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해운물류조선시장은 홍해 사태란 대외 변수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지난해 급전직하했던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연초부터 개선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큰 폭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벌크선 운임도 지수가 50% 이상 오르는 등 견실한 성장세를 띠었다. 10대 항만 물동량은 10%의 두 자릿수 성장을 신고했다.
하지만 기업 실적은 시황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운임이 크게 오른 원양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도 웃은 기업이 있는 반면 한숨을 내쉰 기업도 눈에 띠었다.
북미항로 컨운임 3배 폭등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7% 늘어나는 등 수요 성장에 힘입어 1~5월 평균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173에서 올해 1820으로 55% 상승했다. 선형별로 케이프사이즈 운임이 급등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케이프사이즈 운임지수(BCI)는 지난해 1451에서 올해 2800으로 93% 뛰어올랐다. 파나막스 운임지수(BPI)와 수프라막스 운임지수(BSI)는 각각 31% 오른 1764, 27% 오른 1258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운임은 올해 들어 2배 이상 급등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5개월 평균 상하이운임지수(SCFI)는 204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0에 견줘 2배(109%) 상승했다.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상하이-미서안항로 평균 운임은 지난해 1340달러에서 올해 4053달러로 3배(202%) 폭등했다. 미동안항로 평균 운임도 지난해 2420달러에서 올해 5415달러로 120% 올랐다. 북유럽항로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지난해 905달러에서 올해 2507달러로 2.7배(173%) 급등했고 지중해항로 평균 운임은 지난해 1662달러에서 올해 3488달러로 108% 인상됐다.
국적선사들의 1분기 영업실적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원양 컨테이너선은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근해 컨테이너선은 약세를 보였다. 벌크선사들의 희비도 교차됐다.
HMM은 1~3월 세 달 동안 영업이익 3979억원, 순이익 4655억원을 각각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은 33%, 순이익은 54% 각각 개선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2조425억원에서 올해 2조2833억원으로 12% 성장했다. 평균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해 1061달러에서 올해 1350달러로 27% 오른 데다 컨테이너 물동량이 86만TEU에서 89만TEU로 4% 늘어난 게 실적 성장의 배경이다.
팬오션은 매출액 8609억원, 영업이익 967억원, 순이익 553억원을 각각 신고했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액은 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5% 55% 줄어들었다. 주력 사업인 벌크선이 두 자릿수의 실적 하락을 겪은 데다 근해 컨테이너선 사업이 부진을 보인 게 실적 하락의 배경이 됐다.
SM그룹의 3개 해운 계열사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대한해운과 창명해운은 실적 개선을 일궜지만 대한상선은 침체를 띠었다. 대한해운은 2배 이상 늘어난 2907억원의 매출액과 752억원의 영업이익, 56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창명해운도 매출은 25% 늘어났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 전환했다. 반면, 대한상선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내림세를 보였고 순이익은 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SS해운은 두 자릿수의 외형 확장에도 수익성 감소를 맛봤다. 매출액은 16% 성장한 1127억원을 거둔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 40% 감소한 209억원 118억원에 그쳤다. 동방(해운부문)은 매출액과 이익이 모두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33% 늘어난 619억원, 영업이익은 41% 늘어난 59억원, 순이익은 4배 가까이 늘어난 76억원을 거뒀다.
장금상선 계열사인 흥아해운은 매출액은 5% 늘어난 370억원을 거두며 호조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순이익은 30~40%의 하락세를 맛봤다. 지난해 창립한 STX그린로지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132억원, 영업이익 24억원, 순이익 27억원을 신고했다.
컨선사 영업실적 희비…짐라인·완하이 흑자전환·머스크 적자
홍해 사태 장기화로 해상 운임이 크게 올랐지만 선사들은 마냥 웃지 못했다. 이스라엘 짐라인을 제외한 유럽계 선사와 일본 ONE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반면, 짐라인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며, 대만계 선사들은 큰 폭의 이익 개선을 시현했다.
