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해양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정치권과 해양수산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장 출신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국민의힘 점퍼를 입혀주는 환영식을 열었다.
이날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능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양수산 해운물류조선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 국민 인재로 모시게 됐다”고 김 교수 영입 배경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김 교수를 “이례적으로 선장 출신으로 국내 최고의 해상법 전문가가 된 인물”이라며 “일본 선사에 입사해서 최연소 선장이 됐지만 항해 도중 사고를 당한 것을 계기로 해상법학자의 길로 전환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대학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최우수 연구 실적을 낸 교수에게 주어지는 안암연구상을 3회, 최우수 강의 평가를 낸 교수에게 주어지는 석탑강의상을 4회 수상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해 김 교수의 탁월한 연구 업적이 영입을 결정하는 데 핵심 요인이 됐음을 시사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 교수가 현장 경험과 해상법 이론을 접목해 성과를 낸 점을 들어 “법률 분야에선 굉장히 보기 드문 인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국민의힘의 김 교수 영입은 해운물류조선과 수산업계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해양수산부 공무원 출신이 정계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해양대를 졸업하고 승선 경력을 갖고 있는 전문 인재가 국회에 들어간 사례는 한 번도 없는 까닭이다.
그만큼 해양산업계는 해양 전문가의 국회 입성에 매우 목말라 있다. 50여개 단체를 포함한 160여명의 해양수산계 인사가 김 교수 영입 추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게 이를 방증한다. 김 교수의 주력 분야인 해운항만물류뿐 아니라 수산 조선 조선기자재 해군 해양경찰 등 범해양계 인사들이 여당의 해상법 전문가 영입을 적극 요청했다.
현재 해양수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제사회의 환경 규제에 맞서 한국해운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무탄소 선박 등의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정책 추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국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 조선의 미래 먹거리 개발, 소멸 위기에 놓인 어촌 재건도 시급한 현안이다. 내년 초 해운 동맹(얼라이언스) 재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국내 대표 선사가 새로운 동맹을 결성해 세계 해운 무대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아울러 지난 연말부터 불거진 홍해 사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발 글로벌 공급망 단절 사태를 겪으며 해운물류산업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생생히 목도한 터라 홍해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교수가 밝혔듯 바다는 대한민국 대도약의 디딤돌이다. 우리나라가 침체된 국민경제를 부흥하고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바다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지원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려면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겸비한 해양 전문가가 직능 비례대표 등의 방법으로 국회에 진출해 입법 활동에 참여하고 기간산업 발전에 힘을 쏟는 정치적인 토양이 마련돼야 한다.
여야를 막론해 각 정당들이 지금보다 더 바다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관련 전문가 영입과 정책 도입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이 커지는 이유다.
집권 여당의 해양 전문가 영입을 적극 환영한다. 아울러 영입에 머물지 말고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게 해양수산계의 목소리임을 알아주기 바란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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