율성 부분을 높게 인정받아 큰 상을 받게 됐다. 배터리 관련 물류기기는 한국컨테이너풀이 사업을 확장하려고 전략적으로 개발, 영업을 추진하는 중요한 분야다. 도전적인 시장인 만큼 이번 수상으로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미칠 수 있길 기대한다.
Q. 개발자로서 소회가 궁금하다.
(송창헌) 입사 이후 다양한 물류 패키징을 개발, 개선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이번 제품은 특히 패키징 대상 수상으로 더욱 빛을 발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항상 최적의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연구소 선배님, 동료, 현업 담당자분과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Q. 이번 수상작인 배터리팩 컨테이너는 어떤 기능을 하는 제품인가?
배터리팩 컨테이너는 완성된 배터리팩을 고객사(자동차 제조기업)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해상으로 운송할 때 사용하는 포장재다. 국내 최초로 재사용할 수 있고 접는(폴딩) 형태인 데다가 리튬이온 배터리(UN3480)의 위험물 포장 인증(KOMDI)을 받았다. 친환경과 운송 안정성 모두 확보한 셈이다.
이 제품은 지속해서 재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에 배터리를 운반할 때 사용하던 일회용 포장을 대체해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재사용성이 우수한 범용 플라스틱과 철재로 만든 이유다. 특히 플라스틱 부품은 재생 원료로 만들어졌다.
▲배터리팩 컨테이너 완성 형태(위)와 2단 적재 및 외측 폴딩 된 모습 |
형태로는 측벽을 내·외측 양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컨테이너 구조를 구현했다. 이 기술은 현대·기아차와 공동 특허를 출원했다. 내측으로 접으면 벽체가 반으로 접혀 빈 컨테이너를 보관하거나 운송할 때 효율을 증대하고, 외측으로 접으면 완전히 개방된 형태로 펼쳐져 배터리팩 적입 작업을 용이하게 하고 스크래치 발생을 최소화한다.
또 측벽 일체형 상하 고정 구조를 적용해 별도의 부속품 작업 없이도 간편하고 견고하게 배터리팩을 고정한다. 기존 일회용 포장과 비교해 포장 작업 시간을 70% 단축할 수 있다.
규격 최적화와 패키징 공용화도 이뤘다. 해상용 컨테이너에 정합성을 맞춰 패키징 손실을 최소화하고, 일반형과 항속형 2가지 배터리팩을 호환해서 적입할 수 있도록 패키징을 일원화했다. 패키징 제작비 8%, 운영·관리비 10%가량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Q. 개발 배경이 궁금하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팩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팩 시장은 향후 15년간 5배 이상 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물동량은 점차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터리 운송용 컨테이너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기존 배터리팩 패키징은 목재, 골판지 포장과 같은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어 구매와 폐기물 처리비가 과다하게 발생한다. 또 일일이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포장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회용 포장재 규제가 강화되자 물류비용 절감과 규제 대응 방안으로 재사용 패키징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다. 또한 기존에는 위험물 승인을 받지 않은 포장재가 사용됐는데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 운송 과정에서 안정성이 강조되면서 유엔 인증을 받은 물류 기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수요처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종합적인 요인을 인지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때마침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양산 시점과 맞물리면서 주 고객사인 현대글로비스에서 배터리팩을 운반할 수 있는 컨테이너를 요청했다. 아이오닉5 차종 배터리 운반에 적용한 컨테이너가 이번에 수상한 제품이다. 2022년 말에 개발을 끝내고 지난해 상용화에 들어갔다.
Q.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완성되기까지 1년여가 걸렸다. 협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중간에 형태가 바뀌는 일이 많았다. 양방향 폴딩, 측벽 일체형 상하 고정 구조라는 특허 기술을 가지고 개발을 시작했다.
한번은 완성 단계에서 일반형·항속형 배터리팩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중량과 모양을 다시 고려해 설계를 수정했다. 제품을 납품하는 싱가포르 공장이 자동화 공장이라 이 설비에 맞춰 규격과 기능을 바꾼 일도 있었다. 위험물 승인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도 초기에는 쉽지 않았다. 최종으로 세 번째 버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송가라모) 우리가 일을 가져오면 송창헌 프로를 비롯한 기술개발팀이 고생해서 구현해준다. 힘든 점이 많았을 텐데 악조건 속에서도 완성해줘 고맙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Q. 지난해에도 KCP가 패키징 대전에서 ‘IoT센서 내장 콜드체인 상자’로 수상했다. 이 제품은 실제로 얼마나 활용이 되고 있나?
신선식품 배송에 최적화된 스마트 보냉 컨테이너 ‘COCON’이다. 스마트 온도 모니터링 기능을 내장해 온도 관리가 용이하다. 박스 안쪽에 부착된 IoT 센서로 내부 온도가 실시간으로 측정되며, 스마트폰으로 박스 양 측면의 NFC 센서를 태그하면 박스를 열지 않고도 온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태그한 위치, 시간, 온도 정보는 서버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기록된다.
현재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샐러드, 반찬류, 이유식 상품 위주로 약 20여 고객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2021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약 20억원 정도 된다. 국내 패키징 솔루션 실증 후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Q. 현재 개발 중이거나 앞으로 개발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본격적으로 전기차 폐차가 시작되는 2025년부터 폐배터리팩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팩 컨테이너를 일부 수정, 보완하면 폐배터리팩 시장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국내에서 배터리팩을 제작해 해상 운송을 거쳐 수출하는 형태도 있지만, 최근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정책의 영향으로 배터리사의 북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물류비를 절감하려고 배터리셀이나 모듈 단위로 수출하는 운송량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셀, 배터리 모듈도 운송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재사용 가능한 패키징을 개발해 이차전지 물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