덴마크 AP묄러-머스크그룹은 1~3월 동안 해상운송 사업 부문에서 매출액 80억900만달러(약 11조원), 영업이익 -1억6100만달러(약 -2200억원)를 각각 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19억6900만달러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도 전년 98억7300만달러와 비교해 19% 감소하며 외형 확대에 실패했다.
프랑스 CMA CGM 역시 전년 대비 각각 11% 36% 후퇴한 78억58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의 매출과 19억5000만달러(약 2조7000억원)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파크로이트는 전년 18억7400만달러에서 79% 감소한 3억9600만달러(약 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46억23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전년 60억2800만달러와 비교해 23% 감소했다.
일본 컨테이너선사 ONE은 2023회계연도 4분기(2024년 1~3월) 매출액 38억6400만달러(약 5조3000억원), 영업이익 2억2300만달러(약 30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46억4200만달러 11억8400만달러에서 17% 81% 각각 감소했다. 이 밖에 중국 코스코는 해상 부문에서 1~3월 석 달 동안 매출액 60억8300만달러(약 8조3200억원), 영업이익 11억5100만달러(약 1조5700억원)를 각각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억4200만달러 13억4900만달러에 비해 1% 15% 각각 감소했다.
반면, 짐라인은 매출액 15억6200만달러(약 2조1400억원), 영업이익 1억6700만달러(약 2300억원)를 각각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13억7400만달러에서 1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1400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대만계 선사들도 일제히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에버그린은 매출액 886억NTD(약 3조7000억원), 영업이익 157억NTD(약 6600억원)를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668억NDT에서 3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11억NTD에서 41% 증가했다. 양밍해운은 매출액은 19% 증가한 438억NTD(약 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5.4배(437%) 성장한 79억NTD(약 3300억원)를 각각 달성했다. 이 회사는 2023년 1분기엔 매출액 370억NTD, 영업이익 15억NTD를 각각 냈다.
같은 기간 완하이라인은 매출액 276억NTD(약 1조2000억원), 영업이익 22억NTD(약 1000억원)를 각각 냈다. 1년 전 256억NTD -32억NTD에 비해 외형은 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롯데 영업익 성장 vs 현대 외형 확장
분기별 실적을 공시하는 국내 주요 종합물류기업 3개사는 올해 1분기 수익성을 잡는 데 집중했다.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잡은 기업은 없지만 순이익은 3곳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종합물류기업 3곳의 1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3.9%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3%p 상승했다. 삼성SDS(물류사업),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0.8%p 0.6%p 오른 3.3% 2.5%였다. 반면 현대글로비스는 0.6%p 떨어진 5.8%로 나타났다.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자동차 시장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에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영업이익은 3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반면, 매출액과 순이익은 6조5864억원 3062억원으로 각각 4.5% 8% 늘어났다.
부문별로 물류 사업은 해외 완성차 내륙운송 수입 증가로 1년 전보다 6.1% 늘어난 2조2749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영업이익 또한 1817억원으로 8% 증가했다.
반대로 해운 사업은 완성차 해상 운임이 개선되고 비계열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액은 1조1511억원으로 14.1% 늘었지만 홍해 사태로 선복 부족과 통항 지연 등 악조건이 이어지며 영업이익은 21.9% 하락한 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하는 유통 사업은 매출액 3조1605억원, 0.4%의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해외 트레이딩 사업을 일부 축소하면서 영업이익이 1206억원으로 9.4% 감소했다.
회사 측은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선박 투자 계획을 밝히며, 전략 화주를 공격적으로 유치하고 물류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SDS는 IT서비스를 제외한 물류 사업만 집계했을 때 3개사 가운데 가장 크게 외형 손실을 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은 3조2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259억원 2169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6.2% 4.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물류 사업의 매출액은 12.3% 감소한 1조6937억원, 영업이익은 17.9% 증가한 561억원으로 집계되면서 명암이 갈렸다.
