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기업 CJ대한통운이 국내 최대 스타벅스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남부권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다.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커피 물류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힌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은 경기 이천에 이어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스타벅스 남부권물류센터’를 가동한다고 22일 밝혔다. 축구장 6개와 맞먹는 약 3만8000㎡(1만2000평)로, 커피 전용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하루에 출고되는 물량만 13만 개에 이른다.
CJ대한통운이 스타벅스 남부권센터 부지로 낙점한 국제산업물류도시는 부산신항, 가락 IC와 인접한 남부권 물류망의 핵심 지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커피 원두는 총 18만8000톤으로, 이 가운데 93%인 17만4000톤이 부산항으로 수입됐다. CJ대한통운은 기존 이천센터는 수도권 지역을, 남부권센터는 경상도·전라도 지역을 각각 맡아 배송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커피 맛의 핵심은 ‘원두’다. 원두는 신선식품인 만큼 깐깐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CJ대한통운은 상품이 들어온 순간부터 보관, 포장, 배송까지 모든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 이를 위해 남부권센터 자체를 ‘거대한 냉장고’로 지었다. 이후 콜드체인(cold chain·냉장 유통 시스템) 차량으로 신속하게 매장까지 배송한다. 과일, 샐러드와 같이 취급이 까다로운 상품도 배송 가능하다.
CJ대한통운은 피킹(picking·상품 담기) 속도를 높이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남부권센터에는 상온, 냉장, 냉동 등 온도별로 수만 개의 상품이 보관돼 있다. 매장마다 주문 상품과 수량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주문에서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의 70% 정도가 피킹 작업에 소요된다. 적재된 박스를 들어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는 ‘로봇팔 디팔레타이저(Depalletizer)’, 매장별로 상품을 자동 분류해 주는 ‘PAS(Piece Assorting System)’ 등 자동화 설비를 통해 배송 효율을 높였다.
빠른 배송은 시간 단축을 넘어서 품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커피를 최상의 상태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1위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가 CJ대한통운과 10년 넘게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이유다.
과거 커피 물류는 원두를 단순 배송 대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제반 물품과 전체 물류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커피 전문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일선 매장에서 직접 재고관리와 물류 작업을 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을 통해 물류 고민을 줄이고 상품과 고객 관리에 집중하면서 사업이 성장하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김권웅 CJ대한통운 W&D본부장은 “스타벅스 남부권센터를 통해 물류의 핵심 경쟁력인 신선도와 배송 속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며 “오랜 업력에서 나오는 CJ대한통운의 차별화된 물류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벅스와의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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