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머스크를 중심으로 세계 톱3 컨테이너선사들이 물류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세계 5위인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항만 터미널 사업 확대에 나선다.
하파크로이트는 이탈리아 항만물류기업 스피넬리 지분 49%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존 대주주인 스피넬리 가문은 지배지분(51%)을 계속 보유한다. 인수금액은 상대방과의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거래는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몇 달 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스피넬리는 1960년대 운송회사로 설립돼 이탈리아와 유럽을 거점으로 한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탈리아 제노아에 컨테이너선 터미널과 벌크선 터미널, 살레르노에 컨테이너선 터미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탈리아에서 보관 배송 내륙물류사업도 벌이고 있다.
하파크로이트는 최근 몇 년간 환적 거점으로 활용할 터미널을 잇따라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1년 덴마크 머스크 자회사인 APM터미널에서 독일 야데베저항에 있는 빌헬름스하펜 컨테이너터미널(CTW) 지분 30%와 빌헬름스하펜 철도터미널(RTW) 지분 50%를 사들였다.
또 올해 초 유로게이트 콘트십이탈리아와 제휴해 2024년부터 330만TEU 처리능력의 터미널을 운영하는 내용의 다미에타얼라이언스컨테이너터미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밖에 독일 함부르크항 터미널 지분 25%, 모로코 탕헤르항을 운영 중인 TC3얼라이언스 지분 10%를 취득했다.
이 회사 롤프 하벤얀센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12~15개 지역 환적물량을 통합할 계획”이라며 “이들 지역의 절반을 투자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로이즈리스트는 보도했다.
비록 스피넬리가 물류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지만 독일 선사는 머스크나 프랑스 CMA CGM처럼 물류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벤얀센은 지난 5월 열린 회사 정기주주총회에서 단순화와 강화 투자 전략에 따라 선택적 인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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