삼성SDS 측은 글로벌 운임 하락과 물동량 감소에 따라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공급망 관리 디지털 플랫폼인 첼로스퀘어가 25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81% 성장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제 정세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외형은 축소됐으나, 물류 인프라 투자와 자동화에 따른 물류 효율성을 지속 추진하면서 이익은 개선됐다. 매출액은 885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3.5% 하락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3억원 7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26.7% 55.6%) 증가폭을 보였다.
이 가운데 택배와 SCM 사업은 각각 3482억원 3310억원의 매출 실적을 내면서 1.8% 3.1%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860억원과 640억원으로 집계되며 53.4% 31.4% 대폭 늘었다. 글로벌 사업 분야에선 매출액은 2068억원으로 18.9% 감소,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2.9% 증가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프랑스 선사인 CMA CGM과 물류 협약을 맺고 5월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글로벌 물류 인프라에 5천억원 투자를 약속하는 등 해외 사업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물량 확대 추세에 항만물류사 외형 성장
국내 주요 항만물류기업 6개사는 올해 1분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등 글로벌 물동량 증가 등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일궜다. 수익성은 개별 기업에 따라 물류 운영 효율을 높이면서 대체로 개선됐으나, 몇몇 기업들은 관리비 등 운영 비용이 늘어나면서 상반된 결과를 냈다.
6대 항만물류기업의 1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3.8%로 전년 동기 대비 0.8%p(포인트) 후퇴했다. CJ대한통운과 케이씨티시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7% 5.6%를 기록,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0.2%p씩 상승했다. 반면 한진, 세방, 동방, 인터지스 등 4개사는 각각 3.3% 3.2% 4.5% 2.3%의 영업이익률을 냈고, 0.2%p 0.9%p 0.1%p 4.0%p 하락했다.
CJ대한통운은 물량 증가, 생산성 혁신 등을 통해 외형이 성장하고 수익성이 증대됐다. 택배·계약물류(CL)·글로벌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늘어났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9214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 순이익 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10.4% 14.5% 증가했다.
주요 사업 별로 보면 글로벌 사업은 포워딩 특화 물류 확대로 매출액이 3.9% 성장한 1조763억원을 기록했다. 택배·이커머스 사업은 2.9% 오른 9370억원로 집계됐다. 해외직구 및 패션·뷰티 등 물량 확대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및 셀러 고객 유치 효과 등이 영향을 끼쳤다.
한진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량과 대전 메가허브 터미널 개장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택배·글로벌·하역 등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5.5% 늘어난 71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소폭(0.4%) 줄어든 234억원을 냈고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5억원에서 올해 같은 시기 -34억원을 거두며 적자가 확대됐다. 수익성 악화엔 택배시장 경쟁 심화와 운영 원가 상승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세방은 외형과 이익이 모두 개선되며 호성적을 냈다. 세방의 올해 1분기 매출액 3348억원 영업이익 108억원 순이익 387억원으로 29.2% 2.9% 123.7% 성장했다. 지난해 4월 편입된 JBL그룹의 제주 사업 매출 반영과, 종속기업인 세방익스프레스와 세방메탈트레이딩의 약진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의 주된 배경이 됐다.
동방은 전체 영업실적이 호조를 띠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순이익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동방의 매출액은 210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4% 올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95억원 105억원으로 4.4% 288.9% 늘어났다.
케이씨티시는 외형이 축소됐으나 수익성 개선을 일궜다. 이 기업의 매출액은 1.2% 역신장한 2043억원을 낸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 5.8% 성장한 115억원 91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인터지스는 운영 비용 증가, 원가 상승 등에 영향을 받아 매출이 올랐으나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157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2.3%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억원 28억원으로 60%이상씩 감소했다.
