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8 14:00

동남아항로/ ‘한달째 공급부족’ 코로나사태 시황급등 재연

베트남행 운임 2년만에 400弗 돌파


동남아항로 시황이 코로나 사태 초기 시절의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선복 부족이 표면화하면서 운임이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6만49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1만6600TEU에서 15%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전년 동월 대비 12% 늘어난 17만6400TEU, 수입화물은 19% 늘어난 18만85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이로써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다. 아울러 지난 2월의 14%에 이어 2개월 만에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지난해 4월 실적이 11% 감소하는 부진을 보인 게 기저효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수입화물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각각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국가별로 플러스 성장을 신고한 베트남 등 5개국이 모두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26% 늘어난 12만7700TEU, 2위 태국은 22% 늘어난 5만54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22% 늘어난 4만80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13% 늘어난 4만2000TEU, 6위 필리핀은 10% 늘어난 2만900TEU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5위 대만과 7위 싱가포르는 각각 1% 감소한 3만3600TEU 1만9300TEU, 8위 홍콩은 14% 감소한 1만8000TEU에 머물렀다. 홍콩은 2021년 10월부터 2년 7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는 한편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2만TEU 선을 밑도는 실적을 띠었다.

운임은 우리나라와 중국발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2023.1을 기록, 4월의 1544에 비해 31% 급등했다. 월간 SEAFI가 2000포인트 선을 넘어선 건 2022년 8월의 3109 이후 약 2년 만이다.

노선별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가 36% 오른 388달러, 베트남 호찌민이 24% 오른 397달러, 태국 램차방이 24% 오른 457달러, 필리핀 마닐라가 10배(908%) 오른 60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이 37% 오른 421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26% 오른 48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노선에서 2022년 7~8월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주간 SEAFI는 노동절 연휴로 집계를 쉰 5월 첫째주를 제외하고 8주 연속 상승하며 5월17일 현재 2099.1을 찍었다. 2022년 9월2일의 2329.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 운임은 싱가포르 408달러, 베트남 404달러, 태국 466달러, 필리핀 66달러, 말레이시아 435달러, 인도네시아 487달러다. 베트남행 운임은 2022년 7월29일 468달러 이후 1년10개월 만에 40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한국 기점 운임도 강세를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5월 평균 한국-동남아 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59달러를 기록, 전달 평균 473달러 대비 18% 올랐다. 동남아항로 월간 KCCI는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띠었다.

5월20일자 주간 KCCI는 573달러로, 지난해 5월29일 591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TEU 환산 운임은 286달러로, 중국발 운임에 비해 100달러 이상 낮다. 동남아행 KCCI는 부산발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운임을 토대로 산출된다. 2분기 저유황할증료(LSS)는 전분기 대비 20달러 하락한 TEU당 110달러가 부과되고 있다.

선사들은 베트남 등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최근의 동남아항로 활황 배경을 분석했다. 5월1일을 전후해 5일간 이어진 중국과 베트남의 노동절 연휴에도 소석률이 100%에 이르는 등 만선 행진이 6월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장금상선 흥아라인 고려해운 천경해운 팬오션 등이 한국-동남아 직항로를 개편해 중국을 기항하면서 한국 기점의 공급량을 줄인 것도 시황 상승을 부채질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항로는 코로나 사태로 시황이 급등했던 2020년 4분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 등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원부자재 수요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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