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침체에도 국내 포워더 숫자는 증가곡선을 그렸다. 특히 작년 신규 등록된 포워딩업체 수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포워더 수는 5221개로 최종 집계됐다. 물류정책기본법에 따라 등록된 국내 포워딩 업체 수는 현재까지 약 5200개, 관세법에 따라 관세청에 등록된 업체는 약 3900개로 추산된다. 실질적으로 약 1300개의 포워더들은 자신들이 적하목록 신고를 직접 안 하는 업체들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 부산 인천 경기도 등 국내 주요 지역에서 영업 중인 포워딩업체 수는 1년 전(4552개)에 견줘 110개 늘어난 4662개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인천, 기타 등 3개 지역은 각각 66개 78개 56개 증가한 2632개사 599개사 559개사를 나타냈다. 반면 부산과 경기도는 각각 16개 18개 줄어든 862개사 569개사로 집계됐다.
포워더들의 창업 열풍 배경엔 해외 직접 구매(직구) 급증 등 전자상거래 강세가 주효했던 걸로 보인다. 특히 인천 지역 쪽에 직구 물량을 직접 처리하는 소규모 포워더들이 잇따라 늘어나는 걸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하반기 해운 불황에도 예상 외로 적정 운임 수준을 유지한 것도 한몫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해운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1000~1100달러선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기인 2019년에 견줘 여전히 200~30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수요 부진과 운임 하락 등 해운·물류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포워더 창업 열기가 조만간 식을 거란 분석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한 포워딩업계 관계자는 “물류정책기본법과 관세법에 따라 등록된 포워더 수의 차이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며 “이는 적하목록 신고를 안하는 소규모 포워딩업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포워딩업체 최다 분포 지역인 서울시에서 새롭게 등록한 업체는 150개, 폐업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거나 서울시의 직권으로 등록취소를 당한 업체는 47개로 파악됐다. 지난해 서울 지역에서 포워딩업체 수가 약 100개 더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서구가 44곳으로 가장 많았고, 2위 중구는 15곳이었다. 공동 3위 강남구, 마포구, 종로구 등 3개 지역은 각각 13곳씩 기록했다. 4위 영등포구와 5위 서초구는 각각 11곳 10곳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금천구(6곳) 송파구(4곳) 구로구(4곳) 용산구(3곳) 성동구(3곳) 동대문구(2곳) 성북구(2곳) 은평구(2곳) 중랑구(2곳) 강북구(1곳) 동작구(1곳) 광진구(1곳) 도봉구(1곳) 등 13개 지역은 10개 미만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 등록 건수는 줄어 들었지만 문을 닫은 업체는 2022년보다 적었다. 자진 폐업 또는 등록 취소된 포워딩업체 수는 총 47개사로 전년보다 56개 줄어들었다. 이 중 자진 폐업을 신고한 업체 수는 27개 감소한 45개사였고, 등록 취소된 업체 수는 29개 줄어든 2개사로 나타냈다.
2022년 신규 등록된 포워딩업체 수는 148개로 최근 5년간 두 번째로 높은 건수를 기록했지만 폐업 및 등록취소 건수도 103건에 달하며, 실질적으로 순증가된 포워딩업체 수는 지난해(98개사)의 2분의1 수준에 불과한 45개사에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해운 호황기에 포워딩 업체 수가 우후죽순 늘어나다가 돌연 시황이 급변하면서 자본력이 부실한 소규모 포워더들이 버티지 못한 채 줄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등록 취소 조치는 포워더의 기본 설립 자본금인 3억원을 충족하지 않거나, 1억원 한도를 보장하는 화물배상책임보험이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내려진다. 총 3차례의 사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뒤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서울시청이 사업권을 박탈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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