세계 10대 항만 물동량 1분기 ‘두자릿수’ 성장
세계 10대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 1분기 수요 강세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러·우 전쟁, 홍해 사태 장기화 등 대외 악재에도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더불어 중국발 물량 공세 등이 전체 물동량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물동량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7025만TEU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기(6336만TEU)에 견줘 10.9%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5956만TEU) 대비 18.0% 상승했다.
항만 별로 보면 홍콩항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항만 물동량은 모두 늘어났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중국 상하이항은 첫 세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1246만TEU로 집계됐다. 상하이항에 이어 싱가포르항은 10대 항만 중 두 번째로 1분기 물동량 1000만TEU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싱가포르항은 10.7% 오른 997만TEU를 기록했다.
3위 닝보·저우산항도 전년보다 100만TEU 가량 늘어나며 900만TEU를 넘어섰다. 이 항만은 14.8% 상승한 914만TEU의 처리 실적을 냈다. 최근 들어 선전항을 제치고 4위 자리를 수성 중인 칭다오항은 세계 10대 항만 중 유일하게 20%의 최대 성장폭을 보이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이 항만의 올 1분기 물동량은 20.0% 증가한 737만TEU로 집계됐다.
이어 ▲5위 선전항 717만TEU(14.2%) ▲6위 광저우항 609만TEU(17.4%) ▲7위 부산항 601만TEU(5.9%) ▲8위 톈진항 541만TEU(14.2%) ▲9위 홍콩항 334만TEU(-2.7%) ▲10위 로테르담항 329만TEU(2.0%) 순이었다.
우리나라 부산항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물동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생산·소비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분기 역대 최대 물동량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입과 환적 화물도 모두 늘어났다. 이들은 각각 3.2% 8.3% 오른 271만7700TEU 329만4700TEU를 기록했다. 환적 부문에선 글로벌 선사들의 미국(19.6%) 베트남(54.6%) 환적 물동량이 호조를 띠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
조선 빅3, 13년만에 영업익 동반 흑자
한국조선이 전 세계 친환경선박 발주량을 모두 쓸어 담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국조선은 올해 1~3월 동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등을 수주, 중국을 제치고 분기별 기준으로 3년 만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의 1분기 수주액은 136억달러(18조3000억원)로, 126억달러(약 17조원)를 기록한 중국을 앞섰다. 우리나라는 전년 96억달러와 비교해 42%, 중국은 116억달러 대비 9% 각각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다.
수주액은 지난해 연간 실적인 299억달러의 약 46%에 해당한다. 한국조선은 환경 규제와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 LNG 운반선 29척, 암모니아 운반선 20척 등의 친환경선박을 100%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 3’는 1분기 친환경선박을 싹쓸이하며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3개월 동안 91억9000만달러 규모의 수주액을 올렸다. 지난해 수주액 84억9600만달러와 비교해 8% 늘어난 수치다. 올해 수주 목표액인 135억달러의 68%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수주액 38억달러를 신고했다. 3개월 동안 연간 목표 97억달러의 39%를 채웠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23억5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올해부터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아 달성률을 확인할 수 없지만, 지난해 1분기 8억달러와 비교해 3배(194%) 폭증한 수주액을 달성했다.
대형조선사들은 선별 수주에 따른 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올해 1분기 일제히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조선 빅3가 동반 흑자를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5156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 순이익 1933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순이익은 1년 전 -190억원 -1518억원에 견줘 흑자 전환했으며, 매출액은 4조8424억원에서 14% 신장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4배의 영업이익 신장을 거뒀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1~3월 석 달 동안 매출액 2조3478억원, 영업이익 779억원, 순이익 7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96억원보다 약 4배(297%)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조6051억원에 비해 46% 신장했다.
반면, 순이익은 전년 93억원에서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매출액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 당기순이익 5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4398억원 대비 매출액은 58.6%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628억원 -1204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 이경희 기자·최성훈 기자·홍광의 기자·박한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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