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26 17:28

컨테이너세, 동북아 거점항 위상확보에 걸림돌

컨테이너세가 동북아 중심항 위상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KMI의 박태원 박사에 따르면 부산시는 컨테이너세의 존속을 통한 단기적인 세수증대에만 급급해서는 안되며 컨테이너세의 부과가 당장 부산항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분명 부산항의 경쟁력으 약화시키는 요인임은 틀림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산시는 보다 긴 안목을 갖고 우리나라 최대의 관문항이 아닌 동북아 허브항만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 차원에서 컨테이너세의 폐지를 긍정저긍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01년말로 시한이 만료되는 부산항 컨테이너세의 존폐 여부를 둘러싸고 부산시와 하주협의회간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당초 항만배후도로의 건설을 위한 목적세로 부과했기 때문에 현재 건설중인 도로의 공정에 따라 컨테이너세의 부과를 연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하주협의회는 최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교역환경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업체에 물류비의 부담을 다소나마 덜어주어야 한다며 컨테이너세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20피트 컨테이너에 2만원, 40피트 컨테이너에 4만원을 부과하고 있는 컨테이너세는 부산시가 항만배후도로 확충 등 물류인프라 구축을 위해 부산항을 통해 도로로 운송되는 수출입 컨테이너에 대해 지난 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 한시적으로 부과되고 있다. 부산시가 징수한 컨테이너세는 작년말까지 5천1백10억원이었으며 금년말까지는 5천9백2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서 컨테이너세를 부과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부산시가 유일하다. 광양시와 인천시는 컨테이너화물 유치를 통한 항만의 활성화를 위해 각각 97년과 2001년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컨테이너세를 폐지한 바 있으며 울산시와 마산시도 컨테이너세의 부과를 유보하고 있다. 컨테이너세는 항만배후도로의 확충 등 물류인프라의 구축에 사용됨으로써 도로체증을 완화하여 물류비를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그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컨테이너세의 부과는 부산항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부산항과 함께 세계적인 허브항만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광양항의 경우 최근에 와서 물동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광양항의 약진은 광양시의 적극적인 화물유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컨테이너부두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항만이용 비용을 대폭 낮추는 등 이용자인 선사와 화주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광양시는 광양항을 이용하는 선사에게 선박입항료와 접안료를 전액 면제해 주고 있으며 예선과 도선료도 20% 할인해 주고 있다. 광양시가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물류비 측면에서 부산항과 비교할 때 선사에게 20피트 컨테이너당 5천1백18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주에게는 화물입항료를 전액 면제하고 컨테이너세의 폐지로 물류비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아니라 광양항은 컨테이너의 무료장치기간을 최장 30일까지 연장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하역요금도 낮게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부산항과 동북아의 허브항만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일본, 중국, 대만 등의 주요 항만들은 컨테이너화물의 유치를 위해 앞다투어 항만비용의 인하 등 항만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상해항을 필두로 중국의 주요 항만들은 대규모 항만개발과 값싼 항만비용을 무기로 동북아 허브항만의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33.1%가 증가한 5백61만2천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세계 6위를 차지한 바 있는 상해항은 제 10차 5개년계획기간중에 푸동지구의 해안선에서 30km 해상에 위치한 단산군도의 대소양산에 수심 15미터의 컨테이너터미널 56개 선석을 개발하는 대단위 항만개발계획을 확정했다. 동 터미널은 금년 하반기에 착공돼 오는 2005년까지 8개 선석이 완공될 예정이며 2010년 완공시에는 연간 1천4백만TEU이사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중국항만의 두드러진 성장은 우리나라 항만에게 최대의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포트아일랜드와 로코아일랜드의 대규모 항만건설 투자로 동북아 최대의 컨테이너항만으로서의 위상을 누렸던 고베항은 높은 항만비용으로 인해 선사와 화주가 등을 돌려 세계 5위권 항만에서 99년 세계 19위에서 2000년에 세계 25위로 쇠퇴한 항만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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