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항로는 유럽 북미 등 원양항로와 마찬가지로 고운임 기조가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던 운임은 하반기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9일까지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470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38달러에서 13% 떨어졌다. 올해 8월까지 2000~3000선을 유지하던 운임은 9월 이후 1000달러선으로 하락했다. 12월9일자 운임은 1171달러를 기록, 5주 연속 하락하며 1000달러선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최고치인 3790달러에서 70% 추락한 수치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중동항로 운임지수(KCCI)는 12월12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760달러로 11월7일 첫 발표 이래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주 2868달러 대비 4%, 전달 3204달러 대비 14% 각각 떨어졌다.
상반기 중동항로는 통상적으로 비수기에 속하지만 예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선사들은 2월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해 운임 방어에 나섰지만 2022년엔 선복난이 극심했다. 춘절 여파가 무색하게 운임은 고점을 형성했다. 2월18일 상하이발 두바이행 TEU당 운임은 전달 3695달러로 1년 전 1856달러와 비교해 2배(99%) 급증했다.
주요 글로벌 얼라이언스는 중국 도시 봉쇄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6월 초까지 임시결항을 확대했다. 계약운임 상승에 글로벌 선사들의 1분기 영업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항로 물동량은 2분기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이후 쏟아지는 수요와 선사들의 결항으로 증가세가 지속됐다. 선사 관계자는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상하이 봉쇄 해제로 도시가 생산 활동을 재개하면서 아시아발 중동행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중동항로는 선사들의 화물 집화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운임이 하락세를 거듭했다. 공급이 크게 늘면서 소석률(화물대비적재율)이 90% 밑으로 떨어졌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선사 관계자는 “적체가 심한 유럽항로의 배를 빼서 중동에 넣다 보니 선사들의 화물 집화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운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국경절을 앞두고 화물을 미리 보내려는 ‘반짝 수요’도 실종하면서 약세 시황을 연출했다. 여기에 현지 구매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화물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선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편, 중동 최대 교역국인 사우디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항만청에 따르면 사우디항만의 2022년 3분기 컨테이너 처리량은 198만TEU로 전년 179만TEU 대비 11% 늘었다. 같은 기간 화물 처리물량은 12% 증가한 8300만t을 기록했다. 사우디항만청은 사우디 북부 및 동부 철도와 주바일산업단지의 내부 철도 네트워크를 연결을 통해 사우디 항